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터지는 주한미군 성폭행 범죄가 또 발생했다. 이번엔 3명의 한국여성이 피해를 당했다. 주한 미군 K병장(23)은 지난 6월 한국여성을 상대로 성폭행을 저질렀다. 그러나 증거부족으로 4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단서를 잡지 못한 채 죄가 묻히는 듯했다. 완전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한 K병장은 홍대클럽 인근에서 또 다시 한 명의 여성을 성폭행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한 명의 여성도 성폭행하려 했지만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K병장은 이 범행으로 묻혔던 범행마저 드러나 결국 구속됐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주한미군의 끊이지 않는 범죄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욕정으로 날아간 ‘완전범죄의 꿈’
지난 6월, 경기 동두천에서 성폭행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21세의 A씨. 가해자는 주한미군이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6월14일 새벽 4시경. 집으로 가던 A씨는 괴한의 손에 의해 1백 미터 떨어진 인근 주차장으로 끌려갔다.갑작스런 일에 놀란 A씨는 빠져나가려 노력했지만 괴한은 반항하지 못하도록 머리와 뺨을 수차례 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A씨가 기절상태에 이르자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 범행 후에 괴한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막기 위해 휴대폰까지 빼앗아갔다.
깜깜한 새벽 변을 당한 A씨는 정신이 돌아올 때까지 괴한의 얼굴과 인상착의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곧 A씨는 정신을 수습했고 가까스로 범인의 모습을 기억해 인근 양주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의 몸속에 남아있는 범인의 정액에서 DNA 유전자 샘플을 채취해 범인색출에 총력을 기했다. 그러나 유전자 샘플만으로 범인을 잡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피해여성이 범인에 대한 인상착의를 정확히 기억해내지 못하는 것과 목격자가 없다는 것도 범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결국 4개월여가 지나도록 범인에 대한 단서를 잡지 못했다. 사건은 범인의 완전범죄로 막을 내리려 하고 있었다.
그러다 경찰은 뜻밖의 사건에서 범인을 잡을 실마리를 찾았다.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주한미군이 한국여성을 상대로 저지른 강간과 강간미수사건 2건이 신고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였다.
동두천사건이 벌어진 이후 한 미군 병사가 서울 홍대 부근 클럽에서 만난 여성 두 명을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 한 명을 성폭행하고 다른 한 명은 성폭행을 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다.
지난 6월 동두천에서 한국여성 성폭행한 미군 뒤늦게 덜미
2명의 여성 성폭행하거나 미수로 그쳐 증거 드러나 쇠고랑
당시 범인은 출동한 미군 헌병대에 의해 현장에서 구금됐다. 범인은 주한미군 K병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범행행태와 범인의 인상착의 등으로 미뤄 동두천에서 성폭행을 저지른 미군과 동일인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미군 측으로부터 수사 협조를 받았다. 그리고 K병장의 타액에서 DNA유전자 샘플을 확보해 동두천 성폭행 범인의 그것과 대조를 했고 같은 인물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자칫하면 미궁에 빠져 억울한 피해자를 낳을 뻔했던 사건이 피해여성의 신속한 신고와 수사당국 간의 긴밀한 협조로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는 지난 21일 주한미군 K병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주한미군들의 파렴치한 범죄는 잊을 만하면 터져 나와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해마다 미군범죄는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긴 하나 죄질이 날로 흉포화되고 있어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
특히 한국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심심찮게 벌어지곤 한다. 지난해에는 60대의 할머니를 상대로 세 차례나 성폭행을 저지른 미군의 행각이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주한미군 제로니모 라미레즈는 지난해 1월 새벽, 서울 마포구 동교동 주택가 골목에서 일을 하러 나가던 청소부 할머니(67)를 붙잡아 때리고 성폭행했다.
약 40분 동안 주택가 골목과 주차장, 건물 안 등으로 할머니를 끌고 다니며 세 차례나 성폭행을 저지른 제로니모는 인근에서 순찰을 돌던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검거됐다. 검거 당시 제로니모는 만취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지난해 4월에는 또 미군이 여경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미군 두 명은 여자화장실에 들어간 여경을 본 뒤 따라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성폭행을 하려고 했으나 경비원의 목격으로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목격자까지 있는 명백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SOFA(한미 주둔군 지위협정)규정에 따라 석방된 것이 밝혀져 또 한 번 국민들을 분노하게 했다.SOFA에 따르면 한국경찰은 주한미군이 살인과 죄질이 나쁜 강간 등 누가 봐도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에만 현행범으로 체포해 구속 사유가 발생하면 구금 상태로 수사를 계속할 수 있다. 그러나 ‘죄질이 나쁜 강간’이라는 등의 모호한 규정으로 인해 미국의 동의가 없다면 신병을 넘겨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모호한 법 규정과 미국 눈치 보기 바쁜 국내 수사기관 사이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스스럼이 없는 미군들. 대책마련이 시급한 때다.
‘여장’하고 ‘장모’ 성폭행 하려다…
가발 쓰고 화장까지 하고 몹쓸 행각
여장을 한 채 장모를 상대로 성폭행을 벌이려다 미수에 그친 범인이 붙잡혔다. 충북 청주 상당경찰서는 지난 20일, 여성 가발에 브래지어까지 입고 6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여장남자’가 다름 아닌 사위 A씨(50)였다고 밝히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15일 밤 11시 경 청주시의 가정집 2층에 여성 가발에 립스틱을 바른 뒤 치마와 브래지어까지 입고 침입해 잠을 자고 있던 자신의 장모(64)를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달아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이 건물 3층에 살고 있는 A씨는 10여 년 전부터 사실혼 관계에 있는 부인이 식당 운영을 위해 집을 나간 사이 이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또 사건 직후 장모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전해 듣고도 태연히 생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주변 인물에 대한 수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A씨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지난 19일 집을 수색, 가발과 브래지어 등을 압수한 뒤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