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국민의힘을 이끌 새로운 당 대표로 재선인 장동혁 의원이 선출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해온 이른바 ‘반탄파’의 대표 주자인 장 의원이 당권을 거머쥐면서, 여야 대치 정국이 한층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결선투표에서 장 신임 대표는 22만302표(50.27%)를 얻어, 김문수 후보(21만7935표·49.73%)를 불과 2367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지난 6·3 대선에 출마해 당내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던 김 후보를 상대로 ‘새 얼굴’ 장 의원이 이변을 연출한 셈이다.
특히 당원투표에서 장 대표가 확실한 우위를 보인 것이 승부처였다. 그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18만5401표(52.88%)를 얻어 김 후보(16만5189표·47.12%)를 2만212표 차로 제쳤다.
다만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3만4901표(39.82%)를 얻어 5만2746표(60.18%)를 득표한 김 후보가 앞섰던 만큼, 당심이 승리를 결정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대표는 이날 당선 직후 수락연설에서 “앞으로 바른 길이라면 굽히지 않고 전진하겠다”며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해 이재명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 내 권력 재편과도 맞물려 있다. 김 후보가 여전히 대선주자로서 잔존 영향력을 지니고 있던 상황에서, 장 대표가 주류 당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승리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정치권에선 기존 대선 후보군의 영향력이 빠르게 약화되는 대신, 강성 지지층을 결집한 장 대표가 급부상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문제는 앞으로의 당 운영이다. 장 대표는 앞서 전당대회 과정에서 ‘찬탄파’를 겨냥하며 내부 단속을 예고했다. 그는 “당의 기조와 어긋나는 발언을 반복하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심지어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주장하는 야권 인사들을 ‘내부 총질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해 안철수·조경태 의원 등 소위 찬탄파 인사들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과거 새누리당이 탄핵 정국에서 갈라져 바른정당이 출범했던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여야 관계 또한 험로가 예상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규정하며 해산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가운데, 장 신임 대표가 맞불을 놓듯 강경 투쟁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9월 정기국회와 예산 국면에서 양당의 충돌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 대표 체제 출범은 국민의힘이 ‘강성 반탄파 지도부’로 재편됐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변곡점이다. 그러나 여야 협치의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당내 갈등 심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향후 정치 지형은 한층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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