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성형부작용 주의보

2009.08.11 10:33:36 호수 0호

한 순간에 무너진 내 얼굴 “돌려줘~”

성형미인으로 넘쳐나는 세상이다. 거리마다 가득한 성형외과와 성형수술로 몰라보게 바뀐 연예인들, 예뻐진 얼굴로 인생마저 달라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성형을 부추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는 수술부작용으로 얼굴뿐 아니라 마음까지 상처를 입은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몇 번의 재수술로도 망가진 얼굴을 제자리로 돌릴 수 없는 피해자들은 보상마저 어려운 현실 속에서 또 한 번 무너지고 있다. 여름방학과 휴가철이 겹치는 요즘 북적이는 성형외과 뒤에서 눈물을 삼키는 피해자들을 만났다.

성형공화국 속 부작용도 잇달아 피해자들의 고통 심각
육체적·정신적 피해보상 받을 길 묘연, 사전 조심해야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모(28·여)씨는 2주일의 긴 여름휴가를 받았다. 이번 휴가를 위해 월차를 아끼고 아낀 그녀가 휴가계획으로 잡은 것은 코 성형수술. 무려 1년 동안 서울시에 있는 성형외과들의 정보를 수집한 뒤 수술날짜까지 잡았다.

“내 얼굴 왜 이래?”



그런데 수술 날이 가까워올수록 이씨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성형 부작용에 대한 우려 탓이다. 수많은 수술 성공사례를 접하며 ‘나도 저렇게 될 거야’라는 기대감에 부풀어있던 이씨에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켜준 것은 직장동료가 전해준 얘기다.
코 성형 후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인의 사례다. 대학시절 코 성형을 한 A(28·여)씨는 수술 후 몇 년 동안은 원하던 코를 가졌다는 사실에 큰 만족감을 얻었다. 평생 사람들에게 들어보지 못했던 ‘코가 예쁘다’는 말을 들을 때면 행복감마저 느꼈다는 A씨.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몇 달 전 코 속에 작은 염증이 생기면서 불행은 시작됐다.

처음엔 별일 아닐 거라 여겼지만 날이 갈수록 커지는 염증으로 결국 수술을 받은 병원을 찾은 이씨는 의사에게 “코 속에 삽입한 실리콘이 거부반응을 일으켜 염증이 생긴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염증을 없애는 방법은 실리콘을 제거하는 재수술을 하는 것뿐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도 이어졌다. 놀란 A씨는 쉽게 재수술을 결정하기가 어려워 일단 집으로 돌아왔고 지금까지도 밤낮으로 수술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이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온 부작용으로 수술을 후회하는 사례를 들은 이씨는 수술을 취소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예뻐지고 싶다는 욕심 하나만으로 감수하기엔 부작용의 고통이 너무나 커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씨의 고민이 무리는 아니다.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 5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성형수술 관련 소비자상담은 6210건으로 나타나 성형수술 부작용의 실태를 보여줬다.

이 중 피해구제 사건은 219건으로 가장 많은 부작용이 나타난 성형수술은 쌍꺼풀수술로 19.8%를 차지했고 다음으로는 코 성형수술이 18.0%를 차지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보고된 피해사례 중 하나는 30대 김모(여)씨의 사례다. 김씨는 2004년 8월 우측 귀의 연골을 이용한 코 성형수술을 받은 뒤 염증이 발생해 귀의 모양이 변형됐다. 이에 2007년 4월 가슴연골을 이용해 귀태틀 삽입술 및 피판술을 받았다.

김씨의 재수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07년 8월에는 피부성형수술을 받았고 2008년 3월에는 근막피판을 이용한 거상술과 피부이식술을 받았다. 그러나 김씨의 몸은 예전의 몸이 아니다. 수술로 인해 귀의 모양이 변하면서 딱딱해지는 증상이 일어났고, 배에는 피부이식술로 인한 흉터가 남게 됐다. 잘못된 코 성형수술의 대가가 몸 이곳저곳에 남게 된 것이다.

대전에 거주하는 50대의 박모(여)씨는 지방흡입술로 인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2008년 4월 복부와 옆구리의 지방을 흡입한 그녀는 복부의 피부가 단단해지고 빨래판 모양의 요철이 생기는 부작용을 겪었다.
이처럼 성형수술을 받은 이들 중 적지 않게 부작용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로 한국소비자원은 수술 전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듣지 못한 것을 꼽았다.

실제 부작용을 당한 이들 가운데 성형수술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에 대해 사전에 설명을 들은 경우는 21건(21.2%)밖에 되지 않았다. 설명이 부족하거나 전혀 듣지 못한 경우도 78건(78.8%)이나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많은 의료인들이 수술 전 환자에게 수술방법이나 수술 후의 상태, 부작용 발생 가능성에 대해 설명해 줄 의무를 저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성형부작용의 경우 병원 측으로부터 피해보상을 받는 것이 어렵다는 것. 의사의 과실로 인한 부작용이란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아 수술비를 환불받거나 정신적·육체적 고통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은 상당히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무엇보다 성형부작용이 불러오는 큰 문제는 돌이킬 수 없는 외모로 인해 우울증을 앓는 등 정신적인 피해를 받는다는 사실이다.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택한 수술로 인해 더 큰 콤플렉스를 얻었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끼는데다 재수술의 고통까지 덤으로 감수해야 하는 탓이다.

성형부작용으로 인한 각종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수술 전 여러 가지를 꼼꼼히 따지는 노력을 들여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중 한 가지는 성형외과를 선택할 때 성형외과 전문의가 시술하는지, 전신마취를 할 때 마취과와 협력시스템이 있는지, 담당의사가 해당 부위의 전문가인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

확인 또 확인!

또 수술 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부작용 발생 시 대처방안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요구하고 수술 동의서 등의 자료를 요청하라고 충고했다.
수술 전과 수술 후 사진을 남겨두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의 경우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때 객관적인 근거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는 즉시 해당병원을 방문해 상담을 하고,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엔 조직이 안정화되는 시기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형 수술에 지나친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개인마다 성형수술의 결과는 차이가 있는 만큼 모두가 원하는 형태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수술대에 오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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