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파는 남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흔히 성매매라고 하면 남성이 여성을 구매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여성이 돈을 주고 남성의 성을 사는 경우도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호스트빠로 시작된 이런 남성 성매매 행태는 노래방으로 확산됐고 이제는 개인 간 직거래를 통한 ‘프리랜서 성매매’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남성 성매매는 거의 적발되지 않고 있다. 여성전용 증기탕이 간간이 단속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여성의 남성 성매매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치 속에서 남성 성매매는 여성 성매매 못지않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남성 성매매의 실태를 취재했다.
이 같은 남성도우미들은 ‘편안히 놀고먹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때로는 전문적으로 해서 아예 전업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 어떤 쪽이든 여성에게 돈을 받고 데이트를 하거나 술을 먹고 2차를 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때로 어떤 남성들은 애인까지 있고 돈도 별로 궁하지 않으면서도 이처럼 남성도우미를 자처하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프리랜서 남성도우미인 권모(29)씨. 그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한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리고 나서부터였다. 다른 남성들이 써놓은 ‘뭐든지 할 수 있다. 능력 있는 여성만 원한다’는 글을 보고서 자신도 선뜻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한다.
180cm의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의 소유자였던 그는 그렇지 않아도 대학시절 대학생 모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델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는 현실을 인식한 후 유학을 가기로 진로를 바꿨지만 집안 사정이 어려워 유학을 가지 못하고 결국에는 여기저기의 중소기업을 전전했다고 한다.
그러던 그에게 ‘남성도우미’는 안성맞춤인 직업일 수밖에 없었다. 특별히 투자금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눈치 보며 회사를 다녀야 하는 일도 아니었다. 그저 몸 하나로 시작할 수 있고 또한 일 자체도 전혀 부담이 없었다. 원래부터 ‘센스’가 있었던 그는 여자들을 즐겁게 해주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생 시절 찍었던 모델 사진을 카페에 올리자 하루에 2~3통씩의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일단 한번 만나보자’는 것. 그가 처음 만난 여성은 소위 ‘유한마담’이었다. 집안에 돈은 많았지만 외모가 그리 좋지 않아 남자 사귀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때부터 권씨는 그녀를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한 달에 100만원 정도의 돈을 받고 있다. 물론 잠자리를 같이 할 경우 좀 더 받는 것은 당연한 일. 결국 그가 그녀로부터 한 달 받는 총액은 대략 140~150만원 정도가 됐다.
하지만 권씨의 고객이 유한마담만은 아니었다. 부정기적으로 걸려오는 전화를 통해 만나는 여성까지 합치면 한 달 수익은 300만원이 가뿐히 넘어간다. 예전에 중소기업을 다니면서 그가 받았던 월급은 각종 세금을 제외하고 190만원 정도. 그에 비하면 훨씬 많은 비용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권씨는 “사실 처음 카페에 글을 올릴 때만해도 ‘과연 남자를 돈을 주고 사는 여자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런 것에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그런 여자들은 차고 넘쳤기 때문이다. 또 돈이 있는 여성들은 정기적으로 만남을 원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외모가 괜찮은데 놀고 있는 친구 한 명도 현재 이 일을 하고 있다. 나도 많은 경험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먼저 경험해 본 선배로서 그 친구가 입문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수요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일단 이 일을 하면서 돈을 좀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뒤에 새로운 공부나 혹은 새로운 일을 시작해볼 생각이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물론 일부 도우미 남성들은 명품 양복을 사거나 명품 구두 등을 사는 경우도 있다. 여자들에게 더욱 잘 보이기 위한 이른바 ‘투자’라는 명목이다. 하지만 권씨는 그런 것에는 최대한 돈을 쓰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 결국 그래봐야 남는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프리랜서 도우미를 하고 있는 또 다른 남성 이모(27)씨의 경우는 돈이 필요해서 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조그만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많다. 그가 젊은 나이에 편의점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집안의 도움 덕분이다. 하지만 그의 나이는 너무 젊고 청춘은 너무 뜨거웠다. 이씨는 “솔직히 내 나이에 여자랑 놀고 싶은 건 사실이 아닌가. 하지만 이왕이면 돈을 받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돈을 받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여성과 만날 수는 없겠지만 아무렴 어떤가. 거기다가 성욕까지 매번 다른 여자에게 풀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돈도 벌고 놀기도 하는 1석2조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권씨나 이씨와 같은 일을 원하는 남성들은 적지 않다. 심지어 이들의 요구를 수용(?)해서 ‘남성 접대부’ 카페까지 생겨난 실정이다. 물론 겉으로 직접적인 성매매를 표방하지는 않는다. 그저 ‘뭐든지 다 한다’,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라고 적어놓을 뿐이다.
‘호스트빠’ 남성도우미가 프리랜서 남성도우미로 도약
특별한 기술·자금 없이 ‘몸’ 밑천으로, ‘센스’ 무기로…
하지만 여기에 2차 성매매가 포함되는 것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여성들에게는 더욱 대접을 받는다. 남성들이 젊은 여성을 찾는 것과 똑같이 여성들도 젊은 남성을 선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일을 하지 않고 보도방에 소속되어 일을 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심지어 어떤 보도방의 경우 무려 100명이 넘는 남성 도우미들을 데리고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여기에 소속된 남성들은 밤마다 승합차에 실려 서울 거리를 누비며 곳곳으로 ‘배달’되고 있다. 이들 남성 도우미를 찾는 손길은 다양하다. 회식을 하는 직장여성들의 2차 노래방 자리는 물론이고 여고·여중 동창회가 끝난 뒤에도 삼삼오오 모여 남성 도우미를 찾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
심지어 남성 노래방 도우미에 중독이 된 여성들도 있다고 한다. 집안에서는 남편에게 ‘가정부’ 취급을 받지만 이들 남성 도우미들에게는 ‘공주 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번 ‘공주’가 되기 시작하면 그녀들은 때로 가정을 내팽개칠 정도가 되기도 한다. 그 정도로 생각보다 강한 중독성이 있다는 것.
이런 퇴폐 향락 문화에 대해 남성들과 여성들은 각각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직장 여성 최모(29)씨는 ‘못할 것도 없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최씨는 “솔직히 남성들도 아내 몰래 애인 몰래 성매매도 하고 별 걸 다하지 않는가. 그렇다고 해서 여성들의 성매매가 용인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꼭 여성들만 그래서는 안 된다라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그녀는 이어 “‘성매매는 부도덕하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성매매가 부도덕한 것은 남성들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그렇다고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장려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여성들의 성매매도 똑같은 시각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남성들에게는 여전히 ‘여자들이 어떻게…’라는 보수적인 사고가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자영업자인 박모(34)씨는 “성매매가 남녀 모두에게 공히 나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남성들의 그런 성매매가 여성들의 성매매를 용서하는 하는 계기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성들까지 거리낌없이 성매매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변했다.
그는 이어 “성매매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으로 인해 남성들의 성매매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시대를 역행해 오히려 여성들의 성매매가 늘어난다고 한다면 지금하고 있는 성매매 단속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하고 반문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여성들의 성매매도 일정한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여성들의 남성 성매매까지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단 워낙 은밀하게 남성의 성이 거래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신고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당국에서 지금부터 빨리 손을 써서 더 이상 남성 성매매가 확산되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이는 더욱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방비에 노출된 ‘男-男 성매매’ <현주소>
남자도 남자의 性을 산다?
남자들이 성매매를 하는 대상은 여자들만이 아니다. 동성애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일부 남성들은 자신의 파트너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남성’을 찾아 성매매를 하려고 한다.
경찰은 얼마 전 이 같은 ‘남남(男男) 성매매’에 대한 사건을 적발했다. 50대의 한 남성 회사원이 남자 청소년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결국 추적 끝에 그를 구속시킨 것이다.
당시 이 50대 남성은 고등학생들을 유인, 모텔 등지에서 성관계를 맺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도 성행위를 하고 돈과 담배를 주는 등 지금까지 수십 차례 이 같은 ‘남남 성매매’를 했다는 것.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접근한 뒤 본격적인 성행위를 맺어왔다는 것이 조사 결과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이런 남남 성매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이미 경찰들이 피부로 느낄 정도라면 실제 그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남남 성매매는 에이즈를 퍼뜨리는 가장 중요한 계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이른바 ‘준빠’, 혹은 ‘정빠’로 불리는 이태원이나 낙원동 일대의 룸살롱 등에서는 이 같은 남남 성매매가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에이즈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선 거의 전혀 무지한 상태라는 것. 물론 대부분은 에이즈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만 ‘설마 내가…’라는 생각으로 위험에 대한 대처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