<단독> 포스코 협력 시행사 대표 240억원 횡령 피소 전말

2025.09.26 10:44:44 호수 1548호

개발 허가 명목으로 공무원에 25억 뇌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광주지역의 G 부동산 시행사 대표가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주식 명의와 관련한 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사건은 광주지방검찰청의 고발 사건으로 접수됐으며, 광주경찰청에서 직접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피고소인 A씨는 건설 시행 및 택지 개발사업을 영위하는 G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2017년부터 2024년까지 회사 자금을 지속적으로 인출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죄일람표에 기록된 총 인출 금액은 240억8512만8000원에 달하며, 특정 계좌를 통해 A씨와 그의 자녀 명의 계좌로 자금을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상한 송금

고소인 측은 “A씨가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A씨 및 관련 계좌에 대한 금융 추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의 핵심은 G사의 주식 명의를 둘러싼 분쟁이다.

고소인 B씨는 주식회사 G사의 지분 20% 중 10%에 해당하는 약 8000주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2019년 G사의 주식 5만주를 C씨로부터 양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명의 개서도 완료됐다. 그러나 A씨는 해당 주식이 명의신탁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이 실제 소유자라고 반박했다.

B씨는 2017년 6월1일, A씨가 부여한 토지 매입 권한을 수행하며 광주 서구 화정동 소재 부지를 매입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같은 해 11월20일 약속에 따라 해당 주식의 명의 개서를 완료했다. 그러나 2019년 10월경 A씨가 B씨의 동의 없이 나머지 10%의 지분을 무단으로 양도하고 명의 개서를 진행했으며, 이후 2020년 3월31일 광주세무서에 관련 신고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B씨 측 변호인은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며 발신 의뢰인의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A씨는 고소인 동의 없이 ‘증여세 과세표준신고 및 자진납부계산서’를 위조해 세무서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세무서에 제출된 해당 서류에는 ‘수증자 B씨, 증여자 A씨’ 등 허위 내용이 기재돼있었으며, B씨는 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B씨는 2023년 2월 광주지방법원에 주주권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명의신탁 주장과 함께 위조 문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판결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광주지방법원은 “증여세 납부일이 주식 귀속 관계에 대한 다툼 이후였으며, 피고소인이 자신의 명의신탁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납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A씨의 주장을 배척했다. 결국 A씨의 계획은 미수에 그쳤다.

주식 명의 서류 위조 혐의도
“일만 시키고 주식 독식” 주장

고소장에는 A씨가 광주시 소재 사업지 건축 심의 과정에서 특정 인·허가를 신속하게 처리받기 위해 시 관계자와 건축위원에게 뇌물을 제공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각화동과 화정동의 아파트 건축 심의가 통상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리는 것과 달리, 단 한 차례 심의만에 신속히 통과된 정황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관련자들의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상렬 법무법인 백 변호사 등 5인의 변호사가 B씨를 대리해 광주광역시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B씨 측은 “피고소인의 범죄 혐의가 명백하며, 주주총회와 이사회 절차를 무시하고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은 중대한 범죄”라고 주장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 횡령), 사문서 위조 및 행사, 소송사기 미수 등의 혐의로 수사할 계획이다. 규모와 사회적 파장을 고려할 때, 사건은 광주지검으로 송치된 후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의 뇌물 공여 여부까지 확인될 경우, 추가 혐의 적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B씨의 내용증명에 따르면 A씨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인허가 담당 공무원에게 상당액의 뇌물을 제공한 정황도 드러났다. 2018년 12월27일 광주 북구 각화동 소재 아파트 부지를 매입하고, 화정동 사업지의 인허가 과정에서도 약 25억원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발신 의뢰인 측은 파악하고 있다.


이 시기 광주시가 도시계획 조례를 개정하면서 비주거 의무 비율을 완화해, 해당 사업지가 15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얻게 된 것도 확인됐다.

B씨 측은 “A씨가 이 과정에서 과도한 이익을 취하면서도 약속한 주식양도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B씨는 주식 반환 및 권리회복을 위해 2023년 2월 광주지방법원에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해 11월23일 1심 판결에서 승소했으며, 피고 측의 항소가 기각되며 2024년 12월24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이 확정됐다.

광주 인허가 청탁 의혹
페이퍼컴퍼니 돈세탁도?

하지만 A씨는 여전히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법무법인 백은 “더 이상의 협의가 불가능하다”며, 이번 내용증명을 통해 마지막으로 합의를 요청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A씨를 상대로 형사 고소 및 추가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B씨에 따르면, A씨는 광주 각화동 개발사업의 건축 심의 과정에 자신이 1인 대표인 모 회사에서 로비 자금을 세탁했다고 한다. A씨는 여직원 박모씨 명의로 핸드폰을 개통해 광주시청 건축주택과장 D씨와 수차례 통화했다고 한다.

박씨는 G사가 설립되기 전부터 A씨 회사의 경리로 일하며 자금을 관리했고 현재도 G사에 재직 중이다.

A씨는 B씨가 소유한 주식을 B씨 동의 없이 대표이사의 지위를 이용해 회사의 주주명부에 자신으로 명의를 변경하고 회사가 주식 명의신탁 실명전환 방식으로 광주세무서에 주식변동신고를 했다.

A씨가 B씨 명의로 증여세를 신고하고 납부까지 한 것이 밝혀져 B씨가 ‘주주권확인 등 청구의 소’ 제기로 자신에게 주식을 반환하라는 대법원 판결까지 받았지만, 주식을 반환해 주지 않아 B씨는 법원에 간접강제 결정을 신청했다.

이에 법원은 A씨에게 명의 개서를 이행 완료 시까지 1일당 100만원의 강제금 결정을 부과했다고 지난 3월31일 관할세무서와 금융감독원에 B씨 명의로 공시했다.


한편, B씨는 2019년 12월경 A씨의 불법행위로 주식을 강탈당한 후 지금까지도 주주총회 등과 같은 주주권 권리행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 사이 화정동 사업에서 100억여원과 각화동 사업에서 450억원의 순이익을 실현한 배당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각화동 사업은 B씨가 재직할 때 제안한 것이라고 한다. 이어 전체 사업용 토지의 90%를 단독으로 매입하는 성과를 올려 지분을 추가로 받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악의적으로 부당한 업무를 지시했고, 이에 불응한다는 이유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고 사내이사직에서 해임을 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사소송에서 A씨가 주식 가치 평가서를 증거로 제출한 B씨 지분에 대한 주식의 현재 가치는 현재 102억4736만원이다.

주식 강탈?

B씨 측은 “A씨는 최근 두 아들을 사내이사로 등기해 이사회를 가족으로 구성했고, 주민등록도 회사로 전입해 실제 거주하면서 회삿돈을 사적 용도로 제한 없이 인출하는 등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있다”며 “그동안 A씨가 임의로 인출해 간 돈을 회사에 환원하라고 해도 계속 불법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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