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경주 APEC, 핫한 국제 외교무대로 만들어야

2025.08.20 17:36:52 호수 0호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0월31일부터 11월1일까지 이틀 동안 경주서 개최된다.



APEC 정상회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21개국 정상·각료·언론 등 2만여 명 이상이 참가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아태지역의 현안과 비전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한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월은 경주의 단풍이 가장 아름답게 물드는 시기다. 세계 정상과 영부인들이 한복을 입고 불국사, 동궁과 월지, 대릉원 등에서 찍은 사진이 소개되는 것만으로도 경주와 우리나라는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을 것이다.

경주시도 국제 전시복합산업(MICE) 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해, 이번 APEC을 경주의 미래 비전을 앞당기는 마중물로 삼을 것이다.

이에 여야 지도부가 성공적인 정상회의를 위해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0일 경주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고, 국민의힘도 지난 14일 ‘2025 APEC 정상회의’ 성공개최와 신라왕경의 조속한 복원에 모든 힘을 쏟기로 다짐했다.

그런데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이번 APEC이 이재명정부의 첫 국제무대로 12·3 내란을 극복한 대한민국의 역량을 충분하게 전 세계에 보여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히며 APEC을 이재명정부 홍보무대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12·3 내란으로 무너진 외교 공백을 메우고 깨어 있는 시민의 힘으로 내란을 극복한 대한민국 민주주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하며 역시 APEC을 정치 선전무대로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나마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이 정치색을 넣지 않고 “신라 천년의 숨결이 깃든 경주는 K-문화의 산실이다”며 “‘신라의 미소’라고 하는 수막새 모형이라든지 여러 가지 경주를 상징하는 것들이 상품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처음 개최되는 APEC이고, 미·중 갈등 상황 속에서 트럼프와 시진핑이 만날 가능성이 점쳐지며 가장 핫한 세계적인 외교무대가 될 공산이 큰 APEC인데, 우리나라가 주최국이라고 이재명정부를 알리는 APEC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

20일 홍콩 SCMP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한국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중국을 방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 정통한 소식통도 시진핑이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양자 회담도 거론된다는 얘기다. 이에 전문가들은 APEC 정상회의 전 중국에서 회담이나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이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국제 관계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미·중의 두 정상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경주 APEC을 계기로 약 6년 만에 만나 본격적인 무역 협상을 한다는 건 우리나라가 외교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는 것이다.

이번 2025 경주 APEC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외교무대에서 얼마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평가받는 국제 행사다. 우리나라 새 정부를 자랑하는 무대가 아니라는 걸 민주당이 명심해야 한다.

민주당과 달리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를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펼칠 기회로 삼고 있는 것 같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현장 점검과 준비를 진두지휘하며, 대한상공회의소도 ‘APEC CEO 서밋’ 등 민간 경제행사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오는 25일 트럼프를 만나 대미 대규모 투자 계획 등 양국 간 전략적 경제 협력을 공고히 하는 대화를 할 때, 트럼프를 경주 APEC에 초대하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경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통일 국가 수도로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며 ‘미중 무역협상의 최적지’라고 설명해주면 좋겠다.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오는 25일을 전후해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서도 ‘경주가 미중 무역협상의 최적지’라고 설명해주면서 시진핑을 경주 APEC에 적극적으로 초대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경주 APEC을 계기로 “우리나라 국호가 대부분 500년 단위로 바뀌었는데, 신라는 유독 1000년을 유지했다”는 점을 생각해 정부가 통일신라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다시 했으면 한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의 역사가 뒤안길로 사라지면서 지금은 그 존재마저 희미해졌다는 게 안타까운 우리의 역사관이 아닐 수 없다. 이번 경주 APEC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100년 대계를 넘어 1000년 대계를 꿈꾸는 나라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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