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의 ‘짝퉁 비아그라’ 유통이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비아그라가 정식 출시된 이후 근 10년 동안 이 가짜 비아그라는 끊임없이 문제가 되어왔지만 최근에는 점점 더 광범위하게 대중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이들의 판매는 매우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판매량 자체도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지하철이나 택배 등 손쉬운 방법으로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점점 더 대중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말 그대로 이 의약품들은 ‘짝퉁’에 불과하다는 것. 전문가들의 ‘100% 가짜’라고 말할 정도다. 잘못하면 부작용까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복용에 특별한 주의를 당부하지만 대중들의 ‘비아그라 환상’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가짜 비아그라 유통 실태에 대해 취재했다.
전문가들의 ‘100% 가짜’ 지적에도 비아그라 환상 여전
의사 처방전 필요 없어 남성들의 선호도 갈수록 증가
가짜 비아그라가 유통되는 이유는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구입하고자 하는 남성들은 귀찮게 의사를 찾아갈 필요가 없는 가짜 비아그라를 선호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단 성분이 조작되고 있기 때문에 건강에 치명적인 위험을 안길 수 있다.
‘처방전이 필요없다고?’
경찰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비록 이들 제품이 정품과 유사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화학구조가 변경되어 합성되어 있고 또한 일부 성분은 함유량 자체가 진품과는 다르다.
따라서 인체에 심각한 손상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진품의 경우 제약회사들이 엄청난 비용을 투입해 임상실험을 하고 이를 통해 안전성을 점검하지만 이런 가짜 제품들은 당연히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부작용으로는 두통, 소화불량 등이 있으며 협심증 치료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 생명에 위험이 있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혈압상승, 저혈압 쇼크, 망막 혈관의 파열에 의한 시각 장애 등도 예상되는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가짜 비아그라들은 너무나 쉽게 유통되고 있다. 자동차 유리 틈새에 끼어져 있는 폰팅 광고처럼 전단지가 만들어져 거리에 무차별적으로 살포되고 있다.
적혀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고 입금을 하게 되면 퀵 서비스를 통해 배달이 된다. 뿐만 아니다. 지하철 내의 화장실이나 성인 사이트의 게시판에서도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는 것이 관련 제품들의 홍보성 글들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들은 겉으로는 ‘미국에서 직접 들여온 진품’이라고 고객들을 안심시킨다. 가격은 대체로 6만원에서 10만원. 많게는 30알까지 들어있다고 한다.
은밀한 거래 하지만… 성분 조작으로 건강에 치명적
경찰, 단속하기 위해 의심되는 사이트 예의주시 중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에선 ‘서비스’ 개념으로 손님들에게 이런 제품들을 제공하기도 한다. 어차피 고가의 술값인 만큼 가짜 비아그라 하나쯤 끼워준다고 해도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 오히려 손님들이 더 많이 오기 때문에 매출이 향상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한다. 한 룸살롱 영업 상무 F씨는 “처음에는 손님들도 ‘가짜 아니냐’라고 하면서 손사래를 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가면 대부분 관심을 갖는다. 가짜라고는 하지만 독약도 아니고 그렇다고 매일 복용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한 번쯤’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다시 호기심을 나타내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F 상무는 이어 “물론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가 구입하는 것에도 비용은 들어가지만 전체 술값에 비하면 그리 많은 돈도 아니다.
때로는 비아그라 때문에 다시 우리 업소를 찾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자행되고 있는 불법 비아그라 유통은 한 명에게 대량으로 판매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는 남용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라기보다는 ‘또 다른 판매책’이 양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 많아야 1통 정도를 판매하고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몇 알 단위로 나누어서 판매하기도 한다는 것.
또한 이들 조직은 점조직을 통해 물건을 주고받고 있기 때문에 경찰에서도 단속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한다. 물론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통장 또한 대포 통장을 사용하고 전화 역시 타인 명의인 대포폰이다.
때로 이들은 단순히 가짜 비아그라만 파는 것이 아니라 그 정체와 효능을 알 수 없는 ‘여성 흥분제’와 ‘최음제’ 등도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현실을 정확히 모르는 이들은 끊임없이 이를 구해 여성에게 시도해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이렇게 가짜임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일부 남성들은 ‘가짜임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에 먹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영업자 L씨는 “아는 사람이 가짜 비아그라를 먹었는데 ‘실전’에서 효과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무리 가짜라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 원래의 성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자신 상대로 실험하고 있다?
L씨는 이어 “어차피 의사의 처방전이 없으면 한번 먹어보지도 못할 바에야 그래도 비슷한 성분이 있으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먹어본 적은 없지만 기회가 닿으면 시도를 해볼 용의가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이런 생각은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앞서 언급한 부작용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는 ‘자신의 몸을 상대로 인체 실험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런 짝퉁 비아그라의 밀수가 매년 수십 배씩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 무려 40배가 넘는 밀수가 적발됐다. ‘적발’된 건수만 그렇다는 얘기다. 적발되지 않고 밀수에 성공한 양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경찰은 이를 단속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의심되는 사이트를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이들 밀수 및 판매조직이 워낙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다 보니 유통 시스템의 전모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설사 한 명이 단속이 됐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차고 들어가 판매를 계속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