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국회의원 이력서’ 공개

2009.07.21 10:34:13 호수 0호

판·검사, 교수, 의사, 농부, 아나운서, 기자, 탤런트에 이르기까지 국회의원의 출신은 다양하다. 하지만 금배지를 달게 되면 ‘국회의원’이라는 무거운 직책 아래 개인의 ‘끼’는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의원들 중에도 취미를 넘어 이력서에 한 줄 추가해도 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는 ‘또 다른 모습’이 존재한다. 국회의원이면서 가수로 활동하고 있거나 화가로 작품을 출품하고 있는 것. 이렇게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의원은 누구일까.

국회의원이 뽕짝을 부른다?
사석에서 흥얼거리는 것도 아니고 정식으로 음반을 내고 트로트의 세계로 빠져든 이가 국회에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다.



정 의원은 특이한 이력을 가진 국회의원 중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인물이다. ‘국회의원 가수 1호’라는 기록은 아무나 가지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지난 2005년 9월 현역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음반 제작사와 정식 계약을 맺고 음반을 내면서 가수로 데뷔했다. 당시 국회에서 첫 콘서트를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회의원 가수 1호

사실 국회에 들어오기 전부터 남다른 ‘끼’를 보이던 정 의원이었기에 이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지난 2004년 7월 제7차당 전당대회에서는 박형준(기타), 심재철(색소폰), 김희정 나경원(키보드), 정문헌(드럼) 의원과 국회의원 록그룹 사운드를 결성해 공연했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이 각각 3명씩 모인 프로젝트 그룹 ‘희망 밴드 2005’에서도 노래 실력을 자랑했다. 당시 밴드를 함께했던 민주당 박영선 의원도 숨겨진 노래 실력이 만만치 않다. 대학가요제 입상 경력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2007년 9월에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자신의 3집 앨범 타이틀곡 ‘당신은 아름다워요’의 뮤직비디오 시사회를 열었다. 행사의 수익금은 아동 자선재단 ‘세이브더칠드런’에 전액 기증돼 심장병 어린이 돕기에 쓰였다.

정 의원은 뮤지컬 배우로 변신하기도 했다. 지난해 서대문구 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장애인 단체와 저소득층 결손가정 어린이들을 초청해 공연하는 창작 뮤지컬 <러브레터>에 특별 출연한 것.


또한 다음 달에는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다. 이제껏 3장의 앨범을 통해 팝송이나 발라드풍의 음악을 선보였지만 트로트는 처음이다. 때문에 정 의원은 다음 달 ‘희망’을 테마로 한 트로트 6곡이 담긴 앨범을 내기 위해 맹연습 중이다.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도 ‘음반’에 대한 욕심이 있다. 장 의원은 고등학교 시절 그룹사운드 활동에 빠져 2주일 정도 가출을 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음반을 내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쉽다”며 “정치인이 되지 않았다면 가수의 길을 걸어가려고 했을 것이다. 록이 아닌 발라드 가수로”라고 말했다.

민주당 김성순 의원은 트럼펫, 클라리넷, 색소폰 등 ‘쉽지 않은’ 악기를 연주한다. 세 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며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트럼펫 연주로 이색 선거운동을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주실력 하면 한나라당 박진 의원도 빠지지 않는다. 서울법대 시절 ‘뱀파이어’라는 밴드를 결성해 키보드를 연주했으며 전국 대학생 그룹사운드 경연대회에 나가 1등도 해봤다. 기타 연주와 노래 솜씨도 수준급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가무뿐 아니라 시서화에 조예를 보이는 의원도 있다. 민주당 김재균 의원이다. 1998년 계간 <시대문학>의 신인문학상을 받으면서 등단한 그는 2001년 5·18 민주화운동 등을 소재로 첫 시집을 냈다. 올 초에는 8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장수풍뎅이를 만나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시집에 실린 작품들은 대부분 삶의 소중함, 남도의 아름다운 자연, 치열한 현실 인식 등이며 18대 국회에 입성하고 나서 ‘입법전쟁’ 등 정치 현장에서 초선 의원으로서 보고 느낀 점도 고스란히 담겼다.

또한 김 의원은 대한민국 미술대전 5회 입·특선, 목우회 공모전 3회 연속 특선을 수상한 서양화가이기도 하다. 지역 작가들의 모임인 ‘전우회(全友會, 전라도에서 그림 그리는 벗들의 모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틈틈이 그린 서양화 작품들을 오는 9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전우회 전시회에 출품할 예정이다.

같은 당 장세환 의원도 한때 화가로 활동했었다. 이 같은 사실은 ‘아름다운 전북의 자연’이라는 주제로 열린 전주일요화가회의 전시회에 장 의원의 작품 ‘고향의 정’이 출품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고향의 정’은 장 의원이 현역 기자로 활동했던 1980년대 그렸던 유화다. 장 의원은 지난 1980년 화가들의 모임인 ‘전주일요화가회’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했던 작가였던 것. 중학교 시절 미술부장까지 했던 유망한 미술학도로 중진 서양화가인 국승선 화백이 그와 중학교 미술반 동기동창이다.

의원들의 이름을 단 서적들이 매년 서점가에 쏟아지지만 이 중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 베스트셀러 작가는 국회에도 있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은 변호사 출신이지만 증권투자전문가로서도 이름을 날렸다. 이에 걸맞게 다수의 재테크 관련 저서를 출간했으며 베스트셀러로 널리 알려진 <고변호사의 주식강의> 등 세 종류의 저서에 대해 3000만원 상당의 저작권을 갖고 있다.

그림 그리는 국회의원

한나라당 조윤선 의원은 오페라와 그림에 전문가 못지않은 안목과 식견을 자랑한다. 그의 저서인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는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정도다. 이 외에도 그는 ‘오페라 칼럼니스트’로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다.

영화배우 남궁진의 아들인 홍정욱 의원은 베스트셀러 <7막 7장>의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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