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군불 때기…‘6인회’ 움직임이 수상하다

2009.01.20 09:47:22 호수 0호


6인회 멤버 정치인 ‘입각설’ 솔솔…친이계 내분 심각
제 갈길 가는 6인회 ‘밀리기 전에 굳히기 작전 돌입’
‘측근이 필요하다’ 김석기·류우익·김석기 하마평

여권 내부에서 개각 ‘군불 때기’가 한창이다. “정치인 3~4명을 입각시켜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의원도 있다. 그러나 개각에 대한 윤곽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 때문에 여권 내부 분위기는 사분오열 상태다. 언제 당에 핵폭풍이 몰아칠지 모른다는 것. 여기에다 친이계 내부 갈등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개각에 대한 각종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는 ‘개각 군불 때기’ 진원지로 ‘6인회 멤버’를 지목하기도 한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실세들인 6인회 멤버들. 이들이 개각 군불 때기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홍준표 원내대표는 법무부 장관, 경찰청장으로는 김석기 서울청장, 이재오 전 의원은 정무장관, 정의화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 이 같은 하마평이 6인회 멤버들을 중심으로 흘러나오는 것 같다.”

6인회 멤버 관계 ‘냉랭’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여권 한 관계자는 당 내부에서 나도는 ‘하마평’의 진원지는 6인회라고 아주 조심스럽게 지목했다. 여권 핵심실세들이 6인회 멤버들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을 필두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박희태 대표, 이재오 전 최고위원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한때 이 대통령과 함께 대선캠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6인회’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가고 있음에도 서로를 견제하는 양상이 역력하다. 이런 까닭에 비방전도 만만치 않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 개각 군불 때기가 성행한 데에는 6인회 멤버였던 이상득-이재오 간의 내부 갈등이 한몫 했다는 반응이다. 지난 4월 총선 공천 당시 친이 직계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 의원의 퇴진을 요구하며 ‘55인 항명 파동’을 일으켜 이 전 최고위원과 이 의원 간의 갈등을 부추겨 왔다.


한때 우군으로 분류됐던 이 전 최고위원이 4월 총선 패배 등으로 인해 이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이상득 대군정치’가 부활하면서 이들 간의 갈등은 표면화됐다. 여기에 이 전 최고위원의 귀국에 반대했던 이도 이 의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간의 관계는 여전히 냉랭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6인회 멤버들은 청와대의 개각 의사와는 상관없이 서로 극과 극인 위치에서 ‘공격’과 ‘방어’ 태세를 취하고 있다. 개각을 통해 주도권 장악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 이 의원과 대통령 최측근인 최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실세로 불리고 있고, 박 대표 역시 당 대표로서 이 대통령의 의중을 간파하며 이명박 정부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반면, 이 전 최고위원은 ‘대군’으로 정좌하고 있는 이 의원에게 철저하게 밀렸지만 나름대로 정치 복귀를 위해 개각 군불 때기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공성진 최고위원이 ‘이재오 복귀설’을 설파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정치권의 반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6인회 멤버 출신 인사들은 개각 군불 때기를 통해 ‘권력 2인자’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으로까지 비쳐진다. 더구나 이들은 정면승부보다는 우회작전을 써 피해가려는 움직임이다. 이들이 전면에 나설 경우 여론의 뭇매를 맞을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이를 피해가기 위한 전략이다.

이 때문에 이 의원과 최 위원장 등은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또 측근들을 ‘전진배치’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개각 군불 때기에 나섰다는 게 여권 인사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TK·비TK 대립 중
권력 2인자 전쟁 모드

실제 어청수 경찰청장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는 김석기 서울청장이다. 김 청장은 경북 영일 출신으로 이 의원의 고향 후배다. 또 최 위원장의 대구 대륜고 후배로서 이명박 정부의 보이지 않은 핵심인사들과 연줄이 닿아 있다는 점에서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또 김성호 국정원장을 이을 인사로는 최 위원장,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경북 영주), 김경한 법무부장관(경북 안동),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경북 상주)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은 모두 대구 경북(TK) 출신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TK지역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의 힘이 대단하다. 일부 인사들은 이미 박 전 대표쪽을 기울어지고 있다”며 “입각 등에 야심이 있는 사람들만 이 의원과 최 위원장의 라인에 서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6인회 멤버였던 이 전 최고위원의 행보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들의 움직임을 대략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밀리면 안 된다’는 굳은 의지로 맞불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재오계 인사들이 이 전 최고위원의 거취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실제 공 최고위원은 “(이재오 역할론에 대해) 금년 한 해가 매우 중요한 한 해이기 때문에 이 정권의 성공에 책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전면에서 무슨 역할이든 맡아서 열심히 해야 된다. 금년이 이명박 정부로서는 중요한 해일 수밖에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재오 전 최고위원뿐만 아니라 지난 수년간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성공을 위해서 애쓴 사람들이 이제 전면에서 힘을 합해야 할 때가 왔다”고 이 전 최고위원이 입각을 해야 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또 여권 내부에서는 정무장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 정무라인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난여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정치권과 청와대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이 최적의 카드라는 게 일각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친이재오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재오 정무장관 입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태다.

이밖에 6인회 멤버였던 박 대표는 ‘정치인 입각설’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를 드러내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 부는 정치인 입각설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개각 군불 때기’에 나선 것.

실제 박 대표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인사는 대통령의 판단이 기본이고, 처음이자 끝이기 때문에 누가 감 놔라 배 놔라 하긴 어렵다. 당이 (인사 문제에) 너무 깊숙이, 강하게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전제하면서도 “‘명백하게 이런 방향이 좋고, 명백하게 이런 사람이 (내각에) 들어가면 좋겠다’는 것을 함구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설 이후 개각단행
누구 손 들어주지?

이처럼 6인회 멤버들은 ‘개각 군불 때기’에 한창이다. 이 의원과 최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핵심실세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를 취하고 있고, 이 전 의원은 복귀를 위한 개각의 목소리를 측근들이 내고 있는 상태다. 박 대표도 정치인 입각설을 내걸며 적잖은 입김을 불어넣으려는 모양새다.

설 이후 개각을 앞두고 여권 내에서 개각 군불 때기가 시작되는 것은 6인회 멤버들 간의 권력다툼일 뿐 아니라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개각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 대통령이 모든 결정을 하고 있어, 개각에 대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청와대 한 관계자의 말처럼 정치권은 이 대통령의 결정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다. 


6인회란?
6인회는 일명 ‘자문그룹’이다. 중진·원로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필두로 이상득 의원, 박희태 대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 이재오 전 의원 등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와의 갈등 해소 작업에도 나섰고 선거전략 수립, 외부인사 영입 등 굵직한 일들을 도맡았다. 여기에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대선 출마 등 각종 악재가 연일 터져 나올 때마다 의원들과 관계자들을 만나 동요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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