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서울 도심에서 귀가하던 30대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은 ‘묻지마 살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지난 4일 “피의자 이모(29)씨가 범행 동기에 대해 ‘스트레스를 풀려고 여성을 흉기로 찔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최근까지 혐의를 부인하다 폐쇄회로 분석과 옷에서 나온 혈흔 등을 토대로 경찰이 계속 추궁해오자 범행 사실을 실토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다른 사람들한테 해를 가하면 화가 풀릴 것 같았다”며 “죽일 생각은 없었고 흉기로 찔러 상처만 내려고 했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범행하기 더 쉬워 지나가는 여자를 대상으로 골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또 범행 전 2명의 여성을 따라갔지만 이들이 돌아보는 바람에 겁이 나 찌르지 못했고, 휴대전화로 통화 중이던 여성을 뒤쫓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어린 시절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군대에서도 선임병과의 마찰로 탈영을 한 경험이 있는 이씨는 자신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화풀이 대상을 찾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지난 2월 18일 오전 0시41분 중구 신당동 길가에서 혼자 귀가하던 회사원 김모(30·여)씨를 150여m 뒤따라가 흉기로 등을 한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