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인들에게 런칭 행사 참석은 일상이 되어 버렸다. 연예인들이 런칭 행사에 참석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거마비를 챙기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거마비는 연예인들에겐 또 다른 돈벌이의 창구다. 최근 소속사 몰래 행사에 참석, 거마비를 챙겨오던 탤런트 A양이 소속사에 들켜 소속사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스타일리스트의 은밀한 제안에 ‘수렁’ 빠져
소속사 몰래 런칭 행사 참석…거마비 챙겨
신인 연예인이 처음 방송에 나오고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면 신선한 얼굴이 자사의 제품을 걸치는 것만으로도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 믿는 각 브랜드 홍보담당자들은 스타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섭외에 혈안이 된다.
거마비 A급 500만원선
대부분 브랜드 런칭 행사 날짜가 잡히면 제일 먼저 그룹 홍보실이나 대행사에 연예인 섭외를 지시한다. 보통 얼마의 예산이 상정되어 있으니 그 급에 맞는 연예인 몇 명 이상을 섭외 하라는 내용.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볼 수 있으면 ‘금상첨화’. 신인 연예인을 섭외 하는 이유다. 지난해 봄부터 드라마에 출연, 얼굴을 조금씩 알리기 시작한 탤런트 A양. 그녀는 인기 상승과 함께 홍보담당자들의 집중 타깃이 되었다.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연예인이 런칭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당연. 사진 노출로 인지도도 올리고, 거마비를 챙겨 수입도 짭짤해 질뿐만 아니라, 반응이 좋아 광고주 눈에 띄면 메인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지난해 겨울 처음으로 모 브랜드 런칭 행사에 참석한 A양은 모든 게 신기했다. 화려한 의상을 입고 포토월에 섰을 때 사진기자들의 후레쉬 세례와 자신의 예쁜 모습이 인터넷을 도배하는 것이 꿈만 같았다.
‘과하면 부족한 만 못하다’고 했던가. A양이 과도한 욕심으로 인해 소속사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였다. 스타일리스트 B양의 은밀한 제안에 넘어가고 만 것. B양이 소속사 모르게 런칭 행사 일거리를 따올 테니 얼굴을 비치고 거마비를 받아 50:50으로 나누자는 제안을 했다.
처음에는 “소속사를 배신하면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지만, 계속된 설득에 넘어가 행사에 참석하게 됐고, 한두번 참석하면서 거마비도 두둑이 챙기고 협찬 물품도 받게 되자 점점 행사에 참석하는 횟수가 늘어갔다. B양은 “자신이 아는 분이 모 제품을 런칭 하는데 친분 때문에 A양이 참석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소속사에는 놀러 가는 것으로 말했다. 하지만 뒤로 거마비를 챙겨 A양과 둘이 나눠 가진 것이었다.
연예관계자들 사이 ‘협찬녀’로 불려
‘고맙다’는 전화 한 통에 ‘만행’ 들통
사실 몇몇 연예인들은 소속사 모르게 스타일리스트나 코디네이터 또는 친한 매니저 사이에서 이런 일을 종종 꾸민다. 모 홍보대행사 L 대리는 “스타일리스트, 코디, 매니저가 얼마를 받기로 하고 소속사에는 액수를 속이거나 말을 안 하는 경우도 있어 문제가 되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런칭 행사에 참석하는 연예인들의 거마비는 급에 따라 200만원, 150만원 식으로 차등 지급되며 A급을 섭외 하는데는 5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한 홍보대행사 직원은 “급은 드라마나 영화를 통한 인지도에 따라 나뉘지만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를 얼마나 갖추고 있는가도 중요한 잣대가 된다”며 “예전에는 그 제품을 증정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현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전했다. A양의 만행(?)이 들통난 것은 한통의 안부 전화 때문이었다. A양은 지난 1월 모 브랜드 런칭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를 진행한 홍보대행사 직원과 A양의 스타일리스트 B양은 몇 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
홍보대행사 직원은 본사에서 책정한 행사 금액이 적어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해 행사비 절감에 들어갔다. B양을 통해 A양을 부르면 소속사를 통해 부르는 것보다 행사비가 많이 세이브 되는 것을 알고 있던 홍보대행사 직원은 B양을 통해 A양을 섭외 했고, 소속사 몰래 이 행사에 참석했던 A양과 B양은 거마비와 함께 협찬 물품도 한 보따리 챙겨갔다. 다음 날 즐거운 마음으로 회사에 출근한 A양과 B양은 소속사 대표 K씨로부터 부름을 받았다.
사장실에 들어온 A양과 B양에게 K씨는 “회사 망신시키고 다닌다”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사정을 알 리가 없는 두 사람은 “왜 그러냐. 무슨 일이냐”며 물었다. 이에 K씨는 두 사람에게 행사가 열린 날 밤 통화한 얘기를 해주었다. K씨는 행사가 열린 날 밤, 런칭 행사를 연 브랜드 대표로부터 “A양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 줘 고맙다”는 전화였다. A양과 B양은 브랜드 대표가 소속사 대표에게 고맙다는 전화를 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던 것이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K씨는 A양과 B양에게 둘 다 필요 없으니 나가라. 런칭 행사에 다니며 거마비 받고 물품 챙겨오니까 좋더냐. 다른 기획사에 가서 그러고 다니며 연예인 생활해라. 왜 이미지에 먹칠하는 것은 생각을 못하냐고 소릴 질렀고, 이에 두 사람은 잘못했다.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싹싹 빌었다.
런칭 행사를 유난히 좋아하는 연예인들로는 모델 출신 여자 연기자 C와 D,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한 연기자 L, 유부녀 탤런트 S, 가수 출신으로 쇼핑몰을 운영중인 K, 늘씬한 각선미로 유명한 H 등이 손꼽힌다.
연예인 ‘협찬’의 달인은?
한 홍보 관계자는 “몇몇 연예인은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아이템을 고르며 까다로운 조건으로 매번 매장 전체를 뒤집어 놓곤 한다. 또 런칭 행사를 통해 첫 협찬 거래를 트면 코디네이터를 통해 계속 매장을 방문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런칭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협찬을 유난히 좋아해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서 ‘협찬녀’로 통하는 A양. A양이 어떻게 이미지 개선을 해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