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이색 선거유세 열전

2010.05.18 09:25:00 호수 0호



6·2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이 선거유세로 들썩이고 있다. 이번 선거는 헌정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만큼 후보자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특히 천안함 사태로 한동안 숨죽여야 했던 후보자들은 선거 전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유권자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위해 갖가지 묘수를 내놓고 있다.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후보자들의 톡톡 튀는 이색 홍보전을 살펴봤다.

후보자 1만5천여명 ‘사상 초유’…선거 최대전략 ‘튀어야 산다’
이색 명함·퍼포먼스 기본 … 손수 자전거 몰고 ‘스킨십’ 유세



6·2 지방선거를 2주가량 남겨둔 요즘, 선거 후보자들은 그 어느 때 보다 자신의 이름 알리기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지방선거는 이전 선거와는 스케일부터 다르다. 오는 6월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뽑게 되는 지역일꾼의 수는 총 3991명.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 시·도의원 및 시·군·구의원, 여기에 교육감과 교육의원 등도 뽑아야 한다. 유권자는 이를 위해 한번에 4장씩, 2차례 기표소에 들어가 모두 8명의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사상 초유의 선거인만큼 후보자들의 규모도 거대하다. 3991개의 자리를 놓고 전국 1만5000여 명의 예비 후보자들이 몰렸다.

평범하면 ‘루저’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유권자들은 지역후보자들의 주요 공약은커녕 수십 명이 넘는 이들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이에 후보자들은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다양한 선거유세 전략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에게 건네는 명함 한 장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기중 진보신당 서울 관악구의원 예비후보는 29세의 젊은 감각으로 신선한 명함 디자인을 선보여 또래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후보는 지난 4월14일 ‘블랙데이’를 맞아 자장면을 먹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한정판 명함을 돌렸다. 명함 뒷장에는 ‘솔로들도 당당히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내용 등의 공약 문구가 담겨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후보는 지난 5일 어린이날에도 “내년 어린이날에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선물하겠다”는 내용의 명함을 제작, 유권자들에게 나눠줬다.

정민수 무소속 강원지사 예비후보의 경우 회사 운영 당시 드라마 ‘주몽’을 지원했던 전력을 되살려 주몽 복장을 한 사진을 명함형 홍보물에 담아 유세 중이다.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후보자들의 다양한 포퍼먼스도 선보여지고 있다. 전수식 무소속 통합 창원시장 예비후보는 ‘삼보일배’를 했다. 지난 6일 한나라당 공천 경선에 불참했던 전 후보가 당을 탈당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마친 후 무소속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마산시청에서 동서동 3·15의거탑까지 약 1㎞ 구간을 걷고 절하기를 반복했다. 지난 1일에는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야권 후보들이 단체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경기 수원향교에서 열린 준법선거 실현을 위한 ‘회초리데이’ 행사에서 의원들이 바지를 걷어 올린 채 회초리를 맡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 행사에는 유시민(국민참여당), 심상정(진보신당), 안동섭(민주노동당), 김진표(민주당) 예비후보 등이 함께 했다. 이들은 퍼포먼스를 통해 잘못된 선거 운동을 할 경우 회초리를 맞겠다는 의지를 보여줘 유권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후보자들은 유권자들과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서도 안간힘이다. 최근 많은 후보자들이 선거유세 전용 차량을 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신장용 민주당 수원시장 예비후보의 부인인 안순옥씨는 지난달 출·퇴근 시간대 서울과 수원을 오가는 버스에 탑승해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안씨의 이 같은 홍보 활동은 실질적인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는데 성공적인 방법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신 후보 측이 버스를 이용했다면 이광재 민주당 강원도지사 예비후보는 택시를 타고 선거 유세에 나섰다. 이 예비후보 캠프에 따르면 이 후보는 최근 강원도 영월의 한 체어맨 개인택시와 전세 운행 계약을 체결했다. 이 후보는 선거 유세 기간 동안 해당 택시를 이용해 도내 전역을 돌 예정이다. 선거캠프측은 “불황인 지역 운수업계에 작은 보탬이 되는 동시에 대중교통 애용 운동도 알리자는 취지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는 손수 자전거를 몰고 다니며 유세 활동에 나선 후보자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인천 부평구의 경우 구의원 출마에 나선 김종현(가선거구), 이소헌(바선거구) 민주노동당 후보가 전기충전식 삼륜자전거를 이용해 유세 활동에 나섰다. 박우섭 민주당 인천 남구청장 예비후보도 이들과 같은 삼륜자전거를 선거유세 이동수단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들은 소연과 매연이 없는 자전거를 이용해 ‘친환경 녹색성장’을 강조하는 한편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튀는 유세=뛰는 표심

무소속 이상범 울산 북구청장 후보와 이은주 진보신당 인천 서구의원 후보, 이후종 민주당 부평구의원 후보, 김상용 민노당 부평구의원 후보 등도 자전거를 이용해 유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 오토바이나 인라인스케이트를 이용해 이색 선거유세 활동을 펼치는 후보자들도 있다. 김수현 무소속 전남도의원 예비후보는 현재 오토바이를 이용해 ‘6000km 오토바이 민생 대장정’을 실시 중이다. 김 후보는 하루 8시간씩 오토바이로 지역구 곳곳을 누비며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신종우 한나라당 전라 익산시의원 예비후보는 인라인스케이트를 신고 지역 아파트 단지의 골목골목을 누비고 있다. 수년 전부터 인라인스케이트 동호회의 간부를 맡을 만큼 스케이트 실력이 뛰어난 신 후보는 가족들까지 총 동원해 이색 선거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