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20대 배관공의 비애 스토리시

2008.11.11 13:55:05 호수 0호

"아줌마가 무서워요"

“배관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다급하게 호출해서 가면 아무 일도 없어요. 그럴 때면 호출한 아줌마가 당황해 할 법도 한데 아무렇지도 않게 ‘총각 오니까 갑자기 잘되네, 거참 희안해’라며 웃어 버리죠. 그렇게 보내주면 다행인데 그때부터가 진짜 악몽의 시작이에요.”
김씨가 이상 없음을 확인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면 집주인은 다른 곳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그를 붙들어 놓는다.  그러나 한두 번 들여다본 뒤에도 이상한 점은 확인되지 않는다. 원래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쯤 되면 아줌마는 본색을 드러낸다.



“‘혼자 밥 먹기 쓸쓸한데 같이 밥 먹자’고 안 놔줘요. 밥을 먹었다고 해도 막무가내죠. 재차 거부하면 술이나 한 잔 하자고 안 놔줘요. ‘내가 어떻게 하는 것도 아닌데 남의 호의를 무시해서 기분 나쁘다. 아파트쪽에 좋은 얘기 안 하면 총각한테 좋지 않을텐데, 좋은 게 좋은 것 아니겠냐’며 협박하고 으름장을 놔요.”
김씨는 이쯤 되면 어쩔 수 없이 술 대신 밥을 택한다. 문제는 아줌마의 거침없는 유혹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밥을 먹으면서 반주를 하자고 하죠. 일 하는 중이라서 안 된다고 하면 끝나고 따로 만나자고 안달이에요. 집으로 올라오면 더 좋다고 대놓고 유혹해요. 결혼도 안 했지만 ‘아내가 알면 혼난다’고 농담 식으로 웃으며 넘기려하면 남편 하는 일을 아내가 어찌 알겠냐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쳐요.”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고 가까스로 도망쳐 나오지만 안심할 순 없다. 언제 또 ‘고장’을 핑계로 긴급호출을 할지 몰라서다.
얼마 전에는 더욱 더 황당한 일을 당했다. ‘배관 이상’이란 호출을 받고 간 어느 집.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중년여성이 현관 앞에 대기 중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옷차림이 가관이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끈으로 된 베이지색 실크 속옷에 가디건을 살짝 걸친 모습이었다. 뭇 남성을 맞이하기에는 아찔한 차림이었다. 그녀는 5분도 안 돼 가디건을 벗어 놨다. 브래지어의 흔적은 없었다. 그리고는 집 안 곳곳을 가리키며 여기저기가 고장 났다는 신호를 보냈다. 김씨 눈에는 모두 멀쩡해 보였다.

이곳저곳 김씨를 따라 다니던 그녀. 실크 속옷 사이로 가슴골을 훤히 들여다보이게 허리를 깊게 숙였다. 그리고는 노골적으로 김씨에게 몸을 부볐다. 김씨의 등줄기에 땀이 솟았다. 그렇게 몇 분이나 흘렀을까. 극적으로 울린 전화벨 소리에 김씨는 탈출할 수 있었다.
그는 “그때 전화벨 소리가 안 울렸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셨다.
“그날 그 집을 빠져나와 같이 일하는 나이 많은 아저씨들에게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털어놨죠. 아저씨들이 ‘○○동에 혼자 사는 아줌마 조심해라. 또 혼자 사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유부녀인 경우도 많으니 딴 생각도 말고 항상 몸 사려라’하고 주의를 주더군요.”

그는 “젊은 남자들이 자기보다 훨씬 나이 많은 아줌마들에게 당해 우는 내용의 영화 많이 봤었는데 실제로도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이런 일이 계속되면 일을 관둬야 할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박씨는 3개월 만에 찾은 지명녀를 통해 특정 지역의 안마 업계 근황을 들었다고 한다. 손님들 발걸음이 대폭 줄어드는 바람에 아가씨들도 짐을 많이 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을 때려치운 것은 아닌 것 같단다. 특정 지역 몇 군데를 제외하곤 단속이 없기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대부분 옮겨갔다는 것이다.
그래도 단속의 매서운 한파가 지나면 다시금 복귀할 것이 가능성이 매우 높단다. 특정 지역이 안마의 메카로 불리는 탓에 돈벌이가 가장 괜찮다는 이유에서다. 추운 겨울은 언젠가 지나고 따사로운 봄이 올 것이라는 얘기다. 결과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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