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투명성기구가 청소년의 반부패 윤리의식을 조사 발표한 내용이 충격을 주고 있다. 방글라데시, 인도, 한국, 몽골 등 아시아 4개국 가운데서 최악인 것으로 나타난 탓이다.
한국투명성기구는 아시아 4개국의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반부패와 윤리 관련 12개의 공통 항목으로 지난 9월 중 설문조사를 통해 2008년 ‘청소년 반부패인식지수’(YII; Youth Integrity Index)를 조사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10점 만점에 방글라데시가 8.45로 가장 높은 점수를 보였다. 이어 인도 7.55, 몽골 6.64였고, 한국은 6.11로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정직하게 사는 것보다 부자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항목에 대해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방글라데시 3.1%, 인도 8.4%, 몽골이 9.1%였다. 반면 한국 청소년은 22.6%가 답했다. 방글라데시에 비해 7배가 넘는 셈. 정직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응답비율은 겨우 45.8%다.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기초질서에 대한 자율적 준수의식 역시 떨어졌다. ‘만약 경찰이나 지켜보는 사람이 없으면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을 수 있다’는 학생이 방글라데시는 7.2%, 인도는 8.8%, 몽골은 12.0%가 응답했다. 반면 한국은 무려 44.1%가 답했다. 지켜보는 사람이 없어도 교통법규를 지키겠다는 학생은 겨우 29.8%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CPI) 순위와의 역전현상이 두드러진 특징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2008년 기준 CPI 순위는 한국(5.6, 40위)-인도(3.4, 85위)-몽골(3.0, 102위)-방글라데시(2.1, 147위)순이었다.
이에 비해 청소년반부패인식지수(YII) 순위는 방글라데시(8.45)-인도(7.55)-몽골(6.64)-한국(6.11) 순으로 반대로 나타났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고등학생보다 중학생이,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대도시보다 농촌지역 학생이, 반부패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보다 받은 학생이 반부패와 윤리의식이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김거성 한국투명성기구 회장은 “이같은 결과는 우리나라의 도덕-윤리-준법 교육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라면서 “이런 추세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청렴선진국 진입은 그림의 떡이 될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반부패·윤리·준법교육을 철저하게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