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부리는 ‘변태 체벌카페’ 실태고발

2009.03.17 10:24:51 호수 0호

벗기고 때리고… “그래도 즐거워요”

약 2년 전 그 실체가 드러나 충격을 줬던 인터넷 체벌카페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적발 당시 단속으로 인해 사라지는 듯했던 카페가 어느 순간 다시 생겨나기 시작한 것. ‘체벌’ 등의 검색어로 쉽게 찾을 수 있는 이 카페들에는 많게는 수천 명의 회원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상태다. 미성년자 회원도 상당수 있는 이 음란카페에서는 체벌을 당하는 동영상이나 사진, 체벌경험담 등을 공유하고 있다. 사실상 SM성향을 가졌거나 관심 있는 이들이 만들고 활동하는 이 카페가 근절되지 않고 미성년자들에게도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15살 남입니다. 같이 교환체벌 하실 분 없나요?”, “체벌이나 복종에 관심 있는 여성분 보세요.”
여기서 말하는 체벌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 부모님이나 선생님 등에게 받는 일반적인 의미의 체벌이 아니다. 이는 역할을 정한 남녀가 합의 아래 회초리나 채찍 등으로 서로 때리고 맞으며 성행위까지 하기도 하는 가학적·피학적 행위를 일컫는 인터넷상의 은어다.



가학적인 성행위를 즐기는 ‘SM’ 행위와도 일맥상통하는 이 ‘체벌’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실제로 경험을 한 이들이 모인 체벌카페가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

이 카페는 약 2년 전 미성년자들까지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사회적 파장을 낳은 뒤 단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단속이 뜸해지고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자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하나둘씩 생겨났다. 일부 카페는 수천 명의 회원을 거느리며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상태다.

체벌 동영상 보며 쾌감
초등학생도 버젓이 가입

음란카페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이들 카페에는 미성년자들도 아무런 제약 없이 가입해 체벌과 관련된 사진이나 동영상을 열람하고 경험담을 주고받고 있다. 일부 청소년들은 체벌을 할 파트너를 찾아 실제로 행위를 하기도 한다.

2년 전 적발 당시에도 이 체벌카페는 미성년자 회원들이 주축을 이뤄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줬다. 적발된 카페운영자 가운데 무려 20%가 미성년자였던 것. 15명의 운영자 가운데 5명이 초등학생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 중에는 여덟 살 먹은 초등학교 1학년생도 있었다.


이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가입한 뒤 종아리○○, △△스쿨 등의 체벌카페를 만들어 회원을 모집했다. 이들이 운영한 카페 중 6개의 회원 수는 무려 5700여 명. 이 초등학생들은 주로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로 카페를 만들어 회원들을 관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당시 9세였던 A양은 어머니에게 체벌을 당한 뒤 억울한 마음에 ‘체벌’이란 검색어로 인터넷검색을 하다 체벌카페를 알게 됐다. 그런데 A양이 검색해 나온 사이트는 생각과는 달랐다. 남녀가 서로를 때리는 동영상이나 채찍으로 맞으며 성행위를 하는 등의 자극적인 사진이 가득했던 것.

호기심이 발동한 A양은 직접 ‘체벌××’라는 카페를 만들었고 200여 명의 회원 수를 자랑하는 어엿한 운영자가 됐다. 적발될 때까지 A양은 체벌과 관련된 사진, 동영상, 소설 등을 올리며 인기카페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성년자 성매매 위험성
SM플레이에 빠져들기도

지금 운영되고 있는 체벌카페도 2년 전의 카페와 유사한 콘텐츠로 이뤄져있다. 알몸의 여성들이 채찍이나 회초리로 체벌을 받는 동영상이나 사진 코너, 파트너와 체벌을 주고받았던 경험담 코너, 체벌행위가 담긴 음란소설 코너 등이 카페를 이루고 있다.

일부 카페는 체벌을 주고받을 파트너를 찾을 수 있는 코너도 만들어져 있다. 관련 동영상이나 사진을 감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모임을 통해 직접 체벌을 경험하기 위한 것.

이곳에서는 자신의 성별과 나이, 사는 지역 등을 밝힌 뒤 자신이 원하는 체벌파트너의 조건을 써놓고 파트너를 기다리고 있다.

2년 전 단속으로 사라졌던 체벌카페 인터넷에 우후죽순
체벌 동영상·사진·경험담 등 보고 공유하며 쾌감 느껴

예를 들어 “저와 만나 교환체벌 하실 분 구합니다. 남자분이 때리면 많이 아플 것 같으니 웬만하면 여자 분이면 좋겠네요”라는 식의 글을 올리면 조건이 맞는 체벌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약속을 잡고 만나는 식이다. 이렇게 만난 회원들은 서로 체벌을 주고받은 후 피멍이 든 신체부위를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공유한다.

일부 청소년들은 유료사이트에 가입해 체벌과 관련된 자료들을 보기도 한다. 이 사이트에는 하녀복장이나 교복차림을 한 여성을 때리는 등의 자극적인 영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신체부위를 맞으며 신음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며 쾌감을 느끼는 것.

이처럼 체벌이라는 음란행위에 관심을 가지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는 현상은 몇 가지 우려를 낳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체벌이 미성년자 성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성인들이 체벌사이트 등에서 미성년자를 꾀어내 성관계를 유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 다른 문제점은 은밀하게 퍼지고 있는 ‘SM 플레이’에 빠져드는 청소년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사실상 체벌이 가학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SM의 전초단계인 만큼 더 자극적인 행위를 찾는 것은 당연한 순서다.

SM이란 가학성 음란증을 일컫는 새디즘(saddism)의 S와 피학성 음란증을 일컫는 매저키즘(masochism)의 M의 합성어다. 쉽게 말해 상대방을 때리고 맞으면서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몇 년 전만 해도 SM을 즐기는 이들은 변태성욕자로 치부될 만큼 거부감이 강했지만 지금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성문화로 자리 잡을 태세를 보이고 있다. 변태적인 성관계가 아니라 놀이개념으로 진화되고 있는 것.

문제는 중독됐을 때 따르는 폐해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몇 해 전부터 SM플레이를 즐긴다는 B씨(25)는 SM에 중독되어 일반적인 성관계에서 자극을 받지 못하는 케이스다.

대학교 2학년, 우연히 SM플레이로 섹스를 하는 일본 포르노물을 본 B군은 충격적인 영상과 강한 자극에 매료됐다고 한다. 이 중 그가 원하는 역할은 ‘멜섭’. 멜섭이란 SM플레이에 사용되는 용어.

SM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용어는 돔과 섭이다. 돔은 주인을 말하는 도미넌트(Dominent)를 줄인 것이고 섭은 노예 또는 피소유자를 말하는 서브미션(Submission)을 줄인 단어다. 돔은 상대를 학대하면서 쾌락을 느끼는 사람이고 섭은 자신이 학대를 당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을 지칭한다.

여기에 남성의 메일(male)을 붙이게 되면 멜돔, 멜섭이 되고 여성의 피메일(female)을 붙이면 펨돔, 펨섭이 되는 것이다. 결국 B씨는 성관계 시 여성에게 학대를 당함으로써 희열을 느끼는 쪽이다.

B씨는 여자친구 또는 인터넷에서 찾은 파트너들과 가학적인 성관계를 즐겼다. 그러다보니 평범한 성관계로는 만족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한다.

B씨는 “강제로 날 고문하고 학대하는 관계 속에서만 쾌락을 느낀다”며 “펨돔역할을 해줄 여성이 아니라면 성욕이 생기지 않을 정도”라고 호소했다. 마치 포르노에 중독된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사랑을 나누는 행위에서 만족을 느낄 수 없는 것과 같은 지경에 이른 것.


어릴수록 중독 쉬워
더 자극적인 체벌 원해

SM플레이의 또 다른 폐해는 욕설, 폭행 등의 가학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 들여 성폭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이는 가학적 성행위와 폭력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같은 SM플레이는 체벌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체벌에 빠져든 청소년들이 더욱 발전된 형태의 행위인 SM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

정신과 전문의들은 “체벌은 자학으로 이어지기 쉽고 어릴수록 중독되기 쉽다”며 “깊이 자기체벌에 빠질 경우 더욱 강도 높고 자극적인 체벌을 요하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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