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물러난 자리는 내가?”

2009.02.03 10:39:08 호수 0호

이재오 중대 결심설 추적

‘왕의 남자’ 이재오 전 한나라당의 의원이 3월초 귀국할 예정이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는 여전히 갑론을박 중이다. ‘시기상조론’과 ‘컨트롤 타워 역할론’이 대치하고 있는 것. 이상득계에서는 친박계와의 갈등을 우려해 귀국에 난색을 표하는 반면, 이재오계 인사들은 ‘조기 귀국’을 통해 위기에 봉착한 이명박 정부를 구해야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최근 이 전 의원에 대한 얘기는 정치권에서 쏙 들어갔다. 오히려 정치1번지 여의도와는 괴리감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이는 정부의 1·19 개각과 맞물린 듯하다. 박영준 전 대통령실 기획조정비서관이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전면배치되는가 하면, 이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핵심요직에 내정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렇지만 ‘이재오 입각설’은 설로만 진행됐을 뿐 이 전 의원을 위한 자리는 전혀 없다는 말까지 회자됐다. 여기에다 이명박-이상득 의원의 투톱체제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개각 당시 이재오계를 배려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수장인 이 전 의원의 입지가 좁아졌고, 귀국 후에도 ‘탈여의도 정치’를 할 수도 있다는 게 한나라당 한 관계자의 설명.

이 때문일까. 향후 이재오계에서 ‘중대결심’을 할 수도 있다는 말이 적잖게 나돌고 있다. 계보 내에서는 박희태 대표가 4월 재보선 출마 쪽으로 가닥이 잡힘에 따라 ‘당대표직’을 사퇴할 경우 그 틈을 노려 당 장악에 나선다는 고도의 계산을 한 듯하다. 과거와 같은 입지를 구축하지 못하면 ‘자멸’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 이른바 ‘반전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것.

실제 이 전 의원의 복귀설이 현실화됨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여의도 정치에 복귀해야 한다. 때문에 ‘박희태 대표 사퇴’가 현실화되면 조기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직을 노려보겠다는 복안이다. 이재오계의 입지 회복과 함께 ‘여당 대표 이재오’로 만들겠다는 게 주된 목적인 셈이다.

이로 인해 이 의원과 이 전 의원간의 해묵은 갈등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권력 사유화 55인 파동’에서 그랬듯이 이들은 같은 노선을 달릴 수가 없다는 게 일각의 중론이다. 다만 같은 노선을 달리기 위해서는 이상득-이재오 중 한 사람은 무릎을 꿇어야 된다는 것.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 의원이 2인자로 군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전 의원이 무릎을 꿇어야 되지만 그의 성향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재오계에서는 스스로 일어나기 위해 당대표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박 대표가 당대표직을 사퇴한다 하더라도 친박계라는 또 하나의 산이 버티고 있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친박계 내에서는 김무성 의원 등이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결국 이 전 의원이 여의도 정치에 복귀하려고 해도 어떤 형태로든 친박-친이 대결은 불가피하다. 그런 점에서 이 전 의원은 여전히 여권의 ‘핵뇌관’인 셈이다. 그 핵뇌관이 어떤 위력을 가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폭발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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