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비 상위 30위> ‘듣보잡’ 회사들 어디?

2014.12.15 10:14:54 호수 0호

삼성보다 더 쓴 ‘누구냐 넌’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국내 기업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접대비 규모가 공개됐다. 상위 30개사의 지난 한 해 총 접대비가 907억에 이른다. 국내 기업의 총 접대비 9조원 중 10%를 이들 회사가 지출했다는 얘기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또 있다. 30개사 중 9개사가 제약회사라는 점과 이름도 생소한 기업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황에도 국내 기업들의 접대비 지출이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기업들이 지출한 접대비는 9조원이 넘었다. 국세청이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국내 기업들의 접대비 지출 신고금액은 2008년 7조502억원, 2009년 5조4790억원, 2010년 7조6658억원, 2011년 8조3535억원, 2012년 8조7701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세다. 2013에는 9조원을 넘어섰다.

"불황이 뭐야?"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기업 중 접대비 상위 30개사가 공개됐다. 지난 9일 <재벌닷컴>은 지난해 상장사들의 결산보고서에 기재된 접대비 규모를 분석해 '접대비 규모 상위 30개사'를 발표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906억3700만원을 접대비로 지출, 국세청이 발표한 2013년 국내 기업 접대비 9조원의 10%를 넘어섰다. 

30개사 중 제약업체가 9곳에 달했다. 제약업체의 접대비는 249억4200만원으로 30개사 접대비의 27.5%를 차지했다.

상장사 전체 2위이자 제약업체 1위를 차지한 이연제약은 46억2200만원의 접대비를 지출했다. 이연제약은 복제약 중심의 제약사로 고 유성락 회장 일가가 주식을 나눠 갖고 있다. 지난 8월3일 유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대표는 각자대표였던 박수천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 3분기(2014.01.01∼2014.08.30) 누적 매출액은 843억6300만원, 영업이익은 134억9700만원을 기록했다.
 


멀미약의 대명사 '키미테'로 유명한 명문제약은 33억6700만원을 지출, 전체 11위와 제약업체 2위에 랭크됐다. 비타민제 '레모나'로 성장한 경동제약은 30억100만원으로 전체 12위, 제약업계 3위를 기록했다. 명문제약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69억6100만원, 영업이익은 219억9500만원이며, 경동제약은 1129억6200만원의 매출액과 281억29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어 녹십자(24억4500만원, 전체 19위), 한미약품(24억2800만원, 20위), 안국약품(23억6600만원, 21위), 삼진제약(23억6300만원, 22위), 삼성제약(20억4400만원, 28위) 등이 30위 내 이름을 올렸다. 현대중공업이 접대비 22억8400만원으로 전체 24위에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약업체들의 접대비가 회사 규모에 비해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이번에 문제가 된 제약업계의 리베이트는 재무제표상 기재항목이 별도로 없고, 판촉비와 접대비 등 다양한 명목으로 재무제표에 들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근 117년 최장수를 자랑하는 동화약품은 사상최대 50억 리베이트가 적발되면서 업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 대표는 또 "제약업체들이 비용으로 처리되는 접대비를 한도까지 거의 다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진·경농·청호컴넷·조선내화 '펑펑'
이연제약 등 생소한 제약업체들도 포진

30개사 중에는 상대적으로 이름이 생소해 눈에 띄는 회사들도 있다. 대기업 계열사도 아니면서 당당히(?) 이름을 올린 유진기업, 경농, 청호컴넷, 동아원, 조선내화 등이다.

유진기업은 지난해 접대비 33억9000만원을 지출, 9위를 차지했다. 34억3600만원을 지출한 두산과 33억6700만원을 지출한 농심 사이에 위치했다. 유진기업은 2012년에도 34억8600만원을 접대비로 지출했다.

유진기업은 삼표산업과 레미콘업계를 양분하고 있다. 공장 34곳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서서울공장은 국내 최대 단일 레미콘공장이다. 대표는 유경선 회장. 유 회장은 하이마트 2차 매각 과정에서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과 이면 계약을 맺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유 회장 일가의 유진기업에 대한 지분은 39.96%에 이른다.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415억7800만원, 영업이익은 257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접대비 29억8200만원으로 13위에 오른 경농도 생소하다. 경농은 농약의 제조 및 판매 등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한다.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783억3400만원, 영업이익은 232억3200만원이다. 최대주주는 이병만 경농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동오레저(27.57%)로 그 뒤는 이 회장(21.16%), 이 회장의 아들 용진씨(8.25%), 두 딸인 재연(1.29%)·승연(1.86%)씨가 잇고 있다.

㈜동오레저 또한 용진·재연·승연씨가 지분 100%를 보유 사실상 오너 회사다. 계열사로는 도소매업을 담당하는 글로벌아그로(주)와 농업용기계 및 장비판매를 영위하는 ㈜탑프레쉬, 비료제조를 맡고 있는 ㈜조비와 종자연구 및 생산판매를 하는 동오시드(주) 등이 있다.


금융권에 사무 자동화 기기를 공급하는 청호컴넷은 롯데쇼핑에 이어 15위에 등극했다. 지난해 청호컴넷이 지출한 접대비는 27억2800만원으로 2012년(21억5000만원)에 비해 22가량 급증했다.
 

청호컴넷은 설립자 지대섭 회장의 아들 지창배 대표가 이끌고 있다. ATM(현금자동입출금기), CDP(현금출금기), 공과금수납기 등 금융자동화 기기의 제조 및 공급, 관리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며 계열사로는 ㈜평립, 대청정보시스템(주), ㈜쏘넷, ㈜쏘엔테크가 있으며 중국와 홍콩, 캐나다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 대표가 지분 67.24%를 보유한 ㈜청호엔터프라이스이며,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38억2900만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100억30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17위 동아원은 접대비 25억4500만원을 지출했다. 동아원은 밀가루 제조업체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 집안이 운영하고 있다. 모회사는 한국제분으로 이희상 동아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전 전 대통령의 3남인 재만씨의 장인이다.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은 4929억4400만원, 영업이익은 170억5000만원이다.

룸살롱? 요정?

22억3600만원을 지출하면서 전체 25위로 현대중공업을 바짝 추적하고 있는 조선내화는 제철, 제강, 유리, 시멘트 등 기간재료인 내화물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업체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매출처는 포스코다. 최대주주는 지분 19.32%를 보유한 이인옥 회장. 특이한 점은 부·모·형제·아들·조카·고모·사촌·삼촌·관계자·재단 등 특수관계자가 29명에 이른다는 점이다. 이들은 최소 0.13%에서 최대 17.45%까지 다양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로는 ㈜화인테크, 안산포항특종내화, 무한포항특종내화, ㈜성림로재, 대한소결금속(주), 삼한, 연대분말야금, 대전열병합발전(주), 화순컨트리클럽 등이다. 인도네시아에 PT.IPCR이라는 현지법인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은 6368만8300만원, 영업이익은 445억8500만원에 이른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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