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효 한국가스공사 사장 비리 수사 파문

2014.10.10 14:01:42 호수 0호

부패 잡겠다더니…본인이 수사선상

[일요시사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지난달 장석효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맑고 깨끗한 조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런 장 사장이 개인 비리 혐의로 최근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청렴과 정직을 강조한 당사자가 개인 비리에 연루된 것이다. 현재 그는 WGC(World Gas Conference, 세계가스총회) 유치를 위해 해외에서 뛰고 있다. 장 사장이 수사망에 올랐다는 소식은 그의 발목을 붙잡았고, 정부의 공기업 중간평가 결과 발표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장 사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최근 수사당국이 장석효 한국가스공사 사장의 업무상 횡령 혐의 등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아직까지 비리 혐의가 구체적으로 판명되지 않았지만, 검찰수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는 장 사장에겐 치명적인 오점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직원에 청렴 강조

인천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정순시)는 장 사장의 비리 혐의에 관해 수사를 시작했다.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인천 부평을)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장 사장은 가스공사와의 특수 관계인 통영예선 대표로 재직하던 때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지난해 12월 한국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 물량 검정용역 입찰비리와 관련한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4월 한국가스공사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통해 관련 수사를 진행했다.

수사과정에서 장 사장의 업무상 횡령 혐의가 드러났다. 해경은 통영예선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접대비 허위영수증 1억원에 달하는 횡령과 35차례(약 7000만원)의 골프접대(뇌물공여)를 확인하고 추가 수사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가스공사 부장급 간부 4명의 입찰비리 정황도 포착됐다. 이들은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LNG 물량 검정용역 사업 입찰 과정에서 사전 입찰 정보를 특정 회사에 알려줘 사업 수주를 도와준 혐의(입찰방해 및 업무상 배임)를 받고 있다. 

도마 위에 오른 '통영예선'이라는 업체는 통영기지에 들어오는 LNG 운반선의 입출항을 지원하는 가스공사의 협력사다. 2001년 7월 설립됐다. 과거부터 이 회사는 가스공사 출신 간부들이 퇴임 후 재취업해 논란이 됐던 곳이다. 지난 2004년에도 한국가스공사 출신 송원종 전 건설사업단장이 통영예선의 대표이사로 선임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장 사장도 비슷한 길을 택했다. 그는 1983년 가스공사 공채 1기로 입사해 수급계획부장, 자원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이후 2011년 7월 통영예선 대표로 재직했다. 지난7월에는 제14대 한국가스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내부출신’이 가스공사 사장으로 선임된 것은 장 사장이 처음이었다.

그동안 가스공사 사장 자리는 외부 인사나 산업부 차관 출신이 꿰차곤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인 가스공사는 정부가 26.86%, 한국전력이 24.46%의 지분을 갖고 있는만큼 낙하산이 내려올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내부출신 장 사장이 가스공사를 운영하면서 회사 분위기는 변하기 시작했다. 장 사장은 부패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달에도 장 사장은 반부패 관리시스템 운영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부패방지 종합대책’을 시행할 정도였다. 그렇게 청렴과 정직을 강조했던 당사자가 개인 비리에 연루된 것이다.

WGC 유치 악영향 미칠까 ‘전전긍긍’
비리 척결 분위기에 찬물…거취 관심

현재 장 사장은 세계가스총회를 본사 소재지인 대구에 유치하기 위한 막바지 득표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1 WGC 개최국은 오는 16일 독일 베를린 IGU(International Gas Union, 국제가스연맹) 총회에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막바지 유치활동을 위해 장 사장은 출장 중이다.

가스공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장석효 사장이 현재 2021 WGC 유치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유럽 각국의 세계가스연맹 회원사들을 직접 방문해 지지를 요청하는 마지막 득표 활동 중”이라며 “한국에서 최초로 WGC 개최 전망이 어느 때보다 밝다”고 호소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악재가 불거진 것이다.
 

특히 장 사장은 공기업 중간평가 발표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 중순 정부는 부채 및 방만 경영 중점 관리 기관에 대한 ‘경영정상화’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해 가스공사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이나 마찬가지인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만약 여기서 경영 개선 실적마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장 사장에 대한 인사 조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장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 사장은 “검찰의 출석 요청이 있을 경우, 적극 협조하고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스공사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간 공들여온 WGC 유치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장 사장의 개인 비리로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큰일 앞두고…

가스공사 관계자는 “우리로서도 관련 기관도 아니다 보니 기사를 보고 알았을 뿐 내부적으로 몰랐다”면서 “아직까지 조사 결과가 확정된 것도 아니고 사장님께서 직접 성실하게 조사를 받으시겠다고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귀국 이후에야 어떤 답변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가스공사 유치 총력 ‘WGC’는?

한국가스공사는 2021년 WGC(World Gas Conference, 세계가스총회)를 본사 소재지인 대구에 유치하기 위한 막바지 득표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1 WGC 개최국은 오는16일 독일 베를린 IGU (International Gas Union, 국제가스연맹) 총회에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한국가스공사는 중국, 노르웨이, 러시아 등과 WGC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고 있다.

장석효 가스공사 사장은 현재 2021 WGC 유치를 위해 마지막 득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럽 각국의 세계가스연맹 회원사들을 직접 방문해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WGC는 ‘가스 산업계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전 세계 90여개국 6000여명(전시관람객 1만5000여명)의 인사가 참여하는 세계 가스 산업계 최대의 행사다. 유치 시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IGU의 의장국을 맡게 된다. 국제사회에서 한국 가스산업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약 12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 2500명의 고용 유발효과 등 경제적인 효과와 국내 가스산업 경쟁력 강화 등 국익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상황에 장석효 사장의 개인 비리가 불거졌다. 출장 중인 장 사장 역시 당혹스런 모습이다. WGC 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장 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금은 중대한 국익과 관련된 WGC 유치국 결정이 임박해 있고, 유치 전망도 어느 때보다도 높기 때문에 개최국이 확정되는 오는 16일까지 유치 활동에 전념하겠다”며 “관계기관의 출석 요청이 있을 경우 귀국 후 성실히 협조하고 적극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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