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남성인권보장위원회(남보원)’에 도전했다.
‘남보원’은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로 남녀가 데이트를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남자들의 불만을 토로해 많은 이들의 공감과 웃음을 끌어내고 있다. 특히 ‘남보원’에 출연 중인 개그맨 박성호씨는 ‘수염과 점, 두루마기’ 등 강 대표를 연상시키는 분장을 하고 나온다.
강 대표를 ‘희화화’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강 대표측은 “‘남보원’이 강 대표의 외모를 패러디한 것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해 본 결과 ‘나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강 대표가 직접 ‘남보원’에 출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지율 정체, 존재감 부재 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코너 중간에 깜짝 출연하거나 방청객 맨 앞자리에 앉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을 따져본 것.
하지만 강 대표의 ‘남보원’은 지난달 25일 민주노동당 원내수련회 뒤풀이 자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난 천하에 여성한테는 약한 사람이여~ 강한 데는 강해도 약한 데는 약한 사람이여~”라고 호소하던 강 대표가 사회자의 ‘뾰로롱 마술봉’ 마술봉이 지나가자 ‘생긋’ 웃은 것.
지난달 30일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창당 10주년 기념식 및 ‘2010승리 문화제’에서도 강 대표는 ‘남보원’을 패러디한 ‘서민인권보장위원회’를 선보였다. 오병윤 사무총장, 최형권 최고위원 등과 ‘남보원’ 출연진과 똑같은 의상으로 무대에 오른 것이다.
빨간 띠를 머리에 두른 최 최고위원은 “동지 여러분 좀 있으면 설날인데 우리들에게는 제삿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말로 코너를 시작했다. 이어 오 사무총장이 “우리는 설날 혼자 감세받고 좋아하는 부자들에게 당당히 이렇게 밝힌다”라고 외쳤고 강 대표와 최 최고위원이 “돈 없는 건 우리인데, 세금은 왜 네가 싸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표는 “엉뚱한 거 깎지 말고 물가부터 잡아라, 네가 쓰면 신용카드, 내가 쓰면 대출카드냐” “지금까지 국가한테 받아본 거라곤 예비군 통지서밖에 없다. 그나마도 차비도 안 나온다” 등의 멘트를 ‘남보원’ 유행어에 맞춰 능숙하게 소화해냈다.
강 대표는 이어 “설 준비로 뭘 사야할지 고민이냐”라며 “지난 3년 동안 부은 적금 한순간에 깨야 하는 거 아니냐,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나. 괜히 투표했어, 괜히 뽑아줬어, 부자돈은 안 받는대, 서민들이 돈이 좋대, 어떡해~ 나 어떡해~”라고 했다.
강 대표의 ‘서보원’ 영상은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뿌리고 있다. 관련 영상을 서비스하는 각종 뉴스포털의 동영상 조회수는 3만건을 훌쩍 넘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