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최근 인천 송도에서 열린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여성 선수에게 소속팀 남자 감독이 과도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해당 감독은 선수를 보호하려던 과정에서 발생한 해프닝이라며 ‘성추행 의혹’을 일축했다.
지난 23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개최된 인천국제마라톤 대회에서 삼척시청 소속 이수민 선수는 2시간35분41초의 기록으로 국내 여자부 1위를 차지하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논란은 결승선 통과 직후 발생했다. 결승점 인근에서 대기하던 김완기 삼척시청 감독은 레이스를 마친 이 선수에게 다가가 타월로 상체를 감싸 안았다.
보통 마라톤 경기 직후에는 급격한 체온저하를 막기 위해 선수에게 담요나 타월을 덮어주는 것이 일반적인 조치다. 그러나 중계 화면에 잡힌 이 선수의 표정은 일그러져 있었고, 김 감독을 밀어내는 듯한 동작이 포착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이 선수보다 앞뒤로 결승선을 통과한 외국인 선수나 남자 선수들의 경우, 대회 관계자들이 어깨에 타월만 걸쳐준 뒤 곧바로 자리를 비켜준 것과 대조를 이루며 김 감독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는 “선수가 명백히 불쾌해 보인다” “감독의 행동이 과했다”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선 “날씨가 쌀쌀한 편이니 덮어주려 한 것 아니냐” “기분 나쁜 게 아니라 힘들어서 그런 것 같다” “상황을 과대 해석하면 안 된다”며 신중한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파장이 커지자 김 감독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김 감독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마라톤이 힘들다. 특히 여자 선수들 같은 경우는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실신하고 쓰러지는 그런 상황들이 많다”며 “잡아주지 않으면 넘어지고 많이 다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선수가 찡그린 표정을 지은 것은 신체접촉에 대한 거부감이 아니라, 충돌로 인한 통증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이 선수가 ‘감독님 죄송하다’고 하더라. 세게 들어오다가 (팔에) 명치 끝이 닿았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 선수가 ‘숨을 못 쉴 정도로 너무 아파서 자기도 모르게 뿌리쳤는데 TV 중계에 나갔다. 정말 죄송하다’고 하더라”라며 “그래서 ‘고생 많았다’고 했다”고 당시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김 감독은 대중의 오해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잡아주고, 뿌리치고 하니까 그게 추행이 아니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도 “육상 쪽에서는 이런 사례가 다반사다. 모든 지도자가 (선수가) 들어오면 다 잡아주고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김 감독은 전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으로 황영조, 이봉주 선수 등과 함께 활약했으며,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출전해 28위로 완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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