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전 의원이 취미인 자전거 타기 관련 행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공식행사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정치인들의 취미 활동이 새롭게 해석되고 있다. 그가 각계인사가 대거 참석한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음에도 눈길을 끌지 않는 조용한 노출이 가능했다는 평 때문이다. 때로는 ‘약’이 되고 때로는 ‘독’이 되는 정치인들의 취미생활, 그 법칙은 무엇일까.
축구, 등산, 자전거 등 일반적인 운동부터 마라톤, 윈드서핑, 필드하키 등 이색 스포츠, 노래와 사진 촬영, 집필, 바둑, 화훼, 수집에 이르기까지 국회의원들의 취미는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이 중 정치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취미를 꼽으라면 단연 ‘함께 하는 운동’이다. 이는 운동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게 한다는 것 외에도 관련 단체를 통해 인맥을 넓히거나 아예 팬클럽 회원들과 운동을 통해 화합을 도모하고 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일석이조’ 그 이상의 효과 때문이다.
여권 한 의원실 관계자는 “여러 가지 운동 중에서도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을 즐기는 편”이라며 “지지자뿐 아니라 지역구 주민들과 운동을 하면서 친근감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선호도 1순위는 ‘등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외곽조직이었던 ‘민주산악회’를 시작으로 수많은 산악회가 정치인의 지지모임으로 활약하고 있다. 산악회는 아니라 하더라도 지지자들과 함께 산에 오르면서 함께 고생하고, 성취감을 맛보는 동안 끈끈한 동질감을 얻을 수 있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축구 등 국민적 스포츠도 인기다.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겸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을 맡은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은 축구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덩달아 인지도를 키우는 등 덕을 톡톡히 봤다.
정두언 의원은 ‘국회의원’만큼이나 챙기는 취미 아닌 취미가 있다. 그는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음반을 냈으며 뮤지컬 도전에 이어 지난 3월 트로트앨범을 발매,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자칫하면 ‘패가망신’의 지름길로 향하게 되는 위험한 취미도 있다. 골프다. 많이 대중화됐다고는 해도 서민들과는 거리감이 있는데다 해외 원정 골프로 물의를 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상득 전 의원은 친박 의원들과 친이 직계로 분류되는 안국포럼 출신 의원들과 골프 회동을 갖기로 했으나 언론 노출 후 이를 식사로 대체키도 했다.
한 노 정객은 골프와 국회의원의 관계를 ‘뜨거운 감자’로 표현하면서 “치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은데 막상 치고 나면 국정에 소홀하고 또 본의 아니게 말려들 수 있다. 그런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골프 안 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