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친위부대들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세종시 정국’으로 두 사람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행보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차기 대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MB와 朴의 친위부대의 성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군왕을 사모하여 충성을 다하겠다는 연주충군(戀主忠君)’과 ‘죽고 삶을 돌보지 않고 끝장을 내겠다는 사생결단(死生決斷)’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MB의 조직과 누구나 알 수 있었던 박 전 대표의 친위부대의 현 주소를 살펴보았다.
사라진 MB 친위부대, 사실은 암행활동
충성도 약하지만 치밀·지능적으로 움직여
MB의 친위조직은 어떠할까. 이 대통령의 친위조직의 가장 큰 특징은 보안성이다. 지난 대선에서 MB가 박 전 대표를 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은 바로 보안성이었다.
당시 대선운동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대선 운동 때 놀라운 것은 MB의 외곽조직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은밀하게 움직였고 당선이 돼서야 알 수 있었다”며 “이에 반해 박 전 대표의 조직은 노출돼 있었다. 대놓고 선거운동을 펼쳤기 때문에 인지하기 쉬었다”고 말했다.
MB 친위부대
“치밀하고 지능적”
대선 이후 MB의 친위조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대선 당시 MB의 친위조직은 크게 ‘선진국민연대(박영준, 김대식)’ ‘뉴라이트전국연합(김진홍 목사)’ ‘MB연대(박명환, 이기영)’ 등과 팬클럽인 ‘명사랑’ ‘명박사랑’ 등이 있었다.
대선 직후 이 대통령은 자신의 대표적인 팬클럽인 ‘MB연대’와 ‘선진국민연대’ 등의 해체를 지시했다. 이후 이들은 정치권과 언론에서 존재를 감춘 듯 했다. 하지만 이들은 해체라기보다는 MB의 당선 이후 이른바 ‘논공행상’의 여파로 세력이 분화되거나 해체된 것이었다.
언론에 주로 드러났던 뉴라이트전국연합은 김진홍 목사가 일선에서 물러나자 여러 조직으로 세력이 분화했다.
‘범국민연대’의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대표적인 조직이었던 ‘뉴라이트전국연합’이 김진홍 목사 퇴진 이후 크게 둘졌다”며 “한편은 교직원연합, 안보연합, 학부모연합 등으로 세분화 됐고, ‘뉴라이트전국연합’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왔다. 또 다른 한편은 자유주의진보연합(임헌조), 방송개혁시민연대, 민생경제연구소(변철환)등으로 분화했다. 이들은 시민단체의 성격을 띠고 각종 현안 이슈에 대해 성명과 논평 등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논공행상에서 밀린 뉴라이트 조직은 현재로써는 와해됐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대표조직이었던 ‘선진국민연대’는 가장 방대한 조직을 거느리고 있었다. 이 조직은 대선 직후 많은 혜택을 받은 곳”이라면서 “이 조직을 이끌었던 박영준과 김대식씨는 현 정권의 핵심 실세로 통한다.
청와대와 정부 요직에 상당수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은 현재 조직을 해산하고 또 다른 이름인 ‘동행대한민국(대표 최윤철)’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 팬클럽 중심의 단체들은 상당수가 당선 직후 해산됐고, MB연대의 일부가 청와대에 입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MB의 외곽조직 중에 현재 막강한 힘과 조직을 갖고 있는 단체는 ‘국민성공실천연합’으로 회장인 이영수씨는 대선 당시 김윤옥 여사를 보좌하고 경호팀을 이끌었다”며 “이 회장은 현재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고문과 ‘한국자유총연맹(회장 박창달)’의 총재특보로도 일하고 있다. 이 회장은 홍준표 의원, 정형근, 이재오 전 의원 들과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차기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선진국민연대’ 출신들은 현 정부의 요직에 많이 들어갔다. 실제로 박영준 국무차장을 비롯해 김대식 민주평통사무처장, 정인철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 김성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장, 조진래·장제원 국회의원, 이영희 노동부장관, 정종환 국토부 장관 등이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현재 또 다른 외곽조직으로 알려져 있는 ‘국민성공실천연합(회장 이영수)’는 지난해 12월7일 송년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를 비롯해 홍준표·박준서·이범래·원희룡 의원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 전 부의장은 “고생해서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켜 2년이 된다. 피땀 흘려 만든 정부를 우리가 만들었고 이제 책임지고 잘해야 한다”며 “성공에 매진하자”고 역설했다.
또한 구 ‘선진국민연대’ 후신인 ‘동행대한민국(대표 최윤철)’도 같은 달 4일 기존의 MB외곽조직을 모아 ‘신세종시 건설’ 및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촉구하는 범국민연대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이날 ‘국민성공실천연합’과 ‘동행대한민국’ 그리고 팬클럽인 ‘명사랑’ ‘명박사랑’, 자유총연맹 및 뉴라이트 단체 등 100여개 보수성향의 단체로 구성된 ‘새로운 세종시, 4대강 살리기 범국민연대’(상임대표 장영철·이영수·최윤철)가 출정식을 가졌다.
친박단체 충성도 높은 ‘무소불위’
호박가족·박사모 끝없는 충성경쟁
그러면 박근혜 전 대표의 친위부대는 어떠할까. 박 전 대표의 친위부대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MB의 친위조직이 정규군이라고 보면 박 전 대표 쪽은 비정규군이나 게릴라 부대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친위조직은 박사모, 호박가족, 근혜동산, 뉴박사모 등이 있다.
지난해 12월6일 박 전 대표의 ‘소년소녀가장돕기 김장 담그기’ 행사에 호박가족을 비롯해 박사모, 근혜사랑, 근혜동산 등 지지모임이 함께 모였다. 지난 2008년 ‘김장 담그기’ 행사만 해도 공식 팬클럽인 ‘호박가족’이 주축이 돼 행사를 치렀다.
이번 행사에는 박 전 대표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혀, 공동주동 주관하게 된 것. 이 자리에는 친박계 의원인 진영·구상찬·유정복·이정현 의원 등 지지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외형상으로 ‘연대’를 외치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보이지 않는 충성대결’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장 두각을 보이고 있는 단체는 ‘박사모’이다. 박사모는 2004년 개인 카페로 출발해 회원 수만 5만8000여 명에 달하며 국내 및 해외지부를 두고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친박단체,
‘끝없는 충성 경쟁’
박사모는 ‘정치권의 저승사자’로 불린다. 지난 18대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자 이를 주도한 친이계 인사들을 ‘5적’으로 꼽고 낙선운동을 펼쳤다. ‘5적’으로 지목된 이재오·이방호·전여옥·박형준·김희정 의원 중 전 의원을 제외한 4명이 낙선해 정치권에 큰 충격을 줬다. 지난해 재보선에서도 친박 인사인 정수성 의원을 당선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에 박사모는 6월 지방선거에도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박사모는 성명에서 친이계 핵심 인사들 중 ‘한나라당 파괴 5적’을 규정하고 이들이 지방선거에 공천한 후보들에 대해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지목된 ‘5적’에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을 비롯해 이군현·전여옥·정두언·정태근 의원 등이며 최근 출마를 선언한 이방호 전 의원도 낙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6적’에 이름을 올린 당사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면서, ‘명백한 선거위반이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며 벼르고 있는 분위기다. 박사모는 선거뿐 아니라 박 전 대표의 경호봉사단이나 각종 이슈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언변을 토해내기도 한다.
이러한 박사모의 활동에 비해 ‘호박가족’과 ‘근혜동산’ ‘뉴박사모’ 등은 차분하고 조용하게 박 전 대표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친박계 한 인사는 “박 전 대표 지지모임은 단체별로 충성 대결만 보이고 있다”며 “호박가족은 전국에 퍼져 있는 팬클럽을 통합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잘 안 되는 것 같다. 아직 박사모 정광용 회장이나 임산 대표, 근혜동산의 김주복 회장 등이 팬클럽 통합을 이룰만한 역량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라이트코리아’ 봉태홍 대표는 “박 전 대표는 훌륭한 지도자이다. 하지만 그를 돕는다고 자청한 팬클럽에 대한 자제가 필요 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박사모는 ‘붉은 완장부대’를 보는 거 같은 느낌이 든다.
박사모라는 조직을 통해 정치인에 대한 낙선 운동을 한다든지, 박 전 대표를 비판 사람들에게 대해 시위를 하는 등 ‘무소불위’한 사람이다. 이러한 행위는 결코 박 전 대표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조금 더 이성적인 판단과 행동으로 박 전 대표를 도와야 할 것이다. ‘근혜동산’처럼 순수한 팬클럽 차원의 성격을 띠어야 국민들도 이해하고 격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