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고와 북한과의 관련 여부를 놓고 정치권이 시끄럽다. 6월 지방선거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북풍은 역대 선거에서 선거판을 뒤흔드는 주요 변수로 작용해왔다.
북풍이 선거의 분위기를 바꾼 사례는 지난 13대 대선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지난 1987년 대선을 13일 앞두고 터진 대한항공 858기 공중 폭파 사건이 그것이다. 항공기 폭파가 북한의 테러에 의한 것으로 결론나면서 선거전을 이끌던 ‘수평적 정권교체’를 향한 목소리는 사라져갔다. 그리고 이는 노태우 민정당 후보의 당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했다.
14대 대선 두 달 전인 1992년 10월 남조선노동당 사건은 김영삼 신한국당 후보의 당선에 호재로 작용했다. ‘남로당 이후 최대 간첩단사건’에 김대중 평민당 후보의 측근이 휘말렸기 때문이다.
1996년 15대 총선도 북풍의 영향권 안에 들어갔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발생한 판문점 무력시위로 인해 보수진영이 뭉치게 된 것. ‘안보 위기’에 대한 우려는 신한국당은 제1당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 출범을 전후로 ‘북풍’의 영향력은 급격히 약화됐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 논란이 됐던 월북한 오익제 전 천도교 교령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지편지나 2002년 16대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2차 북핵위기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을 막지 못했다.
또한 2000년 16대 총선을 4일 앞두고 발표된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도 선거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