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구두 경고’를 받았다.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후생관에서 열린 이승준 한나라당 정책국 과장의 결혼식에서 주례를 섰기 때문이다.
이날 정 대표의 주례는 세간의 이목을 모았다. 지난 1991년 이만기 인제대 교수의 주례를 선 후 1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그간 정 대표는 주례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사양해왔으나 취약한 당 내 기반으로 우려, 당 사무처에 공을 들여오던 중 주례를 서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관위는 잠재적 대선주자가 결혼식 주례를 서는 것은 문제가 된다고 판단했다. 전국이 선거구가 되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도 주례를 설 수 없다는 것.
중앙선관위는 “정 대표가 주례를 섰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해당 부서에서 주례 행위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할 수 있음을 구두로 알렸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받은 ‘구두 경고’는 징계라기보다는 ‘주례를 서는 것이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으니 앞으로 조심해 달라는 안내’였다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