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MB 위협? 동영상 논란

2008.09.22 17:56:31 호수 0호

장애인과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의 인권 의식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6일 ‘청와대 경호 시연’ 당시, 이대통령에게 접근하는 ‘위협’의 대상으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등장시킨 뒤, 이를 제지하는 모습의 동영상이 논란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서 휠체어에 앉은 장애인이 대통령을 위협하는 범죄자로 가상하는 시연을 선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장애인은 ‘장애인 생존권을 보장하라’라는 현수막을 펼치고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 설정됐다.

비록 비상 상황에 대비해 청와대의 경호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연출 장면’이기는 하나, 일반인이 아닌 장애인을 등장시켰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인권 의식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특히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시절부터 장애인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사례가 있어,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뒤늦게 문제의 동영상을 확인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은 ‘장애인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9일 발표해 정부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한국장총은 “과연 장애인이 대통령을 ‘위협’할 만큼 위험한 존재인가?”라고 묻고 “그렇지 않다면 이런 시연을 보여준 의도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장총은 “장애인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며, 대통령은 위협할 만큼의 힘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이런 장애인들이 대통령을 위협하는 존재라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다”면서 “경호관들이 대통령의 경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훈련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지만 이날 시연에 장애인을 통한 연출은 지나쳤다”고 말했다.

진보신당도 이날 성명을 통해 “청와대 경호시범에서 장애인을 범죄자 취급한 것은 청와대의 인권의식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모욕적 사건”이라며 “대통령 연설에 접근하는 사람을 장애인으로 설정한 자체가 문제다. 대통령이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그대로 갖고 있는 한 장애인을 범죄자 취급하는 일들이 반복될 수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청와대 경호처에서는 “비장애인이 장애인인 것처럼 위장해 목발을 짚고 있다가 어수선한 틈을 다서 주요 요인을 공격하는 장면을 가상해서 만든 상황극일 뿐이다”면서 “시위 장애인을 제압하는 장면이 아니다”며 장애인단체 등을 비롯한 일부 국민들의 비난과 비판이 결코 사실이 아니며 오해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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