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의 꿈‘일장춘몽’으로 막 내렸다!

2008.10.11 14:46:28 호수 0호

로또 1등에 당첨된 행운의 사나이가 당첨금을 모두 탕진한 뒤 용돈마련을 위해 도둑질을 하다 붙잡혔다. 우연히 구입한 로또가 1등에 당첨되면서 14억원의 돈을 거머쥔 20대의 청년은 유흥비 등으로 2년여 만에 당첨금 전부를 날렸다. 통장잔고가 바닥난 뒤에도 예전의 화려한 생활을 잊지 못했고 결국 절도를 저지르게 된 것. 경찰 조사결과 그는 수십번의 전과와 7년간 철창신세를 졌던 경력이 있었다. 로또 1등이라는 행운으로 몇 년 간 교도소를 떠나 살 수 있었던 이 청년은 또 다시 교도소로 돌아갈 운명에 처했다. 로또 대박이 인생쪽박이 된 청년의 사연을 들여다봤다.

로또 당첨 1등이라는 기막힌 행운을 한 순간에 날린 장본인은 경남에 사는 황모(28)씨다.
황씨가 인생 역전의 순간을 맞이한 것은 2005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황씨는 우연한 기회에 복권 한 장을 손에 넣었다. 별 기대 없이 번호를 맞추던 그는 1등에 당첨되는 인생 최대의 대박을 안았다. 당첨금은 자그마치 19억원. 세금을 떼고도 무려 14억원에 가까운 돈이 황씨의 통장으로 들어왔다.

생각지도 못한 거액의 돈이 자신의 것이 되자 황씨는 당첨되기 전 하려고 했던 일을 취소했다. 당첨되기 직전 황씨는 자기 발로 경찰서에 가 자수를 하려고 했었다. 3개월 전 황씨는 마산의 한 PC방에 들어가 종업원을 마구 때리고 2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수배중일 때였다. 경찰의 눈을 피해 살던 황씨는 도피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자수하려고 했던 것.

로또당첨금 도피자금으로
그러나 계획에 없던 거금 14억원을 손에 넣게 되자 180도 마음이 바뀌었다. 당첨금을 도피자금 삼아 호화로운 도망자생활을 하기로 결심한 것.

먼저 그는 1억원이 넘는 BMW 승용차를 구입했다. 그리고 1억여 원을 들여 PC방을 운영하기도 했다. 또 수억원을 들여 호프집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영업 부진으로 금세 문을 닫아야 했다.

가족들에게도 선심을 썼다. 아버지에게 개인택시와 집을 사 주는 데 5억을 썼고 형에게 1억5천만원에 달하는 PC방을 사주기도 했다. 친한 친구들에게도 2천~3천만원 가량의 돈을 쥐어주며 벼락부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나머지 돈은 모두 유흥비와 도박비로 쓰였다. 그는 고급 술집을 돌아다니며 흥청망청 물 쓰듯 돈을 썼다. 또 서울·경기 등지를 돌아다니며 포커 도박판을 찾아 도박을 했고 그곳에서 4억~5억원을 탕진했다. 여자들에게도 아낌없이 돈을 쓰기도 했다.

또 동거녀와 전국의 호텔을 돌아다니며 호화로운 생활을 해 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황씨의 화려한 도피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6년 3월 경찰에 덜미를 잡힌 것.

강도 혐의로 철창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던 황씨는 돈을 이용해 벌금형으로 바꿨던 것으로 드러났다. 변호사비 6천만원을 써 강도혐의를 공갈로 바꿔 벌금 7백만 원을 선고받고 그 해 11월 풀려 난 것.

이렇게 여러 용도로 돈을 쓴 결과 황씨는 로또에 당첨되고 2년도 되지 않아 돈이 바닥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벼락부자에서 알거지로 변한 황씨. 그러나 씀씀이는 변하지 않았다. 사치스런 생활의 추억을 잊지 못하던 황씨는 돈을 벌기 위해 또다시 범죄의 수렁에 빠졌다. 대구의 한 금은방에서 손님을 가장해 금품을 훔치는 절도행각을 벌인 것. 이 행각이 발각되면서 황씨는 지난해 4월 대구지검에서 사기혐의로 구속 기소되어 올 4월 출소하게 된다.

행운아에서 절도범으로
그러나 황씨의 범행행각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소년원에서 알게 된 김씨와 ‘네다바이’(교묘하게 남을 속여 금품을 빼앗는 짓) 수법으로 금품을 털기 시작했다.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부산과 대구, 통영, 진해 등지에서 18차례에 걸쳐 절도행각을 했고 5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그러나 그의 행각은 오래가지 못했고 이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황씨는 전과 25범으로 이미 일곱 번이나 교도소신세를 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 진해경찰서는 지난 달 29일 금은방 등지에서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황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공범 김모(2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황씨는 경찰에서 “그토록 원하던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된 뒤 이렇게 인생을 살 줄 몰랐다. 도박 때문에 큰 돈을 날렸고 생활비가 없어 이렇게 됐다”고 뒤늦은 후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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