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이 실시되면서 서울 장안동의 여종원업이 자살하는 등 성매매를 둘러싼 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여기에 기존 장안동 업주들이 다시 ‘상인회’를 결정하는 등 집단행동을 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의 ‘섹스 테라피’를 다시 조명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엿보이고 있다. 이는 정상적인 치료를 하는 데 있어서 섹스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 네티즌은 이것이 국내에서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의 섹스 테라피와 국내에의 도입 가능성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일단 겉으로만 봐서는 ‘섹스 테라피랑 성매매랑 무슨 차이가 있냐’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미국에서 섹스 테라피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그 역사도 짧지 않다. 또한 나름대로의 철저한 도덕적, 윤리적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의사의 지도 하에서 행해진다는 것이다.
이른바 ‘섹스 테라피’는 본래 ‘섹스 대행업’에서 분류되어져 나온 또 다른 말이다. 일반 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테라피’라는 치료학적 개념의 의미를 사용한 것.
그렇다면 과연 섹스 대행업, 혹은 섹스 대행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인터넷 오픈 백과사전에 나오고 있는 ‘섹스 대행자’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자.
‘섹스 대행자(sex surrogate)’는 ‘섹스 요법(Sex Therapy)팀’의 일원으로서 의뢰인에게 친밀한 육체적(일반적으로 성적인) 관계를 제공하는 사람이다. 이 직종은 마스터스와 존슨 부부가 1970년에 공동 저술해 발표한 ‘인간의 성적 무능(Human sexual inadequacy)’에서 도입됐다. ‘성치료사’를 동원한 섹스요법은 논란의 대상이며 성치료사는 매춘부와 비교되어 왔다.
위키피디아의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섹스 테라피는 성매매와는 명확히 다르게 섹스를 통해서 일종의 ‘치료’를 하는 개념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섹스 테라피스트가 무조건 섹스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치 몸에 병이 있다고 무조건 수술을 하지 않는 것처럼 ‘필요하다면’ 섹스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섹스 테라피스트는 그에 합당한 돈을 지불받는다는 점에선 ‘과연 성매매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타인을 위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받는다는 점에선 또한 일반적인 노동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렇다면 섹스 테라피를 통해 과연 어떤 것을 치료한다는 얘기일까. 이는 다수의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조루, 혹은 발기부전이 가장 큰 대상이다. 정상적인 섹스 행위 시 남성은 이런 조루와 발기부전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또다시 조루와 발기부전으로 악순환을 거듭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데이트에서의 대화 요령에 대해 무지한 남성들, 그리고 여성을 사귀는 것 자체에 대한 공포와 수치를 가지고 있는 경우, 불감증은 물론 구강성교를 위한 다양한 스킬을 연마하는 것에도 이런 섹스 테라피스트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한다.
현재 미국에선 이런 섹스 테라피스트들이 특정한 협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국제 전문 대행자 협회(International Professional Surrogates Association)’는 이런 각종 섹스 테라피를 알선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대행업자들이 미국 전역에 퍼져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캘리포니아와 샌프란시스코에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 대행업자는 정부로부터의 공식적인 인증이 없다. 따라서 자신들이 보다 엄격한 기준에 의해 협회와 자신들의 사업을 이끌어가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 결국 그들은 스스로가 엄격한 도덕기준 및 치료의 기준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직접적인 섹스 테라피를 하기 위해선 환자와 섹스 대행업자는 공히 에이즈 및 기타 성병에 대한 감염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을 해야 한다. 또 피임에 관해서도 각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때문에 협회는 매년 대행자들이 지켜야할 직업윤리까지 발표하고 있다.
문제는 정말 이런 섹스 테라피는 효과가 있는 것일까 하는 점이다. 게다가 그 정당성을 과연 가지고 있는가도 문제시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섹스 테라피에 대해 의문을 눈길을 보내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들은 섹스 테라피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조루 또는 발기부전 대상으로 섹스 테라피스트 투입
‘대가 받는 점에서 성매매와 차별없다’ 논란 가속화
“운전을 배우기 위해 자동차의 역사를 배운다고 되겠나. 중요한 것은 실제 자동차를 운전해야 한다는 점이다. 섹스에 대해 특정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심각한 성기능 장애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그저 책상 위에서 이야기만 하는 것 가지고는 불가능하다. 설사 그것이 심리적인 문제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섹스는 심리적인 곳이 곧바로 육체적인 것과 연결이 되기 때문에 심리적인 문제라도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육체적인 연습과 교정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섹스 대행, 혹은 섹스 테라피가 국내에서도 가능할까. 어떤 네티즌들은 국내의 법적 성매매에 대한 정의를 통해 ‘가능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윤락행위에 대한 정의 자체가 ‘불특정인으로부터 금전 및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수수 또는 약속을 하거나 기타 영리의 목적으로 성행위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보면 ‘불특정인’이 아니면 성매매로 처벌을 할 수가 없다란 얘기다.
일례로 현지처나 스폰서 등 불특정 다수가 아닌 오랜 관계의 지인이라면 불법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는 치료의 개념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의사의 상담을 받고 그에 따라 합당한 의학적 프로세스를 거치면 그 역시 ‘불특정 다수’가 아니게 된다는 얘기다. 이들은 따라서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성매매’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작 현실적으로 이렇게 국내에서 섹스 테라피가 가능한 일일까. 이에 대해선 네티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아이디 ‘Groat’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사실 성적인 문제를 안고 산다는 것은 상당히 고통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섹스로 얻을 수 있는 쾌락의 문제가 아니다. 남자로서의 문제, 자존심에 관련된 문제다. 내가 작아져 보이고 세상에서 ‘제대로 된 구실’을 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비뇨기과에 가도 사실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는 힘들다. 기껏해야 ‘자신감을 가져라’ 등의 현실적으로 적응하기 힘든 이야기들만 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것을 해결하는 수술이라도 있으면 받고 싶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또 “물론 비뇨기과에서 제시하는 수술들이 있지만 사실 그 사람들의 돈벌이일 뿐 근원적인 해결은 안 되지 않는가. 그런 점에서 그런 섹스 치료사들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뭔가 실전에서 직접적으로 문제점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이디 ‘ILUV’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의학적인 문제에 대해선 전혀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런 식의 성관계를 합법화하게 되면 부가적으로 생길 수 있는 후유증이 너무 많고 그것을 제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어 “최악의 상황에서 겉으로만 의료 행위를 한다고 하고 성매매를 알선하는 일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는가. 거기다가 무자격 의료 행위자들이 프리랜서로 의료행위를 한다고 하면서 마치 보도실장처럼 아가씨들을 공급하면 또 어쩔 것인가.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물론 현재까지 섹스 테라피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행동은 없다. 하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런 논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과연 이런 것들이 수면 위로 떠오를지, 또는 보다 구체적인 입법행위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