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게이트’ 핵심 5인방 과거와 현재

2008.12.09 10:04:21 호수 0호


검찰 사정 칼날이 매섭게 몰아치면서 참여정부의 보이지 않는 실세들의 목줄을 죄고 있다. ‘세종게이트’, ‘박연차게이트’를 넘어 ‘참여정부게이트’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인사들이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참여정부 게이트 핵심 5인방으로 불리는 노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 씨,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 정화삼 씨, 정대근 전 농협회장,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간의 얽히고 설킨 비리 의혹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때 참여정부의 숨은 후원자로 손꼽혔던 ‘참여정부게이트 핵심5인방’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봤다.

“정화삼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 아니다.”, “박연차 회장은 믿지 않는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들을 중심으로 쏟아져 나오는 말이다. 반면 노건평 씨에 대해서는 “별일 없기를 바란다”며 애써 선을 긋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노 전 대통령 측은 ‘숨은 후원자’로 불렸던 이들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있고, 세종증권 비리 의혹에 연루되면서부터 형 노씨와의 관계에도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숨은 후원자’로 불렸던 이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할 경우 노 전 대통령의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 꼬리를 자르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다 친노세력들이 궁극적으로 독자세력화를 노리고 있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한때는 잘나갔는데

참여정부의 ‘숨은 후원자’로 활동했던 이른바 핵심 5인방의 과거를 놓고 볼 때는 여간 불만스러운 게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간에는 ‘노무현-노건평’ 갈등을 비롯해 참여정부 숨은 실세들 간의 갈등설이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참여정부 숨은 후원자로 불리는 핵심 5인방의 과거 모습은 어떠했을까. 홍기옥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은 하나같이 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텁다.

노 전 대통령의 둘째형 노씨는 ‘봉하대군’이라는 별칭이 있다. 고향마을 이름이 붙은 별칭이다. 이는 참여정부시절 노씨의 위세가 어떠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노씨는 동생이 대통령이 된 이후 각종 이권과 인사 개입 논란을 빚어왔다. 지난 2003년 거제도 한려해상국립공원 안의 주택·상가를 소유, 부근의 땅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곽진업 전 국세청장 차장을 차기 국세청장감으로 거론하는 발언을 해 인사개입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것.
또 같은 해 9월 노씨는 고(故)남상국 대우건설 사장으로부터 사장직을 연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았다. 비록 3달 뒤 돌려주기는 했지만, 이 때문에 서울지검에 불구속 기소됐다. 여기에다 당시 재판을 받기 위해 창원지방법원에 출두하면서 법관 전용출입문을 이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화삼 씨도 노 전 대통령과 두터운 친분관계를 유지해왔다. ‘숨은 후원자 3인방’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정씨는 노 전 대통령보다 1살 어리지만 부산상고 53회 동창으로 고교시절부터 둘도 없는 단짝으로 지내왔다.

이를 입증하듯 2000년 민주당 후보로 부산 강서구에서 출마했을 당시 유세를 적극적으로 도왔고, 대통령 후보 경선 때도 노 후보를 돕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텁다는 점을 과시하기보다는 항상 몸을 낮추고 다녔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평가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내몰렸을 당시 정씨를 가장 먼저 찾아가 자신의 속내를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그런 그가 언론을 통해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 7월이다. 충북 청주의 ‘나이트클럽 향응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함께 술자리를 참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측근비리 특검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박연차 회장도 ‘숨은 후원자 3인방’ 중 하나다. 부산·경남에서 재력가로 손꼽히는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과 노씨와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일례로 노 전 대통령이 13대 총선에 출마할 당시 박 회장은 노씨로부터 “동생 선거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탁을 받고 노씨 소유 경남 김해시 한림면 토지 9만 평을 사기도 했다. 이때부터 이들의 끈끈한 관계가 세간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후 막강한 재력을 바탕으로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 역할을 했고, 안희정 최고위원에게 7억원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박 회장은 지난 2007년 봉하마을 사저 땅을 자신이 임원으로 있는 회사와 대표이사 명의로 소유한 사실이 밝혀져 노씨와 노 전 대통령과 두터운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케 했다.

오히려 노씨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인물도 있다. 정대근 전 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비록 ‘숨은 후원자 3인방’은 아니지만 노씨와 두터운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날벼락 신세로 전락

정 전 회장은 1975년 삼랑진 농협조합에서 24년간 근무하면서 노씨와 친분을 쌓았고 전화통화도 서슴없이 할 정도였다.

반면, 홍기옥 사장은 세종증권 인수를 통해 정화삼 씨의 동생 정광용 씨를 통해 정 전 회장과 노씨와 친분을 쌓아왔을 정도일 뿐 두터운 친분까지는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권력의 1인자로 불리던 ‘봉하대군’ 노씨와 연관되어 있는 인사들은 하루아침에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노 전 대통령의 든든한 후원자로 지내왔지만, 현재는 ‘측근이 아니다’라는 냉대를 받으며 더없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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