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창립 회원이자 6대 회장을 역임한 한장상 고문이 자신의 골프 인생을 담은 책을 펴냈다. 한 고문은 지난 13일 성남 KPGA 사옥서 열린 <한장상, 한국 골프의 전설> 출판 기념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한 고문은 “골프를 시작한 지 70년이다. 지금은 골프가 활성화된 운동이지만 당시엔 먹고 살기 위함이었다. 얼마나 고생했는지 다 말할 수 없다”며 “혼자 울기도 하고 대회 때마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때 고생과 눈물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 고문은 한국인 1호 프로골퍼인 고 연덕춘 프로의 수제자다. 1950년 서울컨트리클럽서 캐디로 일하며 골프와 처음 연을 맺었다. 1960년 KPGA 선수권대회서 첫 우승하고, 1972년 한국오픈 4년 연속 정상을 포함해 7승을 거뒀다.
1972년엔 일본 타이틀 대회인 ‘일본 오픈’서 당시 일본 골프계 최고 스타인 오자키 마사시를 한 타 차로 꺾고 우승했다. 이듬해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 한국인 최초로 출전했다.
불모지서 선수 된 스토리
정·재계 인사 일화 소개
한 고문은 “일본 오픈서 정상에 오르면 천운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려운 시점서 우승했다”며 “다시 한번 살아나는 기분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한 고문은 저서를 통해 고 박정희 전 대통령,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한 고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그린 위에서 항상 퍼트를 딱 한 번만 했다. 퍼팅하기 위해 고개를 숙이는 것이 국가 원수로서 품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박 전 대통령은 홀이 끝날 때마다 박종규 경호실장에게 ‘나라에 무슨 일 없나’라고 꼭 물어보더라”며 “이 회장은 정말 골프를 잘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저자인 박노승 골프 칼럼니스트는 “한 고문의 선수 시절 프로 골퍼는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에 비해 사회적 신분이 훨씬 낮았다.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프로 선수가 된 스토리나 당시 골퍼들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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