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인사 “차기 대권 향한 물밑활동 활발히 진행 중”
‘엔빅스팀’ 모임 갖기도 … 조직관리 차원?

친박계 인사들의 물밑활동이 심상치 않다. 차기 대권플랜을 성사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박근혜 전 대표 캠프에서 활동했던 이른바 ‘엔빅스팀’ 인사와 친박계 인사들 간의 만남이 잦아지고 있는 것. 게다가 친박 인사 간의 ‘번개팅’이 종종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같은 움직임은 박 전 대표의 차기 대권플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말로 이어져 현재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다. 특히 박 전 대표의 4월·10월 재보선 결과에 따라 ‘마이웨이’ 행보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극비 대선팀 준비설’로까지 확대 해석하는 분위기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패배한 요인 중 하나는 바로 대권팀을 늦게 가동시켰기 때문이다. 차기 대권에서 승리를 하려면 하루 빨리 대권팀을 가동할 필요가 있다. 대략 4월·10월에 대선팀을 가동시켜야 되지 않겠는가.”

친박계 한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박 전 대표의 패배요인과 향후 행보에 대한 견해를 이렇게 귀띔한 바 있다.
박 전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 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 ‘동반자’의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 이상, 언제든지 마이웨이 행보를 취해 차기 대권을 노리겠다는 판단에서다.

대권향한 물밑활동 분주
‘마이웨이’ 행보 전초전?

이 관계자가 대선팀 가동 시기를 4월·10월 등 구체적으로 짚은 것은 재보선이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 기간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재보선에서 패배한다면 친박계는 마이웨이 행보를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

또 경북 경주지역에서 친이계 정종복 전 의원과 친박계 정수성 예비역 대장간의 공천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친박계 인사들이 또 다시 공천에서 배제될 시 당에 대한 불만이 고조될 소지가 있다. 이럴 경우 박 전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는 더더욱 짙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때문일까. 물밑활동을 벌이고 있는 친박 인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표면적으로는 고요하지만 속내는 정치권의 ‘핵뇌관’으로 작용할 소지가 곳곳에서 감지될 정도로 강하다.

사실 박 전 대표는 극도로 정치모임 결성을 꺼려왔다. 친박 인사들이 정치적 모임을 만들려고 하면 박 전 대표가 단호히 ‘NO’를 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기도 했다.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제스처였다.

이로 인해 친박계 인사들은 개인적으로 물밑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조직관리에 여념이 없을 뿐 아니라 친박 인사들 간의 회동도 잦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친박계 한 인사는 “박 전 대표가 차기 유력 대권주자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 만큼 대권을 향한 물밑활동을 활발히 전개할 수밖에 없다”며 “친이계에서 박 전 대표의 물밑활동조차 비방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박 전 대표가 깨끗하게 승복한 것처럼 친이계에서도 이를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움직임은 종착역인 2012년 12월19일이 임박해올수록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번 실패한 만큼 기필코 차기 대권을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친박 인사들의 물밑활동은 어떤 형태로 전개되고 있을까. 친박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주로 지난 대선에서 박 전 대표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활용하고 있다. 계보 의원의 ‘번개팅’도 자주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친박계 핵심인사인 유승민· 유정복 의원이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서로 번갈아가며 조직 관리를 하고 있는 것. 그 대상도 정해졌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함께 일했던 이른바 ‘엔빅스팀’과 친목도모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는 게 친박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엔빅스팀 해체 ‘NO’
모종의 행동 취하나

비록 정형화되지는 않았지만, 야인으로 돌아간 이들의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 잦은 만남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친박계 인사인 K·H·H 의원 등도 지난달 중순 부산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밖에 또 다른 인사들도 소회의실에서 자주 번개팅을 한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이들의 움직임은 향후 거사를 치르기 위한 ‘전초전’으로 보기에 무리가 없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한때 친박계로 활동했던 정치권 한 관계자는 “재보선 이후 마이웨이 행보를 취한 뒤 대권 행보를 가속화할 수 있다”며 “엔빅스팀 등 당시 박 전 대표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의 조직력은 가장 강력했고, 쉽게 와해될 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떤 식으로든 이들이 박 전 대표를 위해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며 “조직관리를 통해 대선 행보를 취하는 모종의 행동을 행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박 전 대표 측의 물밑활동의 주임무 중 하나가 ‘조직관리’라는 얘기다.

사실 여권 내에서 박 전 대표의 위치는 특별하다. 비주류이면서도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라는 것. 차기 대권플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를 위해 친박계 인사들은 조직관리를 통해 지난 대선에서 활약했던 ‘엔빅스팀’을 껴안을 수밖에 없다. 또 친박계 핵심인사들은 물밑활동을 통해 박 전 대표의 향후 행보 등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졌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대권팀 가동으로 확대
“시기조율만 남았다?”

친박계 인사들의 이 같은 물밑활동으로 인해 갖가지 추측과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미 극비리에 ‘대권팀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설이 이중 하나다. 차기 대권 유력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박 전 대표를 ‘가장 강력한 대권후보’로 만들겠다는 복안인 것이다.

사실 ‘극비 대권팀 준비설’에 대한 얘기는 일부에서만 나오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대권팀 가동 여부는 아직 장담하기 이르다. 아무래도 친박계에서 대권팀을 만들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은 데다 박 전 대표의 의사가 중요변수이기 때문.

따라서 대권팀 가동 여부는 상당히 유동적이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4월, 10월을 유력하게 보고 있으나 재보선 결과에 따라 대권팀을 가동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4월·10월이 아닌 그 이후에 결성될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얘기다.

‘대권팀’ 가동문제는 박 전 대표 측근들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엔빅스팀 등이 주도적으로 움직여야지 이들의 동의나 지원이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친박 인사들이 주도적으로 조직관리를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친박 인사들의 주도하에 이뤄지는 친목도모 자리라고는 하지만, 그 안에서 박 전 대표의 향후 행보와 이들의 역할론에 대한 모든 얘기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시기를 조율한 다음, 이들을 중심으로 ‘대권팀’을 가동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현 상황에서 차기 유력 대권주자는 단연 박 전 대표다. 각종 설문조사에서 차기 대권후보로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더욱이 물밑활동을 벌이고 있는 친박계 인사들의 움직임은 상당한 ‘파괴력’을 지닌 상태다. 물론 이 같은 움직임이 향후 ‘대권팀’ 가동으로까지 이어질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