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친박연합’ 제동 건 이유

2010.04.06 10:11:29 호수 0호

“다 된 밥에 코 빠뜨려도 유분수지…”

박근혜 전 대표가 선진한국당의 ‘친박연합’ 개명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선진한국당은 고건 전 국무총리의 최대 지지세력이던 ‘한미준(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 지난 2006년 4월 창당한 정당으로 같은 해 8월18일 ‘한국의미래를준비하는당(한미준)’에서 ‘선진한국당(한국당)’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지난 2007년 고 전 총리 낙마 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제17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지지했다.

당시 개혁성향 중도보수 정당을 표방, 경북·대구·대전·광주·전남·전북지역 시·도당을 창당해 전국적으로 6만여 당원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한국당은 최근 당명을 ‘친박연합’으로 개정하겠다며 중앙선관위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용휘 전 선진한국당 대표는 이와 관련 “공천 학살을 우려한 희망연대 소속 친박 성향 후보자들이 당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미래희망연대가 한나라당과 합당을 결정하면서 희망연대 소속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던 이들이 한나라당 공천이 힘들 것을 우려, 선진한국당과 손잡고 ‘친박연합’이라는 다른 길을 모색하게 됐다는 것. 선진한국당은 박 전 대표의 사촌오빠인 박준홍씨를 ‘친박연합’ 대표로 신청했으며 선관위에서 당명 개정요청이 수리될 경우, 빠른 시일 내에 중앙당 개편대회 및 시도당 창당·개편대회를 열어 지방선거에 대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에 박 전 대표는 펄쩍 뛰었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친박연합’에 대해 “그 당은 나와 관계없는 당”이라며 “‘친박연합’이라는 명칭을 쓰는 것에 대해 문제 삼으려고 한다. 법률적으로도 검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해진 한나라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선진한국당이 친박연합으로 당명을 변경한 것은 정치를 희화화한 것”이라며 “이는 당 정체성과 상관없이 친박연합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착시현상을 이용해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라도 건지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치권은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태도가 지방선거에서 ‘친박’이라는 이름이 다시 한 번 한나라당과 충돌하게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친박계가 ‘공천 학살’을 당했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희망연대마저 한나라당과 합당하게 된 마당에 당 밖에 ‘친박계’를 남겨두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것.

정가 한 인사는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서려던 친박계 인사들이 줄이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까지 친이·친박계의 경쟁구도를 무마시켰는데 ‘친박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지방선거에 나서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박 전 대표에게 ‘날벼락’같은 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관위는 지난 1일 선진한국당의 중앙당 변경등록을 공고했다. 선진한국당은 친박연합으로 명칭을 변경했으며 대표 선출, 대표권한대행, 당무회의 구성, 당무회의 소집 및 회의 등과 관련된 당헌도 일부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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