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는 뛰는데 유권자는 ‘부재중’

2010.04.27 09:11:26 호수 0호

‘5월 출마자’ 속 타는 사정

계절의 여왕 5월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여의도 한편에서는 5월이 금방 다가올까 속을 태우는 이들이 적지 않다. 5월에 여야 원내대표 경선과 국회 의장단 선거를 치르는 ‘5월 출마자’들이 그들이다. 이 선거들은 지방선거에 한 발 앞서 열리는 정치 행사 중에서도 각 당과 국회의 하반기 권력구도를 재편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가볍지 않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 등 빅이슈와 6월 지방선거로 정작 이들 선거의 유권자인 국회의원들의 눈 밖에 나면서 고민이 시작된 것.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는 ‘5월 출마자’들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성큼 다가온 5월 원내대표·국회 의장단 선거
6월 지방선거 출마, 지원유세로 여의도 한산

하루하루 다가오는 5월이 반갑지 않은 이들이 있다. 여의도 ‘5월 출마자’들이다. 이들이 시험대에 오를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정치권 상황이 썩 달갑지 않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5월에 예정된 선거는 여야 원내대표와 국회 의장단을 선출하는 것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선출되는 ‘포스트 안상수’ ‘포스트 이강래’는 중요한 정치적 길목에 서게 된다. 원내대표 임기 1년 동안 지방선거, 전당대회, 재보선 등 대선 전 치러질 대부분의 선거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여의도, 5월 선거 실종

또한 이명박 대통령의 중요 정책들이 펼쳐질 정권의 중반기에 당의 ‘원내사령탑’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여당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과 보폭을 맞춰 정책추진 과정의 일선에서 진두지휘를 하게 되고, 야당 원내대표의 경우 이를 견제해야 하는 역할이라 여야 원내대표 모두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된다. 하지만 이는 곧 차기 원내대표들이 정치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말과 같다.


현 정권의 정책추진이 가장 활발할 중반기를 보낸다는 점에서 하반기 국회의장단 선거의 의미도 깊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세종시 수정 문제 등 현 정권의 핵심 정책은 여야간 대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국회를 조율할 국회의장단, 특히 직권상정 권한을 가진 국회의장 선출은 여야 모두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사안이다.

또한 후반기 국회의장단은 김형오 국회의장이 불을 지펴놓은 개헌, 국회 개혁 문제에 대해서도 ‘답’을 내야한다.

하지만 이러한 5월 선거는 여의도에서 실종된 상태다. 천안함 사태 등 거대한 이슈로 인해 찬밥취급을 받고 있는 것. 여기에 6월2일로 잡힌 지방선거 일정은 가뜩이나 시선을 받지 못하고 있는 5월 선거 일정에 대한 관심을 흩어버리고 있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지방선거에 출마했거나 자신의 지역구에서 지원유세에 나서야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을 유권자로 하는 5월 선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이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 소속 의원들이 마련한 토론회나 의원 모임 등 각종 행사에 방문, ‘눈도장’을 찍거나 동료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고는 있지만 한산해진 국회가 이들의 발걸음을 초조하게 하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하루 이틀 사이에 출마를 결심한 것이 아니고 다른 이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6월 지방선거 뿐 아니라 천안함 사태로 인해 선거 자체가 시선을 받지 못하고 있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야권 한 관계자는 “5월에 예정된 여야 원내대표 경선이나 국회의장단 선거는 잊고 있었다”면서 “그 선거들이 지닌 정치적 의미는 알고 있지만 지방선거에 매진하느라 누가 나서는지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탓에 원내대표 경선 일정이 앞당겨진 것도 출마자들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이유다. 5월 중순에야 치러질 것으로 봤던 원내대표 경선이 5월 초로 당겨져 가시권 안에 들어온 것. 원래대로라면 현 원내대표 임기 일주일 전인 5월13일에 선거를 치러야 하지만 안상수 원내대표가 4월 임시국회를 마치는 5월3일경 경선을 실시할 것을 제안하면서 선거일정이 바짝 다가온 것이다.

민주당도 5월7일 원내대표를 선출키로 잠정 합의해 놓은 상태다. 이강래 원내대표의 임기는 5월15일까지고, 원내대표 선출은 일주일 이전에 실시해야 하는 당헌당규에 따라 7일 경선을 실시키로 한 것.

당겨지고 미뤄지고

반면 국회의장단 선거는 지방선거 뒤로 밀리면서 한숨 돌렸다. 한나라당이 5월3일 원내대표만 선출하고 여당 몫인 국회의장과 부의장은 지방선거 뒤인 6월 7~8일경 선출하는 것으로 잠정 예정하고 있고, 민주당도 문희상 국회부의장의 뒤를 이를 차기 부의장 선거를 지방선거 이후 선출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우윤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부의장 선거는 5월7일에 하자는 의견도 있고, 선거가 끝난 후에 하자는 이들도 있었다”면서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와 상의하고 후보들과 접촉한 결과, 6월2일 이후로 의장을 뽑는데 일부 양보한 것으로 안다. 그래서 부의장 선거는 6월2일 이후에 뽑는 것으로 하고, 날짜는 추후에 선관위에서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인사들은 “제1야당이라는 민주당만 해도 지방선거를 위해 당 지도부 중 태반이 차출됐을 정도”라고 지적하며 “원내대표와 국회 의장단 선거가 한꺼번에 닥치면 후보에게도 유권자에게도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이 펼쳐질 것을 우려한 것 아니겠냐”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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