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들의 명의로 제2금융권으로부터 10억여원을 대출받은 등 이들을 이용해 25억여원을 갈취한 폭력배 일당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지난달 18일 노숙자 80여명을 아파트 숙소에 나눠 감금한 뒤 이들 명의로 사업자등록증을 개설해 제2금융권으로부터 10억원 상당을 대출받는 등 총 25억여원을 갈취한 조직폭력배 총책 남모(37)씨 등 6명을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남씨 등은 서울역에서 노숙을 하던 여모(46)씨에게 ‘돈을 벌게 해 주겠다’며 김포 사우동의 한 아파트에 유인, 감금한 뒤 여씨 명의로 뉴체어맨을 구입하는 등 80여명의 노숙자와 장애인들을 감금, 폭행한 뒤 25억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다. 남씨 일당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노숙자와 장애인을 유인해 폭행한 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알아냈다.
이들을 이용해 돈을 갈취한 방법도 여러 가지다. 그중 하나는 이들에게 위생교육을 시킨 뒤 음식점 사업자등록증을 내 이를 신용카드 할인 업자에게 1인당 500만원에서 3000만원을 받고 팔아 2억7000만원을 챙긴 것.
이들은 또 신용카드 할인 업자들의 허위 카드 매출로 피해자들의 신용등급이 높아지자 이를 근거로 제2금융권에서 이들의 명의로 10억원을 대출받았다. 또 이들의 명의로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만든 뒤 다른 사람에게 판매해 돈을 남기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노숙자를 감금해 금융권에서 불법대출을 받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수사 끝에 이들의 주거지인 김포시 사우동과 인천 불로동 아파트에서 일당을 붙잡아 사업자등록증 83장과 고급 승용차 4대, 휴대전화 20대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