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족행위 공소시효 없다”

2009.07.28 09:21:41 호수 0호

친일파 공격 나선 김을동 의원 인터뷰



연예산업, 문화예술, 호국보훈 분야서 다양한 입법 활동
현 정부 친일인사 후손 지적 “반민족행위 공소시효 없다”

자신의 이름만큼 ‘백야 김좌진 장군의 손녀’ ‘김두한 전 의원의 딸’이라는 호칭이 자연스러운 이가 있다. 친박연대 김을동 의원이다. 김 의원은 국회 입성 도전 4전5기 끝에 18대 국회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그리고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18대 국회 유일한 탤런트 출신 국회의원이자 헌정사상 첫 부녀 국회의원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국회 초년생으로 1년여의 시간을 보낸 김 의원에게 정치에 입문하게 된 이유부터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일 등을 들어봤다.



친박연대 김을동 의원은 헌정사상 첫 부녀 국회의원이다. 아버지 김두한 전 의원은 3대와 6대 국회의원을 지냈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이어 딸이 정치를 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정치를 하는 아버지가 항상 좋지만은 않았다고 말한다. 김 전 의원에게 가족은 항상 맨 마지막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할아버지 김좌진 장군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었는지 국가와 민족이 최우선이었고 국회의원 세비다 뭐다 들어오는 돈은 족족 아버지를 따랐던 선후배 및 지인들에게 나눠줬다. 오죽했으면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눈물 한 방울 안 나왔다.”

김 의원은 그러나 “근처 고아원에 살던 50여 명의 아이들이 땅을 치며 울더라. 알고 보니 매달 들어오는 의원세비 전부를 그 고아원에 주셨던 것이다. 그때서야 아버지가 얼마나 큰 분이셨는지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런 정치인 아버지 밑에서 큰 탓인지 김 의원은 자신이 정치를 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정치에 적잖은 거부감이 있었던 것이다.

- 정치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 입문하게 됐다.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나.
▲ 중견배우로 자리 잡아가면서 당시 각 당의 지인들이 함께 정치하자고 계속해서 영입을 제안했다. 피를 속일 수는 없었나 보다. 평소 방송을 비롯한 문화예술분야에 있어 아쉬운 점이 많았고 국가발전에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할아버지에 대한 업적을 기리고 이를 후대에 교육하고자 ‘백야 김좌진 장군 기념사업회’를 조직해 활동하면서 공익을 위해 사재를 털어가면서 열심히 노력했지만, 힘든 일이 많더라. 정치를 하면 할아버지의 독립정신과 ‘노블리스 오블레주’ 정신을 좀 더 쉽게 국민들께 널리 알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 탤런트에서 국회의원이 되며 가장 크게 바뀐 점이 있다면.
▲ 공인이기 때문에 대중과 국민으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언행에 대한 책임감이나 무게감에 있어서는 많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 18대 국회 유일한 연예인 출신 정치인이다. 이전에도 연예인 출신 정치인들이 있었지만 그리 평가가 좋지 못했는데.
▲ 연예계 선후배이자 국회의원 선배들을 채 2년도 임기를 채우지 못한 내가 평가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분들 나름대로 우리나라의 문화예술분야 진흥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고, 정책적 성과도 내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은 한계가 있다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서라도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자 항상 노력하고 있다.

- 대부분 연예인 출신 정치인들은 입법 활동이 저조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 같다. 어떤 입법안을 준비하고 있나.
▲ 18대 국회가 아직 전반기도 지나지 않았지만 ‘문화재보호법’ ‘박물관 및 미술관진흥법’ ‘국가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대표발의해 입법화를 앞두고 있다. 연예산업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문화예술분야 전반에 대한 정책대안과 입법활동 및 호국보훈 분야에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국회의원 초년생으로 보낸 지난 1년 동안 어떠했나.
▲ 다행히 서울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와 절차 등 의정활동을 경험해 왔기에 이번 18대 국회에 등원해서도 특별히 생소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친박연대 소속으로서 비교섭단체에 속해 있어 의정활동을 펼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 상임위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여서 고민이 적지 않았을 것 같은데.
▲ 미디어법 문제 등으로 1년 내내 여론의 중심에 있어서 그런지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사명감과 부담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부족하나마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원으로서 끝 모를 여야의 극한대립에 중재자이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야겠다는 나름의 국회 내 전략적 포지셔닝도 고민하면서 의정활동을 펴왔다.
 
- 미디어법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 지난 시절 방송사의 독과점 양상은 국민의 정신 가치, 그 외 여러 가지 생활양식에 좋은 영향은 물론, 폐해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이 방송채널권을 가져야 하며 시청자 주권이 우선돼야 한다. 따라서 다양한 정보와 유익한 프로그램, 질 높은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
이제는 지상파 방송 3사를 비롯해 새로운 방송경쟁사업자가 등장해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를 테면 매일 똑같은 세 가지 반찬을 먹는 것보다 다채로운 반찬이 많은 것이 식단을 풍요롭게 해 주는 것처럼 민주주의 사회에선 다양한 정보와 여론의 다양성, 방송의 다양성을 확보해 줘야 진정한 시청자주권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지난달 22일 미디어법 표결에 참여했는데.
▲ 국회에서 합의한 부분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6월 국회에서 미디어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해 놓고 이를 처리하지 못한다면, 국민들 앞에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회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꼴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비교섭 의원이지만 지속적으로 문화관광방송통신 상임위에서 여야가 조속히 토론하고 합의하도록 종용했고 여의치 않으면 국회법대로 처리하자고 주장해왔다. 
결국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미디어법이 직권상정돼 의결됐다. 하지만 금번 미디어법과 관련해 내용면에서는 박근혜 의원이 제안한 수정안을 지지했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박 의원이 대폭 수정해 제안한 미디어법이 본회의에 올라오게 되자 찬성표를 던지게 됐다.

- 미디어법 처리를 두고 여야간 격한 대립이 있었다.
▲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몸싸움과 고성이 난무하는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나 역시 초선의원으로서 부끄럽고 씁쓸한 마음 감출 수 없었다. 이러한 불미스러운 행태는 하루빨리 바뀌어져야 할 정치문화로 앞으로 달라져야 할 것이다.

- 최근 친일 인사 후손 비판 발언으로 화제의 주인공이 됐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먼저 이번 정부의 인사발표에 성명을 발표하면서 친일문제를 제기했던 이유가 몇몇 인사들의 도덕성이나 여론몰이를 하고자 함이 아님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 내가 지적하고자 했던 부분은 현 정부의 인사검증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향후 민족정기와 애국심의 고취를 위해서라도 정부요직 인사는 반민족행위 등 국민정서에 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선 것이다.

- 현 정부 요직에 있는 친일 인사의 후손은 누구인가.
▲ 신임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임명된 현병철 위원장이다. 그의 큰 증조할아버지는 지난 17대 국회 때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 모임’이 광복회와 함께 선정한 ‘친일파 708인 명단’에 올라있는 친일경력자이다.
특히 지난 정권 때 대통령소속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이분의 시가 10억원의 땅, 3만2000㎡를 국가에 귀속시키는 등 명백한 반민족 행위가 밝혀졌음에도 그 후손을 장관급인 국가인권위원장이라는 중책에 임명한 것이다.
이뿐 아니다. 지난해 취임한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부친은 일제강점기 때 순사와 순사부장을 지낸 사람이었다는 것은 인사청문회때 이미 다 공개된 사안이다.
현 정부 들어 문화재청장에 임명된 이건무 청장 역시 조부가 이완용이 고문으로 있던 ‘조선사편수회’에서 활동했던 거물 사학자였다.

- 발표한 이들 외에도 현 정부에 임명된 친일 인사의 후손이 더 있나.
▲ 확인을 못 했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 내가 알고 있는 부분은 인사청문회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자료 등 공개된 자료를 통해 알고 있는 것이 전부다.

- 친일 문제는 이미 많은 시일이 지난 문제인데 현 시점에 다시 문제 제기에 나선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 반민족행위에 대한 문제는 공소시효가 없다.
만약 이완용의 손자가 능력이 있어 정부 요직에 임명된다면 국민 정서상 용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살아계신 독립유공자분들이나 그 후손들 사이에서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하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어렵게 산다”라는 말은 현실이 된 지 오래다.
지금의 자유 독립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이유가 누구 때문인가. 자신의 재산과 가족은 물론이고, 목숨까지 우리 민족과 나라를 위해 기꺼이 바친 독립선열들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존재할 수나 있었을까?
하지만 일제청산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광복 후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독립유공자들의 후손은 국가적 지원은커녕 여전히 의식주와 교육문제에서 절대빈곤을 면치 못한다.
반면 친일파의 후손은 어떤가. 그 무시무시한 일제강점기 속에서도 그들은 우리 민족의 고혈을 짜서 만든 부귀영화를 고스란히 누리고 있다. 훌륭한 고등교육도 받았다.
이승만 정권에서 국가를 위해 독립유공자의 후손을 쓰고 싶어도 교육을 제대로 받은 인재가 없어 하는 수 없이 친일파를 그대로 중용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번 친일 인사 후손 비판 발언에서도 이름 앞에 ‘백야 김좌진 장군의 손녀’라는 호칭이 항상 같이했다. 이에 대한 책임감뿐 아니라 부담감도 상당할 것 같은데.
▲ 처음 정치에 뜻을 품고 시의원에 출마했을 당시 가는 장소마다 반드시 따라다녔던 구호가 바로 ‘장군의 손녀, 투사의 딸’이었다. 그러나 ‘장군의 손녀, 투사의 딸’은 내게 단순한 선거 구호가 아니었다. 나에게는 정치를 시작한 이유였고, 평생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숙명 같은 것이었다.
대를 이어 할아버지 김좌진 장군과 아버지 김두한 의원의 뜻을 따르고, 살아 숨 쉬는 동안은 이 나라 이 민족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는, 피할 수 없는 김을동의 운명 같은 것이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우셨던 김좌진 장군의 호국정신, 소신과 뚝심으로 정치를 하신 김두한 의원의 혈통을 이어받은 직계자손으로서 ‘역시 장군의 손녀, 투사의 딸이야!’라는 소리를 듣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 18대 국회의원을 지내는 동안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 표현의 자유를 악용해 독립유공자들을 비방 모욕하고 그 대가로 출판 이익 등으로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신종 매국노들이 있다. 
2006년 신종 매국노들이 출판물과 온라인상에서 ‘독도는 일본영토’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한 민족의 원수’ ‘김좌진 장군은 무장한 산적떼 두목’ ‘백범 김구는 살인귀’ ‘유관순은 여자깡패, 흉악범’이라는 허위사실을 적시해 독립유공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네티즌들과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며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다.
재판과정에서 처벌규정도 없어 유가족의 고통이 심했다. 이에 나는 지난해 8월1일 독립유공자들의 업적에 대해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를 가중처벌토록 하는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지금 국회에 계류되어 있지만 꼭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이외에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나.
▲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서울시청 즉, 일제 때 지어진 경성부청만큼은 반드시 철거돼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경성부청은 식민통치의 상징인 일제 잔재 건축물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민족혼이 깃들어 있는 한민족의 혼과 얼을 담은 새로운 서울시청이 건립돼야 한다.
이 일을 위해 국회에서 공청회도 열었고, 옛 서울시청을 등록문화재에서 제외시키는 ‘문화재보호법’도 발의를 했다. 지속적으로 옛 서울시청 철거에 앞장 설 것이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의 진흥을 위해 전반적인 맥을 짚고 법적 제도적 정비에 심혈을 기울임은 물론, 방송 언론의 개선 및 향상을 위해 국회에서 정책적 뒷받침을 하는 등 국민의 매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의 역량을 기울이겠다.
특히, 대한민국의 긍지와 자부심을 문화로 널리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해 일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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