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발’ 윤석열 제거 플랜

그냥 나갈래? 끌려 나갈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다음달 25일이면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한 지 1년이다. 불과 1년 사이에 윤 총장에 대한 평가는 크게 바뀌었다. 임기 반환점도 돌지 않은 상황서 이미 ‘식물총장’으로 전락했다는 말도 나온다. 윤 총장은 법에 보장된 2년 임기를 채울 수 있을까?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6월17일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서울지방검찰청장이던 윤석열 검찰총장을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했다. 문 대통령의 인사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환영’ 입장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이하 통합당)은 ‘코드 인사’라는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당시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윤 후보자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각종 권력형 비리와 부정부패 수사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며 “부당한 외압에도 흔들림 없이 원칙을 지킴으로써 검찰 내부는 물론 국민적 신망도 얻었다”고 치켜세웠다. 

처음에는
환영하더니…

반면 당시 통합당 민경욱 대변인은 “문재인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윤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랐고, 이후 야권 인사들을 향한 강압적인 수사와 압수수색 등으로 자신이 ‘문재인 사람’임을 몸소 보여줬다”며 “그러던 그가 이제 검찰총장의 옷으로 갈아입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성은 날 샌 지 오래다. 청와대는 하명을 했고 검찰은 이에 맞춰 칼춤을 췄다”며 “이제 얼마나 더 크고 날카로운 칼이 반정부 단체, 반문(반 문재인) 인사들에게 휘둘려 질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실제 윤 총장의 청문회서 저격수를 자처한 통합당 의원들의 공격에, 민주당 의원들은 방어에 나섰다. 통합당이 도덕성을 이유로 윤 총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할 때에도 민주당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야 간 이견으로 윤 총장의 청문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을 43대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다.


지난해 7월25일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을 ‘우리 윤 총장’이라고 칭하며 신임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윤 총장은 권력형 비리에 대해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아주 공정하게 처리해 국민의 희망을 받았는데 그런 자세를 끝까지 지켜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자세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청와대든 정부든 또는 집권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 그래야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국민이 체감하게 되고 권력형 부패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에 대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와 신뢰는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180도 달라졌다. 지난해 8월 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후부터 생기기 시작한 골은 점점 깊어지는 모양새다. 당시 윤 총장과 검찰은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조 전 장관 수사에 뛰어들었다.

한명숙 전 총리 진정 사건 
민주당서 ‘자진사퇴’ 발언

조국 수호와 검찰 개혁을 주장하는 시민들이 서초동으로, 문재인·조국 사퇴를 주장하는 시민들은 광화문으로 집결했다. 이때부터 민주당서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시점도 비슷하다. 조 전 장관에 이어 추미애 장관이 법무부 수장으로 입성하고부터는 검찰 인사를 비롯해 윤 총장 주변부로 압박이 들어갔다. 

윤 총장은 기소권으로 맞섰다. 지난 1월 조 전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 대학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를 전격 기소했고,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13명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소환해 조사했다. 


그러자 21대 총선 과정서 윤 총장을 대하는 민주당과 통합당의 자세가 바뀌었다. 통합당은 ‘윤석열 지키기’에 나섰고 열린민주당 등 범여권에선 ‘윤석열 때리기’로 맞섰다. 순식간에 공수가 바뀐 것이다. 실제 이번 총선서 윤 총장은 그 누구보다 높은 관심을 받았다. ‘조국 이슈’가 불거지면서 자연스럽게 윤 총장이 따라 나온 것.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 전 윤 총장에 대해 “가장 정직하고 나라에 충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을 법대로 집행했다고 생각을 해서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윤 총장이 조국 사태서 ‘법대로 하겠다’고 하니까 윤 총장을 계속해서 공격하는 것이 현 정부의 모습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지난 총선서 범여권으로 분류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당시 후보)는 총선 전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자본시장법 위반과 사문서위조 및 사기죄 공범 혐의로, 윤 총장의 장모 최모씨에 대해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윤 총장의 거취를 두고 논란이 크게 불거지진 않았다. 하지만 총선서 민주당이 국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고 압도적으로 승리하면서 윤 총장의 거취 문제가 수면 위로 확실하게 떠올랐다. 민주당 의원들의 입에서 ‘자진사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수수 사건에 대한 검찰의 위증교사 의혹 감찰 문제를 두고 갈등이 불거지는 과정에서였다.

조국 이후
완전히 돌변

한 전 총리 사건 재판 때 검찰 측 증인으로 법정서 증언했던 A씨는 지난 4월 검찰 수사팀이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는 취지로 법무부에 진정을 냈다. 이 진정 사건을 어디에서 맡을지를 두고 윤 총장과 추 장관의 갈등이 심화됐다. 

추 장관은 해당 진정을 대검 감찰부서 조사하도록 지시했고, 윤 총장은 징계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실에 배당했기 때문이다. 윤 총장이 진정 사건을 대검 감찰부에 배당하면서 사태는 봉합되는 방향으로 갔지만 이 과정서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하루 이틀도 아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각을 세운 지 얼마나 됐느냐. 그런 상황서 행정이 제대로 돌아가겠느냐”며 “적어도 책임 있는 자세를 갖춘 사람이라면, 나라면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총장의) 임기 보장과 상관없이(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이 이렇게 일어나면 물러나는 것이 상책”이라고도 했다. 
 

▲ ‘함구령’ 내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병희 기자

윤 총장 거취에 대해서 민주당 지도부가 언급한 첫 사퇴 요구다. 설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서도 “윤 총장이 정부와 적대적 관계라고까지 하기는 지나치지만 어쨌든 각을 세운 건 만천하가 아는 사실”이라고 비판하면서 “장모 사건 등으로 조금 진중하나 했더니 이렇게 또 장관과 각을 세우는 것은 잘못됐다. 조만간 결판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검 인권부는 조사 권한이 없는데 조사 총괄을 맡기겠다는 것은 상급자인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위반한 월권행위”라며 “윤 총장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어떻게든 (제 식구)봐주기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유튜브 채널 ‘시사발전소’서 “윤 총장은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이라며 “검찰 기득권 지키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윤 총장이 검찰 역사상 가장 최악의 검찰총장이 될 거란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2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서 “누가 묻더라도 윤 총장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마라. 이름도 거명하지 않겠다”며 함구령을 내렸다. 이어 “문제가 있으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차원서 대응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제 겨우
취임 1년

이 대표의 ‘입단속’에도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총장만큼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 자신의 장모 혐의는 물론 검찰 제 식구 감싸기와 야당의 명백한 비리 사건은 수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외서도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더불어시민당의 공동대표를 지낸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윤 총장 세력이나 유착 언론들이 윤 총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마치 라임 사태 등에 연루된 정권이 이를 덮으려고 하는 것인양 연계하며 버텨선 안 된다”며 “윤 총장도 문 대통령을 위해 일한다고 했다면 임명권자의 부담을 덜어드리는 차원서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도 지난 22일 국회 최고위원회서 “이제 권부에 성역이란 없다. 눈 밝은 시민들은 검찰총장을 응시하고 있다”며 “진실과 정의를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을 직시하고 이제 껍질을 벗고 응답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꼼수를 반복하는 양치기 소년 같은 태도를 반복한다면 주권자가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검 인권부장이 인권감독관실과 대검 감찰과를 통솔하듯이 조사를 담당하도록 한 윤 총장의 지시는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어기는 것”이라고 직접 비판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한 전 총리 사건,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결정 등을 이유로 윤 총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추 장관은 지난 24일 공개석상서 윤 총장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냈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경기 과천청사 대회의실서 열린 제57회 법의 날 정부포상 전수식 축사 당시 “(국민으로부터)권한을 위임받은 자가 각종 예규 또는 위임 취지에 반하고 있다”며 “자기 편의적으로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 법 기술을 부리고 있어 대단히 유감”이라고 윤 총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문 거리 두기…추 우회적 비판
국민 여론은 사퇴 반대 우세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제6차 공정사회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추 장관과 윤 총장에게 “지난주 법무부와 검찰서 동시에 인권 수사를 위한 태스크포스가 출범했다”며 “권력기관 스스로 주체가 돼 개혁에 나선 만큼 ‘인권수사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대로 서로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협의회는 민주당서 윤 총장의 사퇴 요구가 제기되던 시점에 이뤄진 터라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이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면서 민주당 이 대표의 ‘함구령’처럼 윤 총장 거취 논란에 대해 거리를 두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문 대통령의 당부에도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지난 26일 추 장관은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당사자로 지목된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에 대한 직접 감찰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섰다. 한 검사장은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26일 국회서 열린 초선의원 혁신포럼에 참석해 “윤 총장이 제 지시를 절반 잘라 먹었다”며 “장관 말을 겸허히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범야권은 범여권의 공세에 ‘윤 총장 지키기’로 맞서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난 22일 윤 총장에 대한 여권 일각의 사퇴 공세와 관련해 야권의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그는 “민주당은 윤 총장에 대한 핍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한 뒤 “양심적인 범야권의 뜻을 모아 윤 총장 탄압금지와 법무부 장관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을 공동 제출하자”고 요구했다.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의 윤 총장 비판 공세에 “제발 좀 쓸데없는 언행을 삼가면 고맙겠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직분을 성실히 수행하려고 애쓰는 검찰총장, 감사원장에 대해 정치권이 지나치게 간섭하고 국회가 딱한 언사를 행사하고 있다”며 “이렇게 해선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권 치고
야권 막고

윤 총장은 여러 공세에도 불구하고 ‘자진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국민여론도 사퇴 반대 쪽으로 살짝 기울어 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22∼23일 양일간 국민 10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4%가 여권이 제기한 윤 총장의 사퇴 주장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한다는 38.9%에 그쳤다.(자세한 내용은 알앤써치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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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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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