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때 아닌 술래잡기 설왕설래

2026.01.12 04:55:19 호수 1566호

“경도할 사람 여기 붙어라!”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때 아닌 술래잡기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때 아닌 술래잡기 열풍이 거세다. 최근 대학생 전용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나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 카카오톡 ‘오픈카톡’ 등은 일명 ‘경도 모임’을 구하는 2030 이용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누구나 참여

경도 모임은 추억의 술래잡기 놀이 ‘경찰과 도둑 게임’을 하는 모임이다. 경찰(술래)이 도둑을 잡는 놀이로, 사전엔 ‘도둑잡기’로 등재돼있다.

놀이 방식은 바깥에서 뛰어놀던 2000년대 초반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을 모으는 방식만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졌다. 게임 인원을 구하는 모집 글은 처음 ‘당근’에 등장해 각종 SNS로 퍼졌다.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예상보다 폭넓다. 고등학생들만의 소규모 모임부터 20~30대 직장인, 그리고 40대까지 합류하고 있다. 특정 세대의 유행이라기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놀이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얼마 전 당근 앱에는 ‘OO공원 경도하실 분 구합니다’ 등의 모집 글이 수십개 올라왔다. 일부 모임은 100명 규모로 계획돼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당근은 2023년 ‘모임’ 서비스를 출시해 지역 기반 오프라인 만남을 지원한다.

이 기능을 통해 MZ세대는 거주 지역과 일정에 맞춰 모임을 신청하고 실제로 술래잡기를 즐길 수 있다.

추억의 ‘경찰과 도둑’ 게임 유행
40대까지…당근 앱 통해 모임 부활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당근마켓 모르는 사람들이랑 경찰과 도둑’ ‘모르는 사람들이랑 영하 5도에 경도한 썰’ 등의 제목으로 후기 영상이 게시돼 조회수 30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경도 모임은 MZ세대의 ‘소셜 웰니스’ ‘느슨한 연대’와 같은 관계 맺기 키워드와 결합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소셜 웰니스는 개인이 타인과 맺는 관계와 상호작용의 질을 뜻하며, 느슨한 연대는 학연·지연·혈연이 아닌 SNS나 지인 기반 관계가 정보 확산과 사회적 자본 형성에서 중요함을 설명한다.

경도만 하는 것이 아니다. 모여 앉아 ‘수건돌리기’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기도 하고, 삼삼오오 둘러 앉아 간식을 먹으며 그날 게임에서 나온 ‘명장면’들을 회상하는 장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넓은 공간에서 이렇게 뛰고 마음껏 발산하는 모습 예쁘네요’<doga****> ‘재밌겠어요. 나도 가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처럼 어린 시절 하고 놀던 놀이들을 다시 하고 싶었지만 할 사람이 없어서 못했는데 저렇게 몸소 같이 놀 사람 구해서 노는 모습 적극적이고 멋집니다’<ky98****> 

동네서 온라인으로
놀이로 뭉친 MZ세대

‘주기적으로 하면 러닝 못지않은 운동 효과 있을 듯’<heee****> ‘건전한 오프라인 모임으로 코로나 이후 비대면 시대에 인간성과 사회성에 활력을 일으키길 바랍니다’<silv****> ‘디지털 세대의 외로움을 아날로그 방식에서 풀고 있구나’<kich****> ‘동심으로 돌아가서 함께 즐긴다는 좋은 취지로 진행된다면, 운동도 되고 추억도 소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을 나쁜 쪽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kgw7****>


‘옛날 놀이들 재밌는 거 많은데. 사라지지 않게 즐겨주는 2030들 고마워요. 많이 전수받아줘요’<niki****> ‘학교 운동장 개방 좋네요. 화장실만 쓸 수 있게 하면 지역 주민들 운동도 하고 좋겠어요’<haha****> ‘요즘 청년들, 어릴 때 입시 공부만 열심히 하고, 게임 외에는 사실 놀 기회도 별로 없었죠. 남에게 민폐 끼치는 것도 아니라면 저렇게라도 해서 잠시나마 동심 느껴보는 것도 신박한 발상이네요’<pine****>

‘지금 초등학생들이 혼란스러워 한다’<0105****> ‘어릴 때 폰만 가지고 노니깐 커서 저러지’<ktm0****> ‘범죄자의 기회이자 좋은 표적이 되고 먹잇감이 될 수 있다’<spee****> ‘별 희한한 짓들을 하고 있네요. 실제 상황 발생 시 주위의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이 생길까 걱정이네요’<iq40****> ‘종교 포교도 한다고 한다’<kikh****>

종교 포교용?

‘특정 종교 단체들이 대부분이 글을 올려서 모집책으로 이용한다는데? 다녀온 사람들이 절대 가지 말라더라’<newg****> ‘가봤는데 여자는 여자만 잡고, 남자도 여자만 잡고, 도둑 남자는 아무도 안 잡더라’<alfm****> ‘상식적으로 제대로 된 청년들이 만나서 이런 놀이를 한다고?’<ry42****> ‘심심하고 외로워도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인생 살아보니 알겠더라’<visa****> ‘무리지어 다니는 사람들 중에 제대로 된 사람을 본 적이 없다’<wssk****>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갑작스런 경도 유행, 왜?

경도 모임이 유행하는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의 외로움과 관계 맺기 방식에 주목한다.

또 1인 가구의 증가 역시 이런 모임의 인기 배경으로 꼽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 비중은 36.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문 참여자의 절반이 “평소 자주 혹은 가끔 외롭다”고 응답했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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