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광우병 보도’편은 2008년 5월 광우병 파동과 대규모 촛불 시위에 도화선이 됐다. 당시 <PD수첩>은 방송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다우너소는 광우병에 걸린 소다’ ‘아레사 빈슨은 인간 광우병에 걸렸다’ 등의 내용을 내보냈다. 이후 광우병 파동으로 이어져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해 9월 ‘이 방송이 왜곡·과장됐다’며 한 젊은 번역 작가가 ‘양심선언’을 했다. 그녀가 바로 정지민이다.
정지민은 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영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후 귀국해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사학과에서 서양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영어를 비롯한 여러 외국어 능력을 바탕으로 통역과 학술논문 영작, 그리고 KBS, MBC, EBS 등의 주요 프로그램 방송번역을 해왔다. 유학을 준비하던 중 2008년에 번역 및 감수자로 참여했던 <PD수첩> 광우병 편의 문제점들을 알게 돼 제작진에 의한 오역과 왜곡 문제를 제기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 후 유학계획을 연기하고 MBC의 공식 사과방송과 <PD수첩> 제작진의 보직해임과 고등법원의 정정보도 판결, 검찰의 기소 등의 중대사건이 있기까지 적극적으로 주장을 펼쳐 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주: 나는 사실을 존중한다>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나는 <PD수첩>의 내부 고발자가 아닌 피해자이다. 내가 제대로 감수까지 해준 번역 내용을 자막을 통해 변질시켰을 뿐 아니라, 번역한 내용을 통해 내가 알고 있는 사실들을 아예 무시하거나 왜곡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이 그 자체로 큰 피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