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능프로그램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토크쇼와 리얼버라이어티쇼에서 활약하는 스타들이 내뱉은 말이 말썽이 되고 있다. 거침없는 막말 때문에 출연 프로그램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위)의 징계를 받는 상황이 벌어지는가 하면, 과거에 대한 폭로와 쓴소리를 했다가 시청자의 거센 항의를 받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도가 지나칠 정도로 위험 수위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은비 ‘대본 폭행’ 논란…여러 연예인 거론
자발적 자제 필요…문제 발생 시 책임져야
요즘 연예계에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넘쳐 난다. 과거 연예인들 사이에 있었던 일들이 공개되면 곧바로 인터넷 기사로 만들어져 네티즌 사이에 회자된다.
최근 벌어진 강은비 ‘대본 폭행’ 논란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후폭풍을 일으키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강은비는 지난 4월24일 KBS 2TV <스타 골든벨>에 출연해 “지금은 톱스타가 된 연기자에게 대본으로 맞았다”고 폭로해 화제를 일으켰다.
이후 네티즌들은 ‘강은비 대본 폭행 연기자’를 찾으며 여러 배우들을 폭행 찾기에 나섰고 윤은혜가 네티즌들의 추측에 가해자가 됐다. 일명 마녀사냥이 시작된 것.
윤은혜 “마음이 아플 뿐”
발언의 당사자로 지목된 윤은혜는 지난 1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이제서야’라는 제목으로 속마음을 토로했다. “해명을 하는 것도 해명을 하지 않는 것도 둘 다 옳지 못한 판단” 때문에 말을 꺼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은혜는 “나를 믿어주시고 좋아해 주신 팬들에게 상처가 된 것은 너무 속상하고 가족과 지인 분들이 제 입장에서 답답해하시고 걱정해 주시는 마음에 더욱 마음이 아플 뿐”이라고 말했다.
윤은혜는 “그 분 역시 저에게는 초면이었던 어려운 사람이었고 드라마 촬영장에서 역시 몇 마디 나눠 보지 못했었다. 나도 신인이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었고 호통을 치거나 무언가를 던지고 그것도 동료 연기자에게 그렇게 한다는 것은 지금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윤은혜는 그동안 공들여 만들어 온 캐릭터가 일순간에 무너졌다. 또 이미지에 심심찮은 타격을 받았고, 여러모로 마음 고생을 했다.
물론 강은비가 이번 윤은혜 해명에 앞서 자신의 미니홈페이지를 통해 “다른 분들에게 어떤 질타도 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폭행 가해자) 여배우라고 한 적 없다”고 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그녀와 출연했던 여배우뿐만 아니라 남자 배우들까지도 대본 폭행 가해자로 무분별하게 추측하고 있다.
더불어 강은비는 폭로 한 번으로 자신과 출연했던 배우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이 돌아가게 하고 있다. 물론 이번 폭로로 자신의 마음속에 서운함과 아쉬움 등을 밝히려 했던 것이겠지만, 오히려 자신의 이미지를 깎아먹는 꼴이 됐다.
한 연예관계자는 “강은비에게 이번 사건은 앞으로 연기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치명적인 요소가 될 것 같다”며 “이번 폭로로 누가 쉽게 그와 같이 연기를 하려고 할까. 괜히 함께 했다가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유인나는 강은비 발언에 앞서 지난 4월13일 방송된 SBS <강심장>에서 폭탄 발언을 했다. 유인나는 당시 방송에서 “17세 때 들어간 기획사의 유명 가수 출신 이사가 성추행하려 했다”고 말했다. 결국 몇몇 가수 출신 음반기획자나 음반프로듀서의 실명이 거론돼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폭탄 발언’은 비밀스러운 일을 들춘다는 사실만으로도 듣는 이의 구미를 당긴다. 간혹 자신의 숨겨왔던 아픈 가족사나 빛이 보이지 않았던 무명 시절 후일담 등으로 감동적인 화제를 낳기도 한다. 하지만 원치 않는 폭로는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기도 한다.
한 연예관계자는 “요즘 방송가에서 폭로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 쪽이 폭로를 하면 상대방이 되받아치는 형식이다. 시청자들은 즐거울지 몰라도 곁에서 지켜볼 때는 아슬아슬하다”고 속내를 밝혔다.
연예인들이 ‘폭탄 발언’을 하는 이유 무엇일까. 이유는 단 하나, 마케팅 때문이다. 자신의 고백이 같이 출연한 패널보다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거나,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면 방송 분량이 많아지게 된다.
한 연예관계자는 “연예인의 ‘폭탄 발언’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이는 자신의 이름이 검색어 상위에 랭크되는 것이므로 연예인에게는 달콤한 유혹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폭탄 발언’ 속사정은?
그는 이어 “최종적으로 연예인이 노리는 목표다. 연예인의 ‘폭탄 발언’이 문제가 됐고, 앞으로도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해결책은 연예인의 자발적인 자제 뿐이다. 그리고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번 강은비 ‘대본 폭행’ 논란에서 보았듯이 윤은혜의 경우처럼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들이 일일이 해명하는 일들이 다반사가 될 전망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강은비는 폭로로 대중의 시선은 끌었지만 이후 일에 대해서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강은비 뿐만 아니라 여타 연예인들도 단순 일회성 폭로로 피해자가 생기기 않게 해야한다. 그것이 같은 계열에 있는 동료에 대한 최소한의 상도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