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성과에 외신들 ‘성공적’ 주목

2025.10.30 11:32:36 호수 0호

“핵잠, 핵심 동맹국도 안 주던 것”
정상회담 전 중국 자극 우려도
관세 협상은 일제히 ‘긍정 평가’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자 외신들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로 평가했다.



또 수개월에 걸쳐 진행된 관세 협상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타결되면서, 한국이 외교적 존재감을 높였다는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이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힌 데 대해 주요 외신들은 이날 “미국의 극비 핵잠수함 기술 공유를 의미하는 역사적 조치”라고 분석했다.

<AP통신>은 “미군이 보유한 가장 민감하고 철저히 보호해 온 핵잠수함 기술을 미국이 한국에 개방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영국과 호주 등 핵심 동맹국에도 직접 기술을 이전한 적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특히 “이번 발표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직전에 나온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해석했다.

일본 <산케이신문>도 “핵추진 잠수함 보유는 역대 한국 정권의 오랜 숙원이었다”며 “이재명정부가 ‘미군 부담 경감’을 명분으로 오랜 비원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산케이>는 한국의 핵잠수함 계획이 1990년대 초 김영삼정부 시절부터 논의됐으나, 미국의 농축 우라늄 공급 거부로 번번이 좌절돼왔다고 짚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 대통령이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하려는 배경에 대해 “북한이 핵무기 고도화를 이어가는 가운데 세계에서도 보유국이 한정된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해 국민의 안심감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산케이>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가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내놨다. 호주에 이어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까지 핵잠수함을 갖게 되면 중국의 경계감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회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이나 중국 측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핵) 연료 공급을 허용해주시면 저희가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 한반도 해역의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일각에선 한국 정부가 미국의 중국 견제 활동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곧 있을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악수(惡手)’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의 발언은 특정 국가의 잠수함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 우리 해역 인근에서 활동하는 잠수함 전반을 의미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에서 함께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외신들은 한국이 “일본보다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냈다”고 일제히 평가했다.

전날 한미는 총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2000억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달러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한미 관세 협상 세부 내용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된다. 약품·목제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고, 항공기 부품·제네릭(복제약) 의약품·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는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주요 경쟁국 대만과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쌀·소고기를 포함한 농업 분야 추가 개방도 막았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이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냈고, 전반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협상을 성사시켰다”며 “새로 선출된 이재명 대통령에게 외교 정책적 승리를 안겨줬다”고 전했다.

<NYT>는 한국의 대미 투자금이 3500억달러로 일본의 5500억달러보다 적고,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프로젝트에 한정한다’는 안전장치를 명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일본은 투자 결정권을 미국에 사실상 넘겨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미 협상이 막판까지 교착상태에 있었던 만큼 이번 타결은 놀라운 진전”이라며 “미국의 다른 무역 상대국들이 한국의 협상 결과를 새로운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업 투자와 외환시장 보호 장치 등은 핵심적 양보 조치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이번 합의로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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