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와의 갈등 끝에 자유선진당을 뛰쳐나온 심대평 의원이 신당을 준비하고 있다. 심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해 2월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6일 창당 일정과 관련, “로드맵대로 내년 2월 창당을 목표로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이날 대전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충청인이 선택할 수 있는 정당,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정당이라면 어렵더라도 반드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충청권에서 기반을 잡으려 하는 이상 선진당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심 의원도 처음부터 날을 세우고 가는 모습이다. 그는 신당 창당으로 인해 충청권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자유선진당이 잘하고 있다면 창당할 이유가 있겠는가. 기존 정당이 진정성을 갖고 지역의 이익을 대변한다면 지적을 받을 수 있겠지만 과연 충청권에 그런 정당이 있느냐”라고 되물어 선진당을 정조준했다.
내년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의 공천 기준에 대해서도 밝혔다. 심 의원은 “당선 가능성만 보고 공천하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지역발전을 위한 적임자가 누구인지,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충청지역 지방선거뿐 아니라 세종시 논란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의 지역구는 세종시가 들어설 충남 공주-연기다. 또한 민선 충남지사를 세 번이나 연임하면서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청와대도 심 의원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 의원은 세종시 수정에 대한 질문에 “간단히 얘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지금은 원안 추진이 충청인들의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지금은’이라는 말은 세종시 문제에 대한 입장이 바뀔 수도 있음을 넌지시 전한 것이다. 청와대와 적이 되느냐 아군이 되느냐를 확실히 정하지 않은 만큼 향후 그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충청권의 민심 흐름을 바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심 의원도 세종시 수정 논란에 대해 “지금 정치적인 이해에 함몰돼 정치게임으로 가는 매우 우려스런 상황이다. 공생이 아닌 공멸의 형국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은 지역과 나라를 위해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내가 나서야 할 때가 조만간 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