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말 2아웃’ 역전 만루 홈런 노린다

2010.04.27 09:19:26 호수 0호

6·2 지방선거 구원투수 열전

6월 지방선거가 성큼 다가오면서 ‘구원투수’들의 행진이 심상찮다. 당이 꼭 승리해야 하거나 수세에 몰린 지역에 속속 공천이 이뤄지고 있는 것. 전·현 정권의 장관들이 동시에 출격, 빅매치를 보이는 곳이 있는가 하면 당의 요청에 현역 국회의원도 두 팔을 걷어붙였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MB정권 하반기 권력구도를 이끄느냐, 이끌려 가느냐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중소정당들도 지역에서 기반을 다지거나 전국정당으로의 성장을 노리며 ‘이름값’이 예사롭지 않은 이들을 영입하는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여야 MB정권 하반기 권력구도, 대선 앞두고 지방선거 사활
부족한 곳 채우고 모자란 곳 메우고… 일당백 인재 모셔라!




각 당이 속속 6월 지방선거에서 뛸 이들을 골라내고 있다. 특히 중요한 지역의 경우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해 승부수 띄우기에 여념이 없다. 이에 따라 여당이 우세할 것으로 점쳐지는 지역에서는 야당이, 야당이 우세할 것으로 보이는 지역에서는 여당이 공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
 
한나라당 이번 지방선거에서 현 정권 요직에 앉았던 이들을 내세웠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 출격시킨 이들은 야당의 안방을 공략할 ‘비장의 카드’다. 이에 따라 전남지사 선거에는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전북지사에는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나서게 됐다. 각각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전남과 전북에서 민심의 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

전·현 정권 장관들
‘비장의 한 수’ 동시 출격

민주당의 안방에서 선거를 펼치게 된 이들을 위해 여권 인사들의 응원전도 뜨거웠다. 김 전 사무처장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이상득 의원과 홍준표 전 원내대표, 심재철·안경률·박진·정두언·진수희·이춘식·김성회·조전혁·이군현·권선동·정옥임·김학용·이진복·이정현·김용태·장재원·장광근·이은재·강승규·강석호·김효재·배은희·조문환·조진래 의원 등 20여 명의 현역의원들이 참석, ‘미니 의원총회’를 방불케 했다.

김 전 사무처장은 “이명박 정부와 전라남도를 연결하는 대변자가 되겠다”며 “나에겐 대통령과 정부를 설득할 힘이 있다. 전남이 나와 함께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선진화의 최선봉에 설 것을 확신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의 안방에서 경선을 펼쳐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됐다.

정 전 장관은 지난 15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전북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낙후된 전북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게 됐다”며 “당선되면 전북과 중앙 정부가 소통이 잘 되는 ‘쌍발통(쌍바퀴)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경남지사 선거에서는 전·현 정권의 장관들이 맞붙었다.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이달곤 전 장관이다.

이달곤 전 장관은 이번 지방선거에 뛰어든 현 정권 장관 출신 인사 중 유일하게 현역이었던 장관직을 박차고 나온 이다. 출마자 공직사퇴 시한이 다 돼서야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하고 장관직을 공식 사퇴했을 정도로 고심한 출마였다. 하지만 경남도지사 선거에 먼저 발을 디딘 이방호 전 사무총장의 강한 출마 의지로 첫걸음부터 쉽지 않았다. 지난 16일에서야 이 전 총장의 출마 포기로 김 전 장관과 승부를 벌이게 됐다.

이번 출마가 세 번째 도지사직 도전인 김 전 장관은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영입제의에도 불구, 무소속으로 지방선거에 임하고 있다. 경남에서 정당대결 구도로 가면 거대여당과 소수야당 대결 구도가 되기 때문에 승리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경남에서 이기는 선거를 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도 뛰어넘지 못했던 지역주의의 벽을 한번 뛰어넘고 싶다”며 ‘준비된 도지사’를 슬로건으로 선거전에 임하고 있다.

어려운 선거가 예상되는 곳일수록, 그리고 선거의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일수록 공천을 둔 당의 고민은 깊다. 충남지사 선거를 둔 한나라당의 고민이 이와 같다.

한나라당은 충남지사 후보를 고르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 문제에 대한 충청권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선거인데다 세종시 수정안 처리과정에서 민심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대전시장 등 인접한 다른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필승카드’를 고심하고 있는 것.

특히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안희정 최고위원이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은 대항마를 선정하는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안 최고위원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로 인한 ‘노풍’으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탓이다.

누굴 세워야 하나
공천 카드 쥐고 고민 중

한나라당은 우선 충남지사 선거를 두고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개 모집에 들어갔으나 단 한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충남 금산 출신인 박해춘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을 충남지사 후보군으로 영입해 놓기는 했으나 17일부터 닷새간 추가 공모에 들어갔다. 내심 ‘더 좋은 패’를 내세울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고려하고 있는 이는 이완구 전 충남지사다. 이 전 지사는 지난해 12월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 지사직을 사퇴하고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 를 지키고 있다. 때문에 한나라당은 은근히 이 전 지사의 출마를 바라고 있지만 21일 현재까지 공천 신청을 하지 않고 있어 애만 태우고 있는 것.

당과 이 전 지사가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의견차를 보이고 있어 어느 한 쪽의 ‘양보’ 없이는 출마가 힘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 충남도당은 ‘전략공천’을 강조한다. 이 전 지사 등을 떠밀어서라도 반드시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충남도당은 지난 21일 이 전 지사를 6월 지방선거 충남지사 후보로 전략공천할 것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에 전달했다.


충남도당은 건의문에서 “한나라당 후보들 사이에는 ‘이 전 지사가 도지사 후보로 결정되지 않을 경우 지방선거에서 공멸할 것’이란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 전 지사를 전략공천해 충청권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자유선진당은 박상돈 의원을 충남지사 후보로 내세웠다. 당이 충청권에 지역적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한나라당·민주당과 3파전을 형성, 성과를 노려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선거에서의 파급효과로만 따진다면 수도권 선거를 빼놓을 수 없다. 민주당은 서울시장에 한명숙 전 총리를, 경기지사에 김진표 최고위원을, 인천시장에 송영길 최고위원을 내세워 수도권 선거 공략에 나섰다.
특히 한 전 총리는 무죄판결로 어깨가 가벼워진데다 후폭풍까지 몰아치고 있어 기세가 등등하다. 당의 요청에 출마를 결심한 송 최고위원도 한나라당 안상수 시장을 바짝 뒤쫓고 있어 본선에서 박빙의 대결을 펼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 지상욱 대변인의 전략공천을 확정했다. 지방선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서울시장 선거의 승리를 발판으로 전국정당으로서 완전한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 것. 지 대변인의 서울시장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그의 아내인 심은하씨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심씨의 선거운동 여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방선거를 통해 ‘불모지’에 도전하는 일도 심심찮다. 한나라당이 현 정권 장관출신 인사들을 호남에 보냈듯 민주당은 영남에 진출, 전국정당화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김민석 최고위원이 나란히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불모지를 개척할 이가 많지 않아 인물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참여정부에서 교육부총리를 지낸 윤덕홍 최고위원에게 대구시장 혹은 경북지사 선거에 나설 것을 권하고 있다. 2번이나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도 지역에서 출마를 권유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지사 선거는 여야 모두 정성껏 ‘될 성 부른 잎’을 골라 세운 곳이다. 3선의 김진선 지사가 올해 6월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무주공산’이 됐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계진 의원을 내세웠으며 민주당은 이 의원의 ‘맞수’로 이광재 의원을 무대에 올렸다. 이광재 의원은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후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었으나 당의 요청 등으로 강원지사 선거에 나서게 된 것.

그는 지난 15일 춘천 베어스호텔에서 열린 뉴민주당플랜 순회발표회를 통해 사실상 강원지사 선거 출마 선언을 했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의 뜨거운 열망과 희망으로 함께 봄을 맞이하겠다”고 밝혔다.

주인 없는 밭
싹 틔운 사람이 ‘임자’


정세균 대표도 “강원도를 위해 이광재가 좀 나서줬으면 좋겠다는 게 당의 생각”이라며 “지금까지 강원도를 위해 업적을 쌓은 이광재가 당 대표선수로서 싸워줘야겠다”는 말로 이 의원을 지지했다.

제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은 선거 시작도 전에 쓴잔을 마셨다. 우근민 전 제주지사의 영입이 상처만 안긴 탓이다. 민주당은 우 전 지사를 제주지사 후보로 영입했지만 성희롱 전력이 문제가 되면서 ‘공천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후 우 전 지사는 민주당의 결정에 반발,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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