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4짝 교체에 211만원? 덤터기 업주 입길

2025.05.15 17:57:19 호수 0호

제보자 “미리 확인 못해봤다”
B사 측 “취재 응하지 않겠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운전자라면 “자동차를 수리할 때 덤터기 쓰지 않으려면 반드시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말을 한 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실제로 주변에선 업주의 말만 듣고 불필요하게 비싼 제품으로 교체하는 등 억울한 사연이 종종 목격된다.



이 경우 신중하게 살피지 않은 소비자의 잘못도 존재하지만, 업체가 전문 지식이 없는 소비자를 속여서도 안 된다. 지난 8일 <일요시사>엔 ‘터무니없는 가격에 타이어를 판 악덕 업체를 고발한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지난달, 그는 주행 중 갑작스런 타이어 펑크로 전문 업체인 B사를 찾아갔다. B사에선 “타이어 바깥쪽이 심하게 손상돼 펑크 수리가 불가능하다”며 교체를 권했다.

타이어 교체가 처음이었던 A씨는 B사가 추천해준 2024년식 던롭 에너세이브 EC504 (245/40/R19) 4짝을 공임 포함 총 211만2000원에 교체했다.

‘비싸다’는 미심쩍은 마음이 가시지 않았던 A씨는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해 본 결과, 타이어 교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의견을 들었다. 그도 동일 사양의 타이어 교체 후기 등을 확인한 후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된 것 같다”며 B사에 문의했다.

그러자 B사 측은 “해당 금액이 맞다. 다만 입고 원가 등을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같은 모델로 더 싸게 구입해 오면 결제한 것을 환불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A씨는 인터넷도 찾아 보고, 던롭 타이어 본사에 전화까지 해봤지만 같은 모델은 구할 수 없었다. <일요시사> 취재진도 해당 제품을 검색했지만, 가격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지난달 19일, A씨는 국내 최대의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이 같은 사연을 글로 게시하기도 했다.

해당 게시글은 보배 회원들의 갑론을박으로 번졌다.

다수의 회원들은 “와…200만원은 너무했다” “나는 고가 브랜드로 알려진 타사서 지난해 말, 4짝 140만원 밖에 안 들었다” “잘 좀 알아보시지 싶다가도 사장이 너무했다” “(비꼬면서)그런 훌륭한 업체는 널리 홍보해 달라” 등 B사 측을 비판했다.

B사의 다른 지점에서 피해를 봤다는 한 회원은 “제가 간 지점은 공장도 가격이 22만2200원짜리를 1짝당 45만원에 팔았다”며 A씨 입장에 공감을 표했다.

자신이 현재 타이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 회원은 “B사가 ‘다른 곳에서 새 것을 구해 오면 환불해 주겠다’고 자신 있게 말한 것은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라며 “업체들이 타이어 제조사의 특정 모델에 대해 독점 공급 계약을 맺은 경우, 소비자가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교체 전 검색 좀 해 보셔야 했다” “업체가 마진을 붙이는 건 합법이긴 하다” “속상하겠지만 인생 공부하셨다고 생각하시라” “스마트폰이 있으실 텐데 그 자리서 비교해 보셨어야 했다” “무지하면 당한다는 교훈이 있다” 등 A씨의 부주의함을 꼬집기도 했다.

A씨가 “미리 알아보지 못한 제 잘못도 분명 있다”고 밝힌 만큼, 업체에 모두 맡긴 A씨의 탓도 있다. 다만 전문 지식이 없는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제시하지 않고 고가의 물건을 판매한 B사 측도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 A씨가 증거로 제시한 거래대금 명세서에 합계 금액만 나와 있고, 부품비와 공임이 구분돼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자동차 점검·정비 명세서는 부품비와 공임을 각각 표기하도록 법으로 규정돼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관리법 제58조 ‘자동차 관리 사업자 등의 고지 및 관리의 의무’ 6항에 따르면, 업체는 정비 의뢰자에게 국토교통부령으로 제시한 양식(부품비, 공임 구분된 양식)에 맞게 점검·정비 명세서를 발급해야 한다.


한편 <일요시사>는 15일 B사 측에 ▲마진 책정시 시세 고려 여부 ▲소비자가 구매할 수 없는 제품임에도 “저렴한 제품으로 구매해 오면 교체해 주겠다”고 제안한 데 대한 입장 등을 묻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다.

이날 B사 대표는 “저희는 이 건에 대해 답변하지 않겠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정직하게 일하겠다’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B사는 경기 남부에 본점을 두고 있고, 올해 들어 서울에도 지점을 내는 등, 영역을 확장 중인 타이어 전문 업체로 확인된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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