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진보 잠룡들의 한가위 플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9.28 09:27:30
  • 호수 12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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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용꿈인데…동상이몽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한가위 연휴가 다가왔다. 잠룡에게 한가위 연휴는 정국을 구상하거나, 민심에 귀를 기울이는 소중한 시간이다. <일요시사>는 경쟁력과 수에서 야권을 압도하고 있는 진보 진영 잠룡들의 한가위 구상을 살펴봤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고성준 기자

진보 잠룡들의 전성시대다. 5∼6명의 해당 진영 잠룡들이 복수의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인재난에 허덕이는 보수 진영과는 상반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대선주자 선호도 1, 2위를 다투며 타 후보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밖에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순위권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역시 유의미한 지지율로 선두권을 맹추격 중이다. 

이낙연
리더십 증명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더불어 여권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 중 한 명이다. 복수의 여론조사서 이 지사와 엎치락뒤치락 1위 자리를 다툰다. 이 대표는 지난 8·29 전당대회에서 총 득표율 60.77%의 압도적 지지로 민주당의 신임 당대표가 됐다(김부겸 전 의원 21.37%, 박주민 의원 17.85%).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단어는 지난 전당대회를 관통하는 키워드였다.

이 대표는 강점과 약점이 뚜렷한 대권주자다. 높은 인지도와 호감도는 이 대표가 가진 강력한 무기다. 문재인정부 초대 국무총리 시절 능수능란한 상황 대처 능력을 보여줘 지금의 지위를 얻는 데 성공했다. 또한 2년7개월간 최장수 총리로 재임하며 안정적인 국정운영 능력을 증명해내 ‘차기 대통령감’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국무총리 재임 기간 문재인 대통령과 긴밀한 신뢰 관계를 쌓았다는 점에서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호감을 얻고 있다. 지난 전당대회서 권리당원으로부터 63.73%라는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일이 그 증거다. 


약점 또한 분명하다. 당내 자기 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이 대표를 따라다니는 꼬리표 중 하나다. 즉 ‘이낙연계’가 여의도에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4년 7월 전남도지사로 당선된 이후 이 대표는 그간 여의도 중앙 정치서 멀어져 있었다.

이 때문에 20대 국회서 이낙연계로 통하는 국회의원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 대표와 가까웠던 강창일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오영훈, 이 대표와 같은 동교동계인 설훈, 이 대표의 고향인 전남 영광이 지역구인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정도였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은 후보들이 대거 여의도에 입성하는 등 외연확장의 움직임은 있으나, 그들을 이낙연계라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낙연 VS 이재명 미묘한 신경전
추미애 아들 수사, 추석 후 발표

이낙연계를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느냐가 이 대표에게 주어진 숙제다. 당대표 재임 기간 리더십을 증명해내야 한다. 마침 여야는 지난 22일 밤 정부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합의했다. 이 대표 취임 이후 첫 예산안 처리다. 이로써 추석 전 집행을 약속한 정부여당은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낙연 리더십’이 민주당에 연착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이 대표가 호남 출신이라는 점은 또 다른 약점이다. ‘호남 후보 필패론’은 정치권의 오랜 공식이다. 역대 호남 출신 대통령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DJ 역시 충청의 맹주인 자유민주연합 김종필 총재와 DJP연합을 결성한 후에야 대권을 쥘 수 있었다. 호남 출신 대권주자에게는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역사적으로 검증된 것이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 대표는 지난 18일 당 국민통합특별위원장에 김부겸 전 의원을 임명했다. 민주당 내 대표적인 영남 맹주인 김 전 의원을 끌어안았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호남을 아우를 수 있는 대표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 대표는 이 지사와 지지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목동 예술인회관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서 이 대표는 이 지사의 장단점,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묻는 질문에 “(이 지사의 장단점에 대해) 그렇게 깊게 연구하지 않았다”며 의미심장한 반응을 보였다.

이 지사의 존재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법원으로부터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받고 ‘사법 족쇄’가 풀린 이 지사는 대선주자 선호도서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당정청이 2차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하겠다고 하자, 이 지사는 보편적 지급을 요구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이재명
화폐전쟁 승리

현재 이 지사는 ‘화폐전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하 조세연)은 이 지사의 대표적인 정책인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의 효과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보고서를 냈다. 지역화폐가 경제활성화 없이 손실만 키운다는 취지의 보고서였다.

지역화폐의 실효성에 대한 논의에 불이 붙는 순간이었다. 조세연이 국무총리 산하 연구원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거셌다. 

이 지사는 참지 않았다. 화폐전쟁의 발발이다. 조세연을 근거 없이 정부정책을 때리는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이재명의 정책이라는 이유로 근거 없이 비방하는 것이 과연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온당한 태도인지 묻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조세연이 ‘이재명 흔들기’를 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민의힘도 이 지사 비판에 합세했다. 한국개발연구원 출신의 경제통 윤희숙 의원은 “자기 지역서만 쓰라고 벽을 치는 것이니 각 지역 내 소비를 증진하는 효과도 줄고, 경계를 넘나드는 소비지출이 다른 소비지출로 이어져 인접 지역 경제에 모두 도움이 되는 경로를 막아버린다”고 공격했다.

장제원 의원도 이 지사를 가리켜 “체통을 좀 지켜달라. 희대의 분노조절 장애 도지사”라며 “상대의 과한 표현에 더 과하게 돌려줘야만 직성이 풀리는 건 소인배의 모습이지 군자의 모습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지사는 자신을 비판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희대의 사기집단’이라고 공격한 바 있다. 이 지사는 공개 토론을 제안하는 등 야권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중이다.

추미애
방어 총력전


이 지사는 화폐전쟁서 물러설 수 없다. 지역화폐 사업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대표 정책이다. 정치인 이재명은 성남시장직을 수행하며 시작한 청년수당(국민배당 혹은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사업으로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즉 지역화폐 사업은 이 지사의 ‘아이덴티티’다.

이 지사는 추석을 앞두고 경기 살리기 차원서 지역화폐 사용자에게 25%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실효성 논란에 대한 정면 돌파다. 해당 결정 이후 지역화폐 발급신청 건수와 사용 금액이 2배 안팎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단 추석 이후에도 이 같은 효과가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검찰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 수사가 추석 이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검찰은 추 장관의 아들 서모씨를 소환해 조사했으며, 이후 서씨의 사무실과 집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 수사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조만간 결과가 나올 전망이지만, 추석 전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법조계 안팎서 들려온다.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조사, 추가 고발 건 처리 등 검찰이 확인해야 하는 부분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서씨는 휴가 연장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 카투사에 입대한 그는 무릎 통증으로 2017년 6월5일부터 14일까지 1차 병가를 내 병원서 수술을 받았다. 이후 같은 달 15일부터 23일까지 2차 병가를 냈고, 이 기간 실밥을 풀었다. 이어 서씨는 24일부터 27일까지 병가 대신 휴가를 냈다.

국민의힘은 서씨의 휴가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추 장관을 지난 1월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다. 당시 서씨도 근무이탈 등 혐의로 함께 고발했다. 이후 시민단체인 행동하는자유시민은 정치자금법 위반, 사기 혐의로 추 장관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극한 정쟁으로 번질 수 있다. 여야는 서씨의 휴가 과정에 추 장관의 압력이 있었는지를 두고 대립 중이다. 국민의힘은 추 장관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고, 민주당은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회 대정부질문과 서욱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는 ‘추미애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야권은 추 장관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변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빨리 (추 장관) 본인 신상을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많은 국민이 물러나라고 하는 장관은 좀 자르라”고 문재인 대통령을 압박했다.

심상정
선명성 부각

국민의힘은 특임검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법무부 장관 가족을 향한 검찰 수사에 공정성이 보장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9개월째 수사를 끌어온 서울동부지검이 추 장관 측에 불리한 증거에는 눈을 감고 있다”며 특임검사 임명을 재차 요구했다.

민주당은 야권이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추 장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의심한다. 검찰 개혁 방해다. 김용민 의원은 “국민의힘은 대표적 특권세력이자 권력집단인 검찰에 대한 개혁을 방해하고 있다”며 “검찰을 개혁하려고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티끌 하나라도 찾아내서 공격하려 하고, 없으면 억지를 부려서라도 정치적으로 타격을 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 ⓒ고성준 기자

검찰 개혁 중 핵심인 공위공직자비리수사처 출범은 지난 7월15일 법정시한을 넘겼다. 여야의 지난한 협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칫 추 장관이 낙마한다면 야권과의 힘 대결에서 밀릴 수 있다고 민주당 진영은 진단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는 당의 간판이다. 지난 대선서 득표율 6.17%라는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대선을 전후로 당 지지율도 덩달아 상승했다. 한때 당 지지율이 10%를 넘기기도 했다. 지지율 10%는 당 내부서 설정한 1차 목표 중 하나다.

차가운 추석 민심은?
직후 친문 적통 뜨나

그러나 이후 당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9월 조국 사태가 정국을 뜨겁게 달궜을 당시 심 전 대표는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겠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데스노트’(정의당이 반대하는 문재인정부 고위공직자 인사들이 연이어 낙마하자 만들어진 말)에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곧바로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 당을 상징하는 인사들이 탈당했다. 

이는 21대 총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의석 수로만 따지면 지난 20대 국회와 별 차이가 없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한때 20석을 꿈꿨던 정의당 입장에서는 부진한 성적이었다. 지역구 의원은 오히려 지난 20대 국회 때보다 줄었다. 정의당 지역구 후보 중 심 전 대표만이 생환에 성공했다.

정의당은 총선 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국 사태 때와는 달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추 장관 아들 논란을 외면하지 말고 자체 조사 등을 통해 의혹에 대해 소명하라는 식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심 전 대표는 지난 15일 임기 내 마지막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서 “개혁을 거부한 보수 야당과 개혁을 무너뜨린 여당의 합작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모두를 부끄럽게 만들었지만, 거대양당의 반성문은 아직 본 적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 친문 적통으로 분류되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민주당의 다크호스다. 여권 잠룡 중 유일하게 친문 적통으로 분류된다. 문 대통령이 당선됐던 지난 2017년 대선서 김 지사는 인수위원회 역할을 할 국정기획자문위원(기획분과)으로 활동했다. 당시 김 지사가 몸담았던 기획분과는 해당 위원회서 정책 총괄을 맡는 등 중추적인 자리였다.

그는 ‘사법 족쇄’에 묶여있다. 드루킹 사건으로 불리는 ‘댓글 조작 사건’을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2심 선고를 앞두고 김 지사에게 징역 총 6년의 실형을 구형한 상태다.

특검은 “원심 공판서 피고인(김 지사)이 2017년 대통령 선거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법적 여론조사 행위에 관여하고 선거 공정성을 해친 과정이 명확하게 드러났으며, 국민의 정치적 결정을 왜곡하는 중대한 위법 행위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2심 선고는 오는 11월6일에 열린다.

김경수
사법 족쇄 풀기

재판 결과에 따라 김 지사의 정치적 미래가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사법 족쇄를 풀어내는 데 성공, 이낙연 대표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김 지사 역시 사법 족쇄를 풀어낸다면, 민주당 대권구도는 삼각구도로 재정립될 공산이 크다. 2심 선고 전임에도 불구하고 부산 지역 친문을 중심으로 ‘김경수 대권 플랜’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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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