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시간·장소·역할…딱 좋아!’

2010.05.04 09:25:00 호수 0호

손학규 복귀 노림수 셋

손학규 전 대표가 여의도로 돌아왔다. 칩거를 하는 와중에도 지방선거에 나선 측근들의 측면지원을 해 온 손 전 대표지만 이번 여의도행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6월 지방선거와 관련한 역할을 맡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손 전 대표가 ‘복귀전’으로 택한 것은 야권의 경기도지사 후보단일화다. 수많은 노력에도 어그러진 후보단일화를 이룰 중재자로 돌아온 것.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선 이들도 손 전 대표의 지원을 바라고 있어 닫혀가던 후보단일화 논의의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있다.

지방선거서 경기도 중재자·지원군 긴급투입
재보선 디딤돌 밟고 전당대회로 공략 노릴까



바람 앞의 등불 같던 경기도지사 후보단일화 문제에 구원병이 도착했다. 칩거를 깬 손학규 전 대표다. 그동안 측근들의 선거지원으로  소극적으로나마 정치권을 향한 발걸음을 해 오던 손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두 팔을 걷어붙였다.

손 전 대표는 경기도지사 후보단일화의 주인공인 유시민 전 장관과 김진표 최고위원을 만나는 것으로 정치권을 향한 발걸음을 뗐다. 그는 지난달 22일 여의도에서 유 전 장관과 김 최고위원을 잇따라 만났다. 이날 만남과 관련, 손 전 대표측은 “후보단일화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단일화 성사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의 행보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주목받았다. 그 첫 번째는 손 전 대표가 야 4당과 4개 시민사회단체가 5개월 동안 협상을 벌였음에도 끝내 무산되고 만 후보단일화 논의의 마지막 끈을 잡았다는 것이다.

단일화 논의 불씨 살리기

손 전 대표는 경기도지사 출신으로 경기도지역에 상당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후보단일화를 해야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도지사에 맞설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손 전 대표가 중재자로 나선 것은 시의 적절했다는 평이 상당수다. 유 전 장관이나 김 최고위원 모두 본선에서는 손 전 대표의 지원유세를 기대해야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야권과 시민사회단체가 해내지 못한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킨다면 자신의 정치적 위상도 크게 상승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경기도지사 후보단일화 논의에 끼어들면서 정계 복귀는 물론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영역을 자연스럽게 챙겼다는 것이다. 지방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손 전 대표가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했지만 당의 요청은 이뤄지지 않았었다. 손 전 대표가 후보단일화 논의에 뛰어들면서야 ‘지방선거에서의 역할’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정세균 대표는 지난달 26일 손 전 대표와 함께 한 자리에서 “손 전 대표가 힘을 보탤 것으로 믿는다. 지난 재보선에서도 고생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우리 진영의 승리를 위해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로 지방선거 지원을 요청했다. 손 전 대표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화답했다.

이와 관련 우상호 대변인은 ‘정 대표가 손 전 대표에게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냐’는 질문에 “이심전심 아닌가”라며 “지금은 단일화를 위해 노력하는 선에서 서로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기에 손 전 대표가 중재자로 나섰던 경기도지사 후보단일화가 성과를 보여 손 전 대표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있다. 유 전 장관과 김 최고위원이 지난달 29일 긴급회동을 갖고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단일화 절차에 합의, 후보등록일 이전인 12일까지 단일화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꺼져가던 단일화 논의의 불씨는 확실히 살리게 됐다. 누가 경기도지사 후보가 되느냐를 두고 막판까지 진통은 계속되겠지만 손 전 대표로서도 지방선거 유세의 틀은 잡게 된 것.

하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정계 복귀는 아니라는 게 손 전 대표측의 전언이다. 당분간 후보단일화에 집중할 것이며 야권이 선거에서 패한다면 다시 칩거할 수도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유 전 장관과 김 최고위원을 만났을 때도 “이날 회동은 당이 아닌 개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임을 강조했다. 정 대표가 사실상 ‘지방선거에서의 역할’을 운운하며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음에도 “지금은 일단 경기지역의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거리를 뒀다.

그러나 정치권은 손 전 대표가 후보단일화를 시작으로 지방선거 선대위원장직을 맡는 것으로 본격적으로 여의도로 나설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지방선거 결과가 좋다면 서울에서, 결과가 좋지 않게 나타나면 경기도 지역에서 펼쳐질 7월 국회의원 재보선을 통해 원내로 입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서울 지역에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출마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은평을이, 경기도 지역에는 김 최고위원의 출마로 자리가 빈 수원·영통이 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결과가 ‘키’

재보선을 통한 원내 복귀시기를 조금 더 뒤로 미룬다면 그가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울 종로 출마도 가능성이 있다. 종로 지역구 국회의원인 박진 의원이 박연차 태광실업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 2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3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아 의원직 상실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빠르면 10월 재보선, 늦어도 내년 4월 재보선에서는 자리가 날 수 있다.


재보선 전후 열릴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손 전 대표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끊임없이 리더십을 의심받고 있는 정세균 대표, 아직까지 정치 일선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피하고 있는 정동영 의원 사이에서 중재자가 되어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야권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얼마만큼의 역할을 하고 어떤 성과를 거뒀느냐가 뒤이은 선거에도 영향을 주지 않겠냐”며 “재보선도 전당대회도 지방선거 결과로 판세가 크게 바뀌는 만큼 섣불리 속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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