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추적>능력남-미혼녀 스폰서 실태

2010.03.23 09:28:03 호수 0호

젊음·미모와 맞바꾼 ‘한달 용돈’

일부 연예인들의 전유물이었던 스폰서가 일반 여성들에게도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남성에게 일정 금액의 보수를 받고 동거를 하거나 데이트를 하는 일종의 아르바이트다. 계약을 맺고 주기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방식으로도 볼 수 있다. 스폰서 경험이 있는 남녀들은 스폰서 카페나 애인대행 사이트, 유흥업소 등에서 쉽게 상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폰서와 은밀한 만남을 가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 달 일정 금액 주고받고 성관계 맺는 스폰서 알바 기승
능력 있는 남성과 미모 여성 연결해 주는 카페까지 횡행

지난 2월 대학교를 졸업한 이모(22·여)씨는 소위 말하는 ‘프리터족’이다. 정식으로 취업을 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씨가 하는 아르바이트는 조금 특별하다. 중년남성과 일주일에 2~3회 성관계를 맺어주는 조건으로 한 달 200만원을 받는 ‘스폰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

이씨가 스폰서 알바에 발을 들인 것은 1년 전부터였다. 카드빚을 메우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찾던 이씨는 우연찮게 친구가 스폰서에게 용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40대 회사원에게 일정 금액의 돈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는 것.



카드빚 메우려다…

이씨는 힘든 일을 하지 않고도 한 달에 200만원은 너끈히 번다는 친구의 말에 솔깃해졌다. 결국 이씨는 친구의 스폰서를 통해 또 다른 스폰서를 소개받았고 그때부터 위험한 알바에 몸을 맡겼다. 이씨의 첫 스폰서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40대 남성이었다. 그 전에도 20대 여성과 스폰서관계를 맺은 경험이 있다는 이 남성은 이씨를 만난 자리에서 계약서를 쓰고 오피스텔 열쇠를 줬다고 한다.

이씨는 “여러 번 스폰서를 해봐선지 일사천리로 계약이 이뤄졌다”며 “당장 그날 선금을 받고 스폰서가 알려 준 오피스텔로 이사를 갔다”고 말했다. 그렇게 6개월 동안 스폰서에게 돈을 받고 은밀한 관계를 유지한 이씨는 카드빚을 모두 갚고 난 뒤 스폰서에게 계약을 끝낼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씨는 또 다시 스폰서 카페를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카드빚이 또 다시 쌓여갔기 때문이다. 이씨는 “다른 알바를 구할 수도 있었지만 쉽게 버는 돈맛을 알고 난 뒤라 내키지 않았다”며 “결국 애인대행 사이트에서 지금의 스폰서를 만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돈의 유혹에 이끌려 또 다시 잘못된 관계에 빠져든 이씨. 하루에도 몇 번씩 후회를 하지만 빠져나와 다른 직장을 구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씨는 “정상적으로 직장에 취직해 돈을 버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한데 이제 와서 다시 취업시장에 뛰어들 생각을 하면 막막하기만 하다”며 “당분간 스폰서알바를 하면서 돈을 벌어 액세서리 가게라도 차리는 게 꿈이라면 꿈이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씨처럼 은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돈을 버는 스폰서 알바족들은 암암리에 존재한다. 그러면 이 여성들이 스폰서를 구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그 중 하나는 인터넷 스폰서 카페를 통해서다. 이 중 한 카페는 회원수가 3만여 명에 가까울 만큼 성행하고 있다. 이 카페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회원들은 자신의 사진과 신체사이즈, 나이 등을 올려놓고 스폰서를 해 줄 남성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회원은 “나이는 25살이고 키는 165, 몸무게는 48이구요 외모는 어디 가서도 빠지지 않는 편입니다. 서울소재 대학교 졸업했구요. 돈 많은 능력남 구해요. 연락주세요”라는 글을 올려놓기도 했다.

이 카페에서는 VIP 회원들을 따로 관리하고 있기도 했다. VIP 회원의 조건은 간단했다. 남성회원의 조건은 단 하나 경제력이다. 반대로 여성회원의 조건은 출중한 외모를 가진 서울 소재 대학교 학생이다. 이런 조건으로 선별된 회원들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충족하는 상대와 스폰서 관계를 맺기도 한다. 애인대행 사이트도 스폰서의 장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정모(24·여)씨도 애인대행 사이트에서 만난 남성과 스폰서 관계를 맺고 있다.
 
처음엔 말 그대로 애인대행을 위해 만났지만 어느 순간부터 성매매로 이어졌고, 결국엔 스폰서 계약으로 발전됐다는 것. 정씨는 “애인대행 알바를 하는 다른 여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나처럼 애인대행을 하다 스폰서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일당을 받고 만나느냐, 월급을 받고 만나느냐의 차이기 때문에 몇 번의 만남 후에는 스폰서 관계로 흘러가기가 쉬운 것 같다”고 전했다. 나이트클럽 등의 유흥업소에서도 스폰서 관계는 맺어진다.

아예 스폰서를 찾기 위해 작정하고 나이트클럽으로 향하는 여성들이 있을 정도다. 한 20대 여성은 “친한 웨이터를 통해 경제력이 있는 남성들을 소개받아 스폰서 알바를 하는 친구를 본 적이 있다”며 “인터넷에서는 조건을 속이고 스폰서를 제안하는 남성들이 많아 차라리 직접 나이트클럽에서 부유층을 찾아나서는 것이 낫다는 이유에서였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직장에서도 스폰서가 이뤄진다. 상사와 부하 여직원 사이에서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다. 지난해 한 중소기업에 비서로 취업한 박모(25. 여)씨는 스폰서를 제안하는 사장 때문에 결국 직장을 그만 뒀다고 한다.

면접을 볼 때부터 남자친구의 유무 등 필요 없는 질문을 했던 사장은 박씨가 출근한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을 때부터 노골적으로 스폰서 제안을 했다고 한다.사장은 박씨에게 “뭐 하러 힘들게 직장 나와서 일하느냐. 나랑 애인만 해주면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을 줄 수도 있다”라고 말하며 스폰서를 제의했다.

사장님이 스폰서?

이 같은 사장의 제의에 화가 났던 박씨는 정중히 사장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런데 그 후부터 사장은 박씨에게 과도한 업무를 맡기거나 박씨가 하기 힘든 일을 시키는 방식으로 치졸한 복수를 했다고 한다. 결국 박씨는 회사를 나와야 했다. 박씨는 “스폰서 제안을 거절한 날부터 사장은 눈에 띄게 날 괴롭혔고 심지어 해고를 하겠다는 말까지도 서슴지 않았다”며 “일부 여성 직장인들이 상사와 스폰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나에게까지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연예인들의 전유물이었던 스폰서는 아르바이트란 이름으로 또 다른 방식의 성매매가 되고 있다. 한 밤 문화 전문가는 “한때 유흥업소 아가씨와 손님들 사이에서나 성행했던 스폰서가 여대생 등 평범한 여성들에게까지 급속히 흘러가고 있다”며 “날로 개방화되는 성문화와 지속되는 불황은 돈으로 맺어지는 그릇된 관계를 양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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