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이 배포한 보도자료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제목은 ‘이명박 정권 2년 검찰수사 3대 특징’이다. 박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2년 동안 검찰이 수사한 대형 사건의 결말과 현주소를 토대로 세 가지 특징을 잡아냈다. 그의 분석과 주장을 담아봤다.
박주선 최고위원, 현 정부 2년간 대형사건 분석
옛 권력 죽이기, 산 권력 봐주기, 비판 옥죄기
1999년 옷로비 사건, 2000년 나라종금 사건, 2004년 현대건설 뇌물스캔들 등 굵직한 사건에 휘말려 구속됐다 모두 무죄로 풀려난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3번 구속, 3번 무죄’란 국내 사법 사상 초유의 기록을 남겼다. 더구나 박 최고위원은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뒤 검찰 요직을 두루 거친 명검사 출신인 점에서 ‘검찰과의 질긴 악연’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
“혹시 했더니 역시”
그런 그가 검찰 수사 관련 보도자료를 냈다. ‘이명박 정권 2년 검찰수사 3대 특징’이란 제목이다. 최근 ‘검사 스폰서’의혹이 제기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검찰 개혁론’이 탄력을 받고 있는 터라 더욱 눈길을 끈다.
박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2년 동안 검찰이 수사한 대형 사건의 결말과 현주소를 토대로 세 가지 특징을 잡아냈다. 박 최고위원에 따르면 MB정권 2년간 검찰 수사의 특징은 크게 ▲과거 권력 죽이기 ▲산 권력 봐주기 ▲ 정부 비판 옥죄기 등으로 나뉜다.
그는 우선 ‘과거 권력죽이기’에 대해 이명박 정부 2년 사이 ‘정치 검찰’로 부활한 검찰이 과거 권력에 대해 ‘죽이기 수사’, ‘헤집기 수사’, ‘정치보복 수사’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검찰 수사로 ‘박연차 게이트’ 관련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혐의 수사를 비롯해 현재 재판 또는 수사를 받고 있는 이광재, 서갑원, 안민석, 최인기, 김민석, 김재윤, 강성종, 김우남 의원 등을 꼽았다.
반면 검찰이 ‘산 권력’에 대해선 철저히 봐주기 수사로 일관하고 있다는 게 박 최고위원의 주장이다. 그는 그 예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로비 의혹(사실상 수사 종결)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박연차 구명로비 및 조세포탈 의혹(무죄) ▲천신일 회장의 특별당비 30억원 대납 의혹(무혐의) ▲한나라당 A의원의 박연차 후원금 의혹(수사종결) ▲효성일가의 비자금, 해외부동산 취득, 군납 의혹(부실수사)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의 증권거래법 위반 의혹(무혐의) 등을 들었다.
박 최고위원은 또 검찰이 정부 정책에 ‘쓴소리’를 하는 세력에 대해 ‘옥죄기’수사를 강행해 모든 비판을 차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MBC <PD수첩> 명예훼손 수사(무죄)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허위사실 유포 수사(무죄) ▲정연주 전 KBS 사장 배임죄 수사(무죄) ▲YTN 노조 업무방해 수사(무죄) ▲전교조 교사 시국선언 수사(무죄) ▲강기갑 의원 업무방해·주거침입 수사(무죄) ▲김상곤 경기교육감 직무유기 수사(기소)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런 와중에 ‘검사 스폰서’의혹까지 터지자 “이제는 검찰 개혁이 필수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2일 국회 원대대표실에서 열린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서 “검찰에 대해 국민적 비난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이번에 밝혀진 검찰의 스폰서 문제를 보더라도 검찰도 이제는 수사와 감찰을 하는 법적인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국민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어 “오래된 검찰의 악습이자 폐습인 스폰서 관행 문제는 이번에 확실히 진상을 규명하고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치부를 드러내 검찰이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환골탈태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민주당 검찰 개혁 방안에 포함된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를 설치해 검찰의 비리에 대해서도 가차 없이 수사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혁 필수불가결”
박 최고위원은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명박 정부 출범 2주년을 평가하면서 검찰의 수사 행태를 비꼬기도 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보면 소통과 화합이 아닌 불통과 분열의 2년이었다”며 “대통령을 믿는 사람과 정부 정책을 곧이곧대로 따르는 사람, 검찰의 수사 결과를 그대로 믿는 사람이 ‘3대 바보’란 풍자어가 성행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