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와 한나라당과의 소통은 물론 당 내부에서도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 간의 소통이 겉돌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박 대표와 홍 원내대표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당의 지휘권을 쥔 이들은 크고 작은 현안마다 이견을 노출하고 있어 당내 권력을 두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자진사퇴를 놓고 이견을 보였던 두 사람은 이번에는 연말 인적쇄신을 놓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당내 의원들 역시 갈팡질팡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나라당 내부 특히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의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자진사퇴를 놓고 이견을 보였던 두 사람이 이번엔 연말 인적 쇄신을 놓고 깊은 감정싸움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9일 현 내각을 ‘누더기’라고 평가하면서 연말에 내각과 전 여권 진용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내각과 당 지도부를 모두 교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현재 박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먼저 불 당긴 홍준표
홍 원내대표는 “내각 전면 개편론은 이미 지난 6월 촛불정국에서 나왔던 얘기”라며 “어차피 연말이 되면 집권 2기 내각과 청와대, 여권 각 분야 권력기관의 인사 재배치가 있어야 한다”고 여권진용 개편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연말에 인재 재배치를 하지 않았을 때 또다시 촛불시위 같은 유사한 사태가 일어나면 정권이 흔들리는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금 인사비서관 혼자서 (인사업무를) 하는 바람에 굉장히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청와대 인사비서관 체계도 강화하고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국민이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당연히 불쾌감을 보일 수밖에 없다. 또한 청와대 역시 공식적인 반응은 없지만 불쾌감을 가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로서도 홍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껄끄러워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현재 당내에 그런 논의가 없고, 지금은 그런 걸 말할 시기도 아니다”며 “연말이면 아직 많이 남았는데 몇 달 뒤의 일을 터뜨려서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홍 원내대표의 주장을 일축했다.
박 대표는 “홍 원내대표에게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내 생각에는 시기가 좀 빠른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감이 든다”며 거듭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현재 홍 원내대표는 자신의 발언을 철회할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홍 원내대표의 발언에 심기가 상당히 불편해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자칫하면 당 대표와 원내대표 간의 권력암투로까지 번질 우려가 농후해졌다. 또한 청와대 역시 공식적인 반응은 없지만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청와대로서도 홍 원내대표의 발언을 껄끄러워하고 있는 셈이다.
박 대표와 홍 원내대표의 갈등이 날로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홍 원내대표 쪽은 “박 대표 쪽과 자주 의견을 주고받으며 잘 지내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박 대표 쪽에선 “홍 원내대표는 개인 의견을 당론처럼 얘기한다”며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어청수 경찰청장 자진사퇴를 놓고도 박 대표가 자진사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반면, 홍 원내대표는 “어 청장의 거취가 이번 사태의 본질이 아니다”며 박 대표의 주장에 전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박희태 불쾌감 표출 노골적
박 대표로서는 홍 원내대표가 사사건건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박희태 체제를 전면 부정하고 나섰기 때문에 불편한 심기는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박 대표 입장에서는 홍 원내대표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한편, 당내 친박계 일부 진영에서는 인적쇄신에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한 중진 의원은 “아직은 시기상조지만 어차피 국정감사 이후에는 인적쇄신문제가 터져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정권 출범 이후 모든 지표들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 그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여러 의견 경로를 통해 인적쇄신 문제를 청와대에 전달하고 있는데 그것을 홍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얘기한 것 같다”며 당 일각에서 인적쇄신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음을 분명하게 언급했다.
이렇듯 홍 원내대표의 발언을 싸고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대체적으로 뜬금없기는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수긍하고 있어 앞으로도 상당한 논란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정기국회 기간뿐만 아니라 정기국회 이후에도 인적 쇄신 논란이 계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