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05.09 17:59
강원도 정선군 남면에 위치한 민둥산은 가을에 찾아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억새 명소이기 때문이다. 햇살과 바람에 하얗게 일렁이는 억새 군락은 단풍과 함께 가을 정취를 전하는 대표적인 풍경이다. 민둥산은 7부 능선을 넘으면 나무 한 그루 찾아보기 힘든 구릉지다. 멀리 정상을 바라보는 이 지점부터 억새 산행의 하이라이트다. 초가을에 이삭이 패기 시작한 억새가 10월 중순이면 드넓은 평원을 하얗게 뒤덮는다. 다 자란 억새는 어른 키를 훌쩍 넘는다.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은 가도 가도 끝없는 억새의 바다다. 정상에 오르는 동안 지억산, 함백산, 지장산, 가리왕산, 태백산 등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풍경이 함께한다. 은백색으로 빛나는 한낮의 억새가 만추의 서정을 전한다면, 황금빛으로 물든 해질녘 억새는 아련한 슬픔마저 느껴진다. 민둥산 산행은 일반적으로 증산초등학교 앞에서 시작한다. 경사가 완만한 3.2㎞와 가파른 2.6㎞ 중 택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2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밋밋한 정상 부근과 달리 능선에는 울창한 숲이 이어지고, 경사도 급한 편이다. 오르막을 한참 걸어 숨이 턱에 찰 때쯤 능선에 올라서면, 조망이 트이며 시원한 바람
가을 여행의 주인공은 단풍이라지만, 쓸쓸한 가을의 정취를 온전히 느끼게 해주는 것은 갈대 아닐까.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를 하염없이 바라보노라면 가을이 왔음을 온몸으로 실감한다. 갈대 하면 떠오르는 전남 순천만과 충남 서천 신성리는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아가는 곳이다. 올해는 전남 해남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해남 서쪽에 자리한 고천암호는 국내에서 가장 광활한 갈대밭을 보여준다. 여느 갈대밭과 달리 차를 타고 다니며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해남은 맛 여행지로도 국내 어느 고장에 뒤지지 않는다. 이 무렵이면 고소한 기름기를 잔뜩 머금은 삼치회가 미식가들의 젓가락을 분주하게 만든다. 가을 분위기 가득한 갈대밭 드라이브와 푸짐한 삼치회 한 상은 최고의 가을 여행을 위한 소품이 된다. 해남 하면 떠오르는 여행지는 땅끝마을이지만, 이맘 때 해남 여행의 첫머리에 두어야 할 곳은 고천암호다. 해남군 화산면을 중심으로 해남읍과 황산면 일대에 자리한 고천암호는 1988년 고천암방조제가 축조되면서 생겼다. 호수와 간척지 등을 합쳐 넓이 2400만여㎡(726만여평), 둘레 14km에 달한다. 특히 해남읍 부호리에서 화산면 연곡리까지 펼쳐진 갈대밭은 국내 최대 규모로
제주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을 3개나 품은 곳이다.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Jeju Volcanic Island and Lava Tubes)’로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거문오름용암동굴계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으며, 2010년에는 산방산, 용머리해안, 수월봉, 우도 등 12개 명소가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선정 세계지질공원 타이틀을 달았다. 전 세계인이 인정한 경이롭고 매혹적인 대자연을 품은 아름다운 섬. 화산이 빚은 자연의 걸작 속으로 특별한 가을 여행을 떠나보자. 성산·오조 지질트레일은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인 성산일출봉과 그 아래 형성된 성산리·오조리의 역사, 문화, 생활 풍습 등을 엿보는 도보 여행 코스다. 성산갑문 입구에 있는 오조리 주차장에서 출발, 내수면을 따라 마을과 성산일출봉을 두루 거쳐 돌아오는 7㎞ 남짓한 원형 코스로 3시간 정도 걸리며(성산일출봉 등반 시 40~60분 추가), 길이 평탄해서 걷기 좋다. 걷기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식산봉(食山峯)이 모습을 드러낸다. 왜적의 침입이 잦은 시절, 오름에 낟가리를 쌓아 군량미가 가득한 것처럼 속여서 식산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