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박기태(31·가명)씨는 최근 색다른 경험을 했다. 속칭 ‘골뱅이’라고 불리는 술에 취한 여성과 뜨거운 하룻밤을 보낸 것. 지난 10월29일 밤늦게 회사 동료와 술을 마시던 박씨는 우연히 공원 벤치에 앉아있는 한 여성을 목격했다. 평소 여색을 밝히던 그는 호기심이 발동해 곧바로 벤치로 접근했다.
“내가 모텔비 낼께”
처음에는 여성의 얼굴을 보고 놀랐다. 얼굴이 온통 상처 투성이었다. 반창고로 도배된 얼굴은 보기에도 섬뜩했다. 게다가 여성은 커다란 곰 인형을 연신 두들기며 혼자서 중얼거렸다. 얼핏 보면 정신 나간 여성으로 오해할 만큼 여성의 상태는 나빴다.
너무 굶주렸을까. 박씨는 ‘이런 기회가 언제 오겠냐’란 생각으로 그 여성에게 “저기…왜 혼자 여기 있어요”라며 말을 붙였다. 곰 인형을 계속 가격하던 여성은 잠시 박씨를 쳐다보더니 다시 혼자 무슨 말을 중얼거렸다.
이에 박씨는 “술이나 한잔 할래요”라며 작업을 시작했다. 다시 그를 바라보던 여성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속으로 쾌재를 부른 박씨는 주머니를 뒤졌다. 아뿔싸. 가진 돈은 고작 1만2천원. 월말이라 카드도 한도를 초과했다. 박씨는 일단 술부터 한잔 하자며 가까운 호프집으로 여성을 유인했다. 그는 술을 마시면서도 ‘카섹스를 할까’, ‘아니면 친구 녀석에게 전화해 돈을 좀 부쳐달라고 말할까’ 등 이런저런 생각에 휩싸였다.
말없이 술만 마시던 여성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제 그만 나가죠.” 이후 행동을 결정하지 못한 박씨는 하는 수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때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 “모텔비 없죠? 제가 낼께요. 가요.”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 박씨의 얼굴에는 희색이 감돌았다. 결국 두 사람은 근처 ○○○ 모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여성과 만남, 그리고 MT행
낯선 남녀의 무감각하고 무분별한 행동 사회적 지탄
교감이 필요했던 박씨는 여성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건넸다. 몇 살인지, 어디 사는지, 뭘 하는지 등 궁금했던 질문을 하나 둘 던졌다. 그 여성은 36살의 쌍둥이 엄마. 술집 근처에 살고 있는 여성은 남편과 한바탕 부부싸움을 한 뒤 홧김에 소주를 들이켰단다. 대화가 오가면서 분위기는 한층 화기애애해졌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사람은 옷을 벗어던졌다. 박씨는 다시 한 번 놀랐다. 실망스런 외모와 달리 몸매는 탐스러웠다. 가슴은 풍만했고 허리는 잘록했다. 살구같은 엉덩이는 혀로 적시고 싶을 만큼 볼륨감이 있었다. 박씨는 샤워도 포기한 채 곧바로 합궁에 들어갔다.
2주 동안 여색을 멀리했던 까닭에 그의 몸짓은 한 마리 숫사자 같이 힘이 넘쳤다.
10분쯤 지났을까. 절정에 다다른 두 사람은 몸을 포갰다. 하지만 쌍둥이 엄마의 욕정은 쉽게 식지 않았다. 박씨에게 다시 합궁을 요구한 것.
박씨 또한 오래 굶은 탓에 흔쾌히 응했고 두 사람은 그렇게 3차례나 장작에 불을 지폈다. 어느덧 아침에 밝았고 박씨는 부랴부랴 옷을 챙겨 모텔을 빠져나왔다.
박씨는 “처음으로 길거리 여성과 원나잇스탠드를 해본 것”이라며 “한 번 성공해보니 다른 여성과도 쉽게 성관계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속칭 골뱅이가 나이트나 클럽에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까운 곳에도 꽤 많은 듯하다”며 앞으로도 계속 ‘골뱅이’ 사냥을 즐기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사실 해마다 ‘가볍고 짧은’ 만남이 늘어나고 있다. ‘골뱅이’로 불리는 여성들은 하루 유흥을 위해 낯선 남성과 쉽게 살을 섞고 있다.
나이트와 각종 클럽은 ‘골뱅이’ 여성들로 넘쳐나고 남성들은 ‘짜릿한’ 탈선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길거리에서도 마음만 맞으면 원나잇스탠드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남녀의 무분별한 하룻밤 ‘만리장성’에 대해 성전문가 김창환씨는 “요즘 남녀는 성관계를 너무 가볍게 치부하는 경향이 짙다. 가벼운 만남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 잦아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성병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이 알려진 나이트나 클럽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남녀의 즉석 섹스가 성행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며 낯선 남녀의 무감각하고 무분별한 행동을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