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백운비의 천기누설 - 코로나와 국운 대예측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9.28 09:41:41
  • 호수 12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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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좋지 않지만 최악은 아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백 원장에게 코로나19 사태 추이와 국운에 대해 물었다.
 

▲ 일요시사와 대담 갖는 백운비 원장

올해는 코로나19가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추가 확진자 추이가 안정세에 돌입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른 경기침체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날고 기어도 
꽉막힌 형국”

백 원장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좋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쭉 이어질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모든 생명체에는 운의 흐름이란 것이 있다. 운이 나쁠 땐 방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도 “코로나 백신이 내년에 보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 전염이 점점 잦아들다 2022년에 종식될 것으로 관측했다.

빌 게이츠는 지난 15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서 “내년 여름까지 전 세계에 백신이 공급될 것”이라며 “60% 수준의 백신 접종으로도 기하급수적인 질병의 확산을 거의 막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내년은 우리가 (코로나 환자) 숫자를 기하급수적으로 줄이는 해가 될 것이며, 2022년에는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뉴스 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빌 게이츠가 아내 멜린다와 세운 민간자선단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지난 3월 화이자를 포함한 다수 기업과 코로나 백신 개발에 협력할 것을 선언했다. 또 대형 제약회사 화이자와 존슨앤드존슨 등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빌 게이츠는 “미국서 10월 말까지 사용 승인을 신청할 백신은 없을 것 같다”고 일축했다. 

재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으로 선거 전 백신이 졸속 승인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모든 것이 완벽하게 진행된다는 가정 하에 10월 말까지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백신은 화이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적절한 대응 없이는 올해 가을 이후로 다시 사망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빌 게이츠는 “북반구의 가을에 대해 비관적”이라며 “우리가 개입하지 않는다면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서 사망률이 봄과 같은 수준으로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미국서도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20만명에 육박하면서 대응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최소 3년은 지나야 안정세 돌입”
“버티고 기다리는 것만이 해결책”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미국의 비참한 실패”라는 극단적 평가가 나왔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코로나19로 숨진 미국인이 20만명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나오자, 전문가들은 세계 최강국 미국의 방역 실패를 지적하면서 “불명예스럽다”고 자조했다. 미국은 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가 전 세계서 가장 많다.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코로나19 사망자가 미국서만 약 38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백 원장과 빌게이츠는 궤를 같이한다. 이 둘은 코로나19로 인한 여파가 금방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운이 좋지가 않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 등의 모습을 보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베 전 총리는 건강상의 문제로 사임했고, 영국서도 왕자와 왕자비가 직책을 내려놓았다. 동서양 할 것 없이 각 나라의 대표자들이 불안한 행보를 보인다”고 말했다. 
 

▲ 지금은 코로나 시대 ⓒ고성준 기자

푸틴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 개헌안 국민투표가 가결되면서 2036년까지 종신 집권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통제하지 못하고 경제가 나빠졌다는 이유로 지난 5월 초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인 59%까지 하락했다.

러시아 내 코로나19 상황은 좋지 않다. 누적 확진자 수는 21일 기준 94만2106명, 사망자는 1만6099명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4000여명씩 늘고 있다. 확진자 수가 세계 4의 규모다.

푸틴은 지난 20년 임기 동안의 경제적 실패를 만회해야만 한다. 지난해 7월 기준 러시아 내 절대빈곤 인구는 전 국민의 14.3%를 차지했다. 지난해 8월 수도 모스크바에선 반정부 시위가 대대적으로 일기도 했다. 게다가 코로나19 셧다운으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년 전보다 10% 줄었다.

푸틴이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2024년까지 빈곤율을 6.6%까지 낮추겠다”고 했으나 현 추세로 보면 이를 달성할 확률은 극히 낮다.

일본서도 7년9개월간 지속된 아베 장기집권이 막을 내리게 됐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16일 지병 악화 등을 이유로 사임했다. 아베의 지병은 궤양성 대장염 재발로 밝혀졌다. 궤양성 대장염은 장에 원인 미상의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엇갈리고…
충돌하고…

올해 초 독립을 선언한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올봄부터 왕실 직책을 공식적으로 내려놓고 평범한 서민의 삶을 살게 됐다. 이들이 왕실 공무를 수행한 대가로 받았던 각종 재정지원 역시 중단됐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지난 1월 성명을 통해 해리 왕자 부부의 향후 거취 등에 관한 왕실 내 합의사항에 대해 밝혔다고 BBC방송 등 영국 언론이 전했다. 성명에 따르면 해리 왕자 부부는 왕실의 공식 구성원으로서 부여받은 ‘전하’의 호칭 등과 각종 작위를 더는 사용하지 않게 됐다. 


백 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병명으로 비유하면 3기 암 환자의 상태로 계속 유지된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4기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현재 상황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어 “좋지 않은 국운이 짧게 보면 2022년까지, 길게 보면 2025년까지 유지될 공산이 크다. 이 상황을 타파하고 싶어도 뾰족한 방법이 없다. 사람들은 자신의 운도 알아야 하고 나라의 운도 알아야 한다. 국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어야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한 주 만에 큰 변동을 이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논란과 관련해 그동안 유보적 입장을 보였던 진보 진영이 재결집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의 피감기관 공사 수주 의혹이 수도권 부동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9월 넷째 주 정례조사서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41.7%) 대비 4.8%p 오른 46.5%다.
 

▲ ⓒpixabay

부정 평가는 전주(52.4%)에 50% 선을 돌파했지만, 1주 만에 다시 40%대로 내려온 49.9%로 조사됐다.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의 격차는 전주 10.7%p서 3.4%p로 좁혀졌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지난 23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서 “추 장관 논란에 대해 실망 혹은 관망하던 진보 진영이 다시 결집한 모양새”라며 “추 장관 의혹에 ‘결정적인 한 방’이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김 소장은 “울과 경기·인천의 부동층이 움직였다”며 “부동산 정책 논란과 추 장관 논란서 관망하던 사람들이 박 의원 의혹으로 보수 진영에 실망하면서 문 대통령측에 결집했다”고 분석했다.


“좋지 않은 운
합치? 무리다”

백 원장은 “지금 상황서 협치를 바라는 건 큰 무리다. 서로 엇갈리고 충돌하는 상황이다. 운이 좋으면 서로 상생하고 힘을 합치지만 운이 나쁘면 서로에게 상극이고 파괴되는 것이다. 좋지 않은 운이 계속 들어오는데 합치를 바라는 것은 큰 무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현재 상태로만 보면 계열이 다른 부류끼리 부딪쳐 상극이 된다. 2021년부터는 자기들끼리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가정불화, 당내 갈등이 있을 수 있다. 당내서 서로 찢고 찢기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파벌이 심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그게 참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블루’를 앓거나 느끼는 이들이 전 세대에 걸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우울증 환자가 4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3일 이용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이 보건복지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대 우울증 환자는 2016년 6만5104명, 2017년 7만7433명, 2018년 9만9764명, 2019년 12만142명, 올해 4월 현재 7만458명 등으로 4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전 연령대를 포함한 우울증 환자 수는 2016년 64만3137명에서 지난해 79만8427명, 올해 4월 현재 50만349명으로 집계됐다.

이 의원은 “최근 5년간 우울증 환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고 지난 4월까지만도 50만명이 넘어서 ‘코로나 블루’를 실감케 한다”고 진단했다. 지난 4월 20대 우울증 환자는 7만4058명으로 30대(6만2917명)보다 17.7% 많았다. 40대(6만8000여명)보다는 8.9% 많았다.

국내 연령별 인구수(4월 기준)가 20대 680만명, 30대 700만명, 40대 84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20대 우울증 환자 분포가 더 높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20대 우울증 환자 수는 2018년을 기점으로 30대를 앞질렀고 지난해에는 40대를 넘어섰다.

이 의원은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청년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며 “가뜩이나 학업, 취업 등 사회 구조적 문제로 힘든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스트레스가 더 커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블루’로 인한 우울증 상담과 치료가 제때 이뤄지도록 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제 ‘심리 방역’에 대한 범사회적 접근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파벌 심해질 것으로 보여 걱정”
“대한민국 구세주는 아직 숨어있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 노년층이 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가운데 정신질환을 앓는 노인들이 10년 새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노인 우울증 관련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황장애를 앓는 60세 이상 노인은 2010년 7495명서 2019년 3만9284명으로 5.2배 늘었다. 우울 관련 질환을 겪는 노인 역시 2010년 19만5648명에서 2019년 30만9749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노인 인구 증가보다 확연히 빠른 속도다.

최근 6년 내 인구분포를 보여주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는 2014년 914만여명서 2019년 1179만여명으로 1.28배 늘었다. 또한 정신질환 환자의 증가 폭은 90세 이상 초고령 노인층서 두드러졌다. 초고령 공황장애 환자는 2010년 22명에서 2019년 319명으로 14배 넘게 폭증했고, 우울 관련 질환자도 1188명에서 4657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강 의원은 “노인을 65세 이상의 동질성을 지닌 집단으로만 전제하는 정부의 기존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초고령층서의 정신질환 폭증에 대해서는 “생애주기별 관점서 노인 세대의 특성을 세분화한 섬세한 복지정책으로 이들에게 ‘더 나은 노년’을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고성준 기자

백 원장도 “세상과 단절된 사람이 많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우울증 환자, 정신질환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큰 사회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또 “마음의 병으로 인해 환자가 늘어나는 것과 더불어 비상식적인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날 수도 있다.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백 원장은 “스스로 나를 파괴하고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아무리 날고 기어도 갇힌 형국에선 벗어날 수가 없다. 혼동하고 착각하고 혼돈에 빠져있는 상황이 지금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둑을 둘 때 한 수를 착각해서 두면 한판의 승패가 바뀌듯이 지금 우리는 크게 착각 하고 있다. 시행착오가 많은 해라고 볼 수 있다. ‘지낸 뒤에 후회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상황이 벌어지고 난 후 미련을 못 버린다. 나는 잘 한다고 하는데 스스로 무너진다. 쉽게 풀이하면 일이 안 풀릴 때 남 탓, 환경 탓을 더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누가 대통령 
됐어도 같다”

아울러 “보편적으로 ‘운이 나쁘면 철부지다. 운이 좋으면 철이 들었다’라는 표현을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철부지인 상태다. 운의 흐름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며 “국가가 편해야 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 지금 국운이 좋지 않아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누가 대통령이 됐어도 똑같을 것이다. 한국을 구원해 줄 구세주는 아직 숨어있는 상태다. 미디어에 나오는 눈에 띄는 사람들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5가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불혹이 되지 않은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 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역학에 대한 그에 학문적 깊이를 알 수 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그는 역학을 만나기 전 사법을 전공하는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을 통해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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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